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연구단, 광학분야에 정보 개념 도입해 문제 해결

펨토초 레이저 현미경 모식도.<사진=IBS 제공>
펨토초 레이저 현미경 모식도.<사진=IBS 제공>
카메라로 사물을 찍을 때 빛의 파동을 정보로 전달하는데 초점이 얼마나 작은 영역에 모이는가에 따라 해상도가 결정된다. 국내외 연구진이 현미경 해상도를 높이는 방법을 제시했다.

IBS(기초과학연구원·원장 김두철)는 첨단연성물질 연구단의 프랑소와 암블라흐 연구위원(UNIST 자연과학부·생명공학부 교수)이 광학분야에 정보 개념을 도입해 현미경에 생기는 난시 문제를 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기하적 정보의 손실이 초점을 파원 쪽으로 이동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이론적으로 규명했다.  이를 이용해 실제 현미경의 수치의 초점 차이를 줄여 해상도를 개선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예를 들면 물 위에 돌멩이를 던지면 돌멩이가 떨어진 위치부터 모든 방향으로 파동이 퍼지는데 파동은 시작점 정보를 담고 있다. 이를 거꾸로 돌리면 파동이 원을 그리며 돌멩이가 떨어진 지점으로 모이는 장면이 된다. 이처럼 모든 방향에서 대칭적으로 오는 파동은 초점 정보를 완벽하게 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렌즈나 안테나 같은 대부분의 기구는 한 방향에서 호 모양을 그리는 파동을 내보내므로 불완전한 기하정보를 갖는다. 또 렌즈 조리개로 빛의 양을 줄이거나 안테나 크기를 줄이면 정보는 더 많이 손실된다.

연구팀은 이런 정보 손실이 실질적인 물리 현상을 일으킬 것으로 생각하고 연구를 기획했다. 우선 정보를 잃을 때 초점이 어디로 이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조리개 지름을 줄이면 점에 가까워지는데 여기서 나온 빛은 손전등처럼 부채꼴로 퍼진다. 정보량이 극히 적을 때 초점을 잃는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정보 손실에 따른 초점 이동은 난시와 같은 효과를 보인다. 실제 우리 눈의 난시는 각막 가로 곡률과 곡률이 달라서 생기는데 일반 각막이 농구공처럼 균일한 곡률을 가지는 반면 난시 각막은 럭비공처럼 가로는 완만하고 세로는 급격하게 굽어져 있어 가로축 초점이 다르다. 곡률의 차이가 초점 차이를 만들어 눈에 보이는 이미지가 흐려지는 것이다.

난시의 초점이동을 역이용해 해상도를 향상시키는 방법도 제시했다. 렌즈 곡률을 일부러 다르게 만들어 초점을 뒤로 이동시키면 정보 손실 때문에 초점이 앞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상쇄시킬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 개념을 의료장비인 펨토초 현미경에 적용, 시간 초점과 공간 초점의 차이를 줄이고 현미경의 해상도를 높여 난시를 줄일 수 있음을 증명했다.

프랑소와 암블라흐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는 극도로 정밀한 장비의 초점을 개선해 해상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을 제시한 것"이라면서 "정보 손실로 인한 초점 이동 효과는 일상에서는 미미하지만 현미경이나 초음파 등 정밀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크게 나타난다. 앞으로 이번 성과는 위성 및 우주선과의 장거리 통신을 비롯해 파동을 이용하는 모든 기술의 설계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 IF=6.991, DOI: 10.1073/pnas.1803652115)에 13일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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