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웅·변영재 UNIST 교수 "다양한 기기 보안성 강화 기여"
'민감도 17배·전도도 10배↑'···디스플레이 투명센서 개발

온도와 압력, 지문을 동시에 감지할 수 있는 유연한 '투명 지문 센서'.<사진=UNIST 제공>
온도와 압력, 지문을 동시에 감지할 수 있는 유연한 '투명 지문 센서'.<사진=UNIST 제공>
스마트폰 화면 전체에서 지문 인식이 가능해진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총장 정무영)는 박장웅 신소재공학부 교수 연구팀과 변영재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디스플레이 전면에 붙이는 투명하고 유연한 지문 센서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지문 센서는 온도·압력을 한 번에 측정할 수 있어 위조지문을 걸러내는 기능까지 갖췄다. 또 기존 센서보다 민감도 17배, 전도도 10배가량 좋아졌다.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은 화면에 손가락을 대는 것만으로 지문을 식별하는 기술이다. 지문 인식 방식에 따라 ▲광학식 ▲초음파식 ▲정전식으로 나뉜다.

정전식 지문 센서는 정확도가 높고 화면 전체에 지문 인식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또 광학식에 비해 얇게, 초음파식보다 간단한 구조로 싸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정전식 지문 센서는 수백㎑ 이하의 낮은 주파수 대역과 수V 이상의 높은 전압에서만 구동됐다. 지문 센서를 만드는 '투명전극'의 전도도가 낮았기 때문이다.

200㎑ 이하의 낮은 주파수 대역에서는 디스플레이에서 나오는 노이즈(noise)도 존재한다. 이같은 신호들이 뒤섞이면 지문 인식의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정전식 지문 센서의 상용화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투명전극의 전도도를 높이기 위해 은 나노섬유와 은 나노와이어를 결합했다. 두 물질 모두 투명전극의 재료로 쓰이는 데 각기 장점이 다르다.

은 나노섬유는 듬성듬성하지만 전도성이 좋고, 은 나노와이어는 전도성이 낮지만 촘촘하다. 둘의 장점을 모은 '은 나노섬유-은 나노와이어 하이브리드 투명전극'은 전도도가 높고 잘 유지되는 특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하이브리드 투명전극으로 지문 센서를 제작했다. 기존에 비해 민감도가 17배가량 높아졌다. 또 1㎒의 고주파수 대역에서 1V 정도의 낮은 전압에서도 구동 가능했다. 투명전극의 전도도가 높아진 덕분에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연구팀은 이 지문 센서에 온도와 압력을 측정하는 센서를 추가했다. 세 측정값을 동시에 처리하는 측정 시스템도 개발했다. 그 결과 센서에 접촉할 때 압력과 체온까지 따져 위조지문과 실제 사람의 지문을 구별할 수 있었다.

박장웅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투명하고 유연한 지문 센서는 정전식 지문 인식의 문제점을 해결한 기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이라며 "상용화된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유연한 차세대 디스플레이가 쓰이는 다양한 기기의 보안성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안병완 UNIST 신소재공학부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3일자 온라인판으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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