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과기연·UST·대덕넷, 23일 IBS 과학문화센터서 'Science Slam D' 행사 개최
더운 날씨에도 많은 청중 찾아···인삼부터 은하까지 과학 경연 즐겨

"천문학자인 아빠가 바빠서 알려주지 않았던 은하단을 여기서 배울 수 있어 좋았어요."(청중)

"학회 발표와 달라 긴장했습니다. 응원해주는 청중을 보며 안정을 되찾고, 과학경연을 즐겼습니다."(경연자)

한여름 밤에 기후, 핵융합, 인삼, 소행성, 은하단 관련 과학 이야기가 펼쳐졌다. 전혀 다른 분야 연구자들이 만나 서로 영감을 받고, 청중들은 연구자들과 소통하며 행사를 즐겼다. 신개념 과학소통 프로그램 'Science Slam D(이하 슬램D)'가 5회차를 맞았다.

무더운 날씨에도 23일 오후 IBS 과학문화센터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번 달 슬램D 행사에는 ▲권재민 국가핵융합연구소 박사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박사 ▲유재원 UST 박사과정생 ▲이준이 IBS 박사 ▲최고야 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이상 이름순)가 나서 발표 경쟁을 펼쳤다.

본격적인 발표에 앞서 사진의 10%만을 보고 전체를 맞추는 퀴즈가 진행됐다. 다소 난해할 수 있는 사진을 보며 아이, 부모 등 청중은 저마다 손을 번쩍 들어 정답을 맞추고 상품을 받았다.

본 행사에 앞서 즉석에서 참석한 청중 중 시간알림이와 분위기형성자를 선정했다. 역할을 자처한 초등학생과 아저씨는 "2분 남았습니다(10분 중 2분 남은 시간 알림)" "파도(청중의 호응 유도)"를 힘차게 외치며 분위기를 돋웠다. 

발표자 순서도 방청석에서 추첨으로 정한다. 첫 발표자로 이준이 IBS 기후물리연구단 박사가 나섰다. 이준이 박사는 미래 기후의 예측 가능성과 관련 연구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기후는 대기권, 수권, 지권, 빙권, 생물권 등의 상호작용으로 변화한다. 이준이 박사는 슈퍼컴퓨터 등을 활용해 미래 기후 전망의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과학적 연구와 함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국민적 노력 필요성도 당부했다.

"미래 기후 변화는 인간이 선택하는 사회·경제 경로에 달려있어요. 우리가 좀 더 전기를 줄이고 친환경적으로 생활한다면 지구 기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1.5~2도 기후 저지선을 지키기 위해 함께 노력해요."

권재민 핵융합연 박사는 한여름 불볕더위와 핵융합을 연관 지어 설명해 관심을 유도했다. 권재민 박사는 "핵융합은 뜨거운 입자를 도넛 모양의 자기장 그릇에 담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라면서 "핵융합 장치에는 전향력, 전자기력과 같은 구조가 활용된다"고 소개했다.

이어 권 박사는 "위도를 따라 만들어지는 제트 기류가 잘못되면 이상한파나 고온현상이 생길 수 있다"라면서 "핵융합 장치에서도 제트기류가 핵융합 장치 성능을 결정하며, 이 현상을 잘 이해하면 핵융합과 이상 기온 현상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표자로 나선 최고야 한의학연 박사는 인삼 종류부터 성분 등을 소개했다. 옛 문헌에 대한 설명과 구수한 입담이 더해지며 참석자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유재원 UST 박사과정생은 은하단을 배우는 이유부터 은하단의 구성 등을 소개했다. 유재원 박사과정생은 은하단 연구에 필요한 'ICL(Intracluster light)'을 일명 '집 나온 아이들'에 비유했다. ICL은 각종 정보를 축적한다는 점에서 이를 파악하면 은하단 형성을 비롯한 우주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유재원 박사과정생은 "은하단 안에 85% 존재하는 암흑물질을 파악하며 우주의 비밀을 알아낼 수 있다"라면서 "천문학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의미 있는 행위이며, 앞으로도 이와 관련된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소행성 연구를 소개했다. 소행성의 기원부터 구성성분, 연구 필요성 등에 대한 설명이 계속됐다. 문 박사는 지속적으로 청중들의 호응을 유도하며 분위기를 한층 더 밝게 했다. 이에 청중들도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지며 관심을 보였다.

5인의 치열한 경쟁 끝에 우승은 문홍규 천문연 박사에게 돌아갔다. 다른 4인도 우승자를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번 행사에는 서울, 청주, 부산 등에서 참석한 이들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크리스 사비우(Cris Sabiu) 연세대 박사후연구원은 "과학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면서 "슬라이드를 보며 내용을 이해하고, 청중들과 함께 공감봉을 흔들며 행사를 즐겼다"라고 말했다. 

정진호 충남대 학생은 "청주에서 행사를 보러 왔다"라면서 "과학과 일상생활을 접목해 어려운 부분을 쉽게 설명해서 배운 것이 많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Science Slam D'는 신개념 과학소통 프로그램으로 매달 5명의 발표자가 나서 학문 지식이나 연구결과를 다양한 도구, 몸짓, 연주 등을 활용해 소개한다.

행사명칭에는 Science(과학), Language(언어), And(그리고), Messages(메시지), Daedeok(대덕)의 의미가 담겨있다. 행사는 IBS, 국가과학기술연구회, UST, 대덕넷이 공동으로 주최한다.

6회차 행사는 8월 20일 '호러특집'으로 IBS 과학문화센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함께 환호해요."<사진=홍성택 인턴>
"함께 환호해요."<사진=홍성택 인턴>

"공감봉도 흔들고~"<사진=강민구 기자>
"공감봉도 흔들고~"<사진=강민구 기자>

우승을 차지한 연구자에게 아낌없는 박수.<사진=홍성택 인턴>
우승을 차지한 연구자에게 아낌없는 박수.<사진=홍성택 인턴>

"5회차 슬램D 참가하며 서로 교류하고, 정보도 얻었어요"<사진=강민구 기자>
"5회차 슬램D 참가하며 서로 교류하고, 정보도 얻었어요"<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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