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인력 세종 5천·대덕 1만5천 힘모아 시너지 내자"

[인터뷰]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명견만리 지혜 제공하는 연구전당 만들도록 최선 다할 것"
"융합과 통섭을 통해 혁신을 이룰 수 있습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앞장서서 인문계·이공계 정부출연연과의 협력의 장을 연다면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은 대덕·세종의 출연연 간 협력을 통한 인문·이공계 분야 융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이 분야 출연연 지원·육성, 국가 연구사업 정책지원, 지식산업 발전 등을 담당하고 있다. 경사연이 맡은 23개 출연연과 3개 부설기관에는 2000여명의 박사급 인력을 포함해 5600여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연간 1조 2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집행하며 콘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성 이사장은 세종국책연구단지의 5000여명, 대덕연구개발특구의 1만 5000여명 등 약 2만명의 전문 인력을 활용해 연계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지난 2월 부임한 이래 경사연을 이끄는 그를 만나 주요 정책 방향, 과학계를 위한 제언,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사진=강민구 기자>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사진=강민구 기자>

◆"국가균형발전으로서 세종시 중요···분권 개혁도 이뤄져야"

"세종시가 외형으로는 허허벌판에서 완전히 새로운 도시가 탄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 이러한 일을 했는가가 중요합니다."

성 이사장은 지난 2000년대 초반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대통령자문 국가균발전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을 위한 이론적 토대 마련에 이바지했다. 그는 중앙집권 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요소로써 세종시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성 이사장은 지난 2월 취임사를 통해 한국사회의 미래를 위협하는 인구소멸, 민족소멸, 세계소멸 등 3대 거시적 위기 구조 외에 불평등과 국민의 고통 심화, 기술발전과 고용위기, 경제적 불안정의 장기화, 지구온난화와 자원고갈의 전면화를 7가지 위기 구조와 징후로 제시한 바 있다.

성 이사장은 특히 인구 소멸과 관련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중현상이 미래를 위협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수도권에 물리적·경제적 자원이 집중되면서 국가 존속을 위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지역 농촌이 붕괴하고, 도심에서도 팽창, 붕괴, 소멸 과정이 가속화되고 있다. 도쿄 인근의 소도시에서도 인구 소멸을 확인할 수 있으며, 한국도 이를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이다.

세종시는 이러한 측면에서 국가 균형발전을 이끌고 수도권 집중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성 이사장은 중앙집권구조의 분권화와 함께 국민들의 의식 전환 필요성도 강조했다. 또 지역민들도 지역에 보다 애정을 갖고 밀착하고, 서울이 최선이라는 인식도 탈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 이사장은 "지난 10여 년 동안 인구, 자원, 경제력 등 수도권 집중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지방에서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 등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다"라면서 "농촌 등에서 인구 붕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지만, 그동안 이러한 현상에 대한 문제 인식과 대응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라고 우려했다.

성 이사장은 "앞으로는 문제 양상을 제대로 파악해서 인구정책과 산업정책을 추진하고, 공간 구조를 제대로 관리할 필요성이 있었다"라면서 "공간적인 분화와 함께 이에 상응하는 중앙집권구조의 분권 개혁이 더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점에서 대덕의 역할도 중요하다"라면서 "출연연이 있고, 이와 관련된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 환경 등을 잘 조성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취임식 사진.<사진=경제인문사회연구회 제공>지난 2월 취임식 사진.<사진=경제인문사회연구회 제공>

◆연구 기획부터 국민과 공유···"민본 국책연구기관돼야"

"혁신적 포용국가, 글로벌 소프트파워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모방과 박제화된 지식에서 벗어나 가보지 않은 길, 존재하지 않는 것을 찾아내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가져야 합니다. 정부와 국책연구기관은 상상·창의·혁신의 요람으로 국가 도약을 이끄는 임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지난해 경사연 이사장직은 법률 개정으로 비상근직에서 상근직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연구회에 대한 책임성이 더욱 커지고, 연구회와 연구기관의 정체성이 확립되어 정부부처와의 협력 강화 등 국가 정책 지원연구 효율성이 증가하게 될 전망이다.

성 이사장은 'Front Office'의 기능을 수행하며 현안을 해결하는 정부와 달리 국책연구기관은 이에 한 발 떨어져 장기적·종합적 조망을 할 수 있는 'Back Office'의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연구자들이 연구에 집중하고, 출연연의 애로사항인 수탁과제 문제해결과 연구기관 평가제도를 개선해나가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국책연구기관들이 과제 기획 과정부터 수행까지 과정을 여러 단계에 걸쳐 투명하게 공개되고, 국민이 문제 논의 과정에 참여하고,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인식을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제 인식이 완료되고, 공론이 형성되면 정책 추진과정에서 비판, 견제보다는 공동의 대결단을 내려야 할 필요성도 존재한다

성 이사장은 "연구기관은 단순한 연구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면서 문제해결에 사용될 수 있는 효과적인 해결책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기관에 최대한 자율성이 주어지면서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공적 책무성을 통해 민본(民本) 국책 연구기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 과학계가 과거 'Fast Follower(빠른 추종자)'에서 벗어나 'First Mover(선도자)'가 되기 위한 창의와 혁신의 연구문화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성 이사장은 앞으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등과의 협력을 보다 강화해 인문계·이공계 출연연의 시너지를 창출하기를 기대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국책연구기관이 함께 어우러져 명견만리의 지혜를 제공하는 연구전당으로 발전하고, 질적으로 우수한 연구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양 연구회가 합동경영협의회를 열고, 융복합과제 등도 개발할 계획입니다. 연구회 소속 연구자 간 자발적인 교류와 상향식(Bottom up) 연구도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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