강경태·이민형 경희대 교수 "신경세포칩 분야 파급효과 기대"

적외선 레이저를 이용한 산화그래핀의 환원. 산화그래핀의 환원을 통해 부분적으로 도체가 형성됨과 동시에 거친 표면이 만들어지며 신경세포의 흡착·발달을 제어하게 된다.<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적외선 레이저를 이용한 산화그래핀의 환원. 산화그래핀의 환원을 통해 부분적으로 도체가 형성됨과 동시에 거친 표면이 만들어지며 신경세포의 흡착·발달을 제어하게 된다.<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복잡하고 정교한 신경세포칩 설계를 가정용 PC 한 대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게 됐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강경태·이민형 경희대학교 교수 공동 연구팀이 적외선 레이저를 활용해 그래핀 물질 위에서 신경세포의 흡착과 신경돌기 성장 방향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신경세포칩이란 살아있는 신경세포를 이차원 기판의 전극 위에서 배양해 낸 바이오칩이다. 신경계의 정보처리와 뇌의 기능 연구, 인간 뇌와 상호작용하는 전자소자 개발, 인공뇌 연구 등의 기반이 된다.

그래핀은 생물학적 시스템에 적합하고 신경세포의 성장을 자극하는 특성이 있다. 이를 이용해 신경세포칩을 개발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그래핀은 다루기 쉽지 않고 화학적 개질이 어렵기 때문에 신경세포망의 전기 신호를 측정하는 회로 제작에 활용하기에는 기술적인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적외선 레이저로 그래핀의 표면에 패턴을 형성하고, 이 패턴에 따라 신경돌기의 방향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그래핀 신경세포칩을 설계했다.

산화그래핀에 적외선 레이저를 쬐면, 레이저가 닿은 부분이 환원되면서 신경세포 친화적으로 변화한다. 환원된 산화그래핀에 신경세포가 흡착되고 발달하는 특성을 이용해 신경망의 구조를 간편히 제어할 수 있게 됐다.

이때 사용되는 적외선 레이저는 일반 PC에 달린 DVD 드라이브와 레이블용 이미지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것이다. 전문성이 없는 사람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강경태 교수는 "그래핀의 산화·환원 패턴을 이용해 쉽게 세포 정렬을 할 수 있고, 동시에 패턴 자체가 전기가 흐르는 전극 역할을 할 수 있으므로 매우 간단하게 신경세포칩을 구현할 수 있다"라며 "앞으로 신경세포칩 연구 분야에 큰 파급효과를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11일 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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