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Science Slam D' 4회차 성료···연구자와 시민의 과학 소통 자리매김
5인 5색, 과학 지식부터 재미까지 선사···무대서 무용도 선봬

"책으로만 접했던 인류의 탄생에 대해 현장에서 들을 수 있어서 기뻤어요!"
"과학이 어렵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교과서 밖으로 튀어 나온 과학이야기는 청중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과학 이론에 공감봉을 흔들고 환호성을 지르며 과학을 즐겼다. 연구자와 한 초등학생은 미래에 공동연구를 하자고 약속도 했다. 
 
지난 25일 IBS 과학문화센터에서 열린 4회차 'Science Slam D' 행사가 청중의 환호 속에 마무리됐다. 3회 차 우승자부터 전 회차 참석을 한 학생까지 참가자의 열기는 뜨거웠다.
 
지난 회 우승자였던 최종순 기초지원연 박사는 "청중으로 참석하니 강연자로 참석했을 때보다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경숙 씨는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는 과학에서 '재밌다'라는 말이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우리 다 같이 공감봉을 흔들어 볼까요?" <사진=대덕넷>
"우리 다 같이 공감봉을 흔들어 볼까요?" <사진=대덕넷>
이날 발표자로 나선 5명의 연구자는 ▲원소의 기원 ▲안무와 과학 ▲식물의 오감 ▲일상 속 촉매 ▲슈퍼컴퓨터 등을 주제로 각각 10분씩 발표했다. 

첫 발표자로 나선 이정섭 KAIST 박사과정생은 무대 위에서 춤을 춰 시선을 사로 잡았다. 무용이 지닌 공학의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서다. 

이 박사과정생은 "무용의 턴 속에는 원심력과 관성이 숨어있다. 이 원리를 파악하면 조금 더 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며 실제 턴 동작을 선보였다. 이어 그는 "모션 캡처 등의 기술로 새로운 동작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과학과 무용의 상관관계에 대해 밝혔다. 
 
이어 이식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박사는 슈퍼컴퓨터 전반에 대해 설명했다. 이 박사는 "슈퍼컴퓨터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실험 결과를 예측하고 설명할 수 있다"며 "슈퍼컴퓨터는 과학뿐만 아니라 문화, 국방, 경제,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도 적용될 만큼 우리 삶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는 인간관계에 빗대어 촉매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김 박사는 "화학 산업의 85% 이상이 촉매 공정"이라며 화학 공정, 환경, 에너지 분야 등 다양하게 활용되는 촉매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는 촉매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촉매 메이드 인(Made in) 대한민국'이라는 목표를 피력했다.
 
권영관 IBS 박사는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주제로 원소에 대해 설명했다. 권 박사는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원소들은 우주에서 왔다. 우리는 사실 외계인"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어릴 적 가졌던 호기심과 동심이 지금의 나를 연구자로 만든 것 같다"며 "앞으로 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꿈을 키워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 발표자 류충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는 식물에게도 존재하는 오감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발표했다. 류 박사는 "오감을 어떻게 정의하냐에 따라 다르다"며 "식물에게도 시각, 청각, 미각, 후각뿐만 아니라 촉각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 우승자는 류 박사가 차지했다. 그는 "당연하다는 단어와 싸우길 바란다. 나는 당연한 것과 싸우기 위해 노력한다"며 "과학을 꿈꾸는 여러분들이 당연한 것과 계속 싸우고 의심해보며 연구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Science Slam D'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IBS, UST, 대덕넷이 공동주최로 매월 진행된다. 5회차는 내달 23일 IBS 과학문화센터에서 열리며, 문홍규 천문연 박사·이준이 IBS 박사·권재민 핵융합연 박사·최고야 한의학연 박사·유재원 UST 학생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슬램D 함께 즐겨요." 왼쪽부터 이식 KISTI 박사, 권영관 IBS 박사, 류충민 생명연 박사, 이정섭 KAIST 박사 과정생, 김희연 에너지연 박사. <사진=대덕넷>
"슬램D 함께 즐겨요." 왼쪽부터 이식 KISTI 박사, 권영관 IBS 박사, 류충민 생명연 박사, 이정섭 KAIST 박사 과정생, 김희연 에너지연 박사. <사진=대덕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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