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포럼, 21일 오송서 6월 행사 가져
정경록 산업부 과장 '수치로 보는 한중 경제 관계' 주제 강연

대전·세종·오송 산학연관 관계자들이 6월 금강포럼에 참석, 교류를 나눴다.<사진=길애경 기자>
대전·세종·오송 산학연관 관계자들이 6월 금강포럼에 참석, 교류를 나눴다.<사진=길애경 기자>
"자동차, 조선, 디스플레이 등 한국의 주력산업이 중국에서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 휴대폰 보이지 않는다. 반도체와 중간제품, 정밀기계 등이 중국에 앞서고 있는데 중국의 전략을 읽지 못하면 반도체 호황도 얼마나 갈지 알 수 없다."

정경록 산업통상자원부 지역경제진흥과장은 한·중 무역 수치 분석을 통해 현재 한국상황을 진단했다.

대전·세종·오송지역 산·학·연·관 교류 모임인 금강포럼(회장 오석송, 메타바이오메드 대표)은 21일 오전 7시 30분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C&V센터에서 6월 행사를 가졌다.

특강에 나선 정경록 과장은 '수치로 보는 한중 경제 관계'를 주제로 2014년부터 3년간 중국 상해에 근무하면서 경험한 중국과 중국인의 특성을 소개하며 한중 무역수치 변화를 설명했다.

1992년 한중 수교 후 대중 수출·입 규모는 큰 폭의 변화가 있었다. 수교 해에는 26억 달러에 불과했던 수출액이 2010년 1168억 달러, 2013년 1458억 달러로 정점에 올랐다가 2016년 1244억 달러, 2017년 1421억 달러를 기록했다.

정 과장은 "한중 관계가 사드 문제를 거치고 글로벌 수요 둔화까지 겹쳐 대중 수출도 감소한 게 사실"이라고 진단하며 "지난해 수치가 올라간 것은 반도체 수출 규모가 늘어서인데 양적 팽창은 아니다. 반도체 가격 상승 효과였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휴대폰 등 한국의 주력산업 제품이 중국 시장에서 거의 보이지 않는게 현실이다. 중국 시장의 10%를 차지했던 한국 자동차는 3%로 떨어졌고 삼성과 LG의 휴대폰도 중국시장에서 보이지 않든다. 다만 무선통신 분야 중간제품과 정밀기계 수출 규모가 늘었다.

정경록 산업통상자원부 과장이 수치를 통해 한중경제 관계를 설명했다.<사진=길애경 기자>
정경록 산업통상자원부 과장이 수치를 통해 한중경제 관계를 설명했다.<사진=길애경 기자>
그는 "중국은 사회주의적 시장경제 국가이면서 내수시장 자체도 크고 축적된 자본도 충분하기 때문에 그들 자체적으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면서 "중국이 한국의 휴대폰,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분야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와 여러가지 전략을 구사하면서 우리나라 제품들이 중국시장에서 점차 밀려나게 됐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제품 중 반도체는 현상 유지하고 있지만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지 수출 규모가 커진게 아니다. 중국이 한국의 반도체 분야도 극복하겠다고 한만큼 그들의 전략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면서 "그들은 손자병법의 병법처럼 적군이 골짜기 깊숙하게 들어올때까지 반응하지 않다가 갑자기 문을 닫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 기업의 대중 투자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한중 수교 초기 중국에 진출한 기업은 인건비 절감 등을 목적으로 제조기업이 91.7%를 차지할 정도로 러시를 이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인건비 절감이 아니라 중국 내수 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도소매업 종류 등 다양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중국의 한국 투자는 게임 산업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정 과장은 "10년전에는 한국이 중국에 일방적으로 투자했다면 지금은 중국이 전략적으로 해외에 투자한다"면서 "현재 한국의 게임 기업 상당수가 중국의 투자를 받아 게임 개발 등 필요한 운영 경비를 조달하고 있는데 특정 산업이 특정 국가의 자본 유입, 유출에 노출돼 있는 구조"라고 우려했다.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 팁(tip)도 소개했다. 정 과장은 "중국어 통역이 정확하지 않을때는 영어로 순차 통역하는게 나을 수 있다. 대신 당나라 시를 하나 외워 그들과 소통하는게 효과있다"면서 "한국 기업은 대체로 혼자하려고 하는데 그보다는 협력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 중국인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기술만 팔기보다 서비스를 입혀야 한다"면서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매출은 중국 법인장 재임기간과 비례한다는 말도 있다. 중국인의 특성과 문화 이해가 그만큼 중요하다"면서 "한국과 중국은 동일문화권으로 문화적 공감대를 갖고 있어 중국시장에서 국내 제품이 외국제품보다 앞서 출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만큼 중국과 중국인을 이해하고 공감할때 중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첫걸음"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중국의 특성으로 축적을 들었다. 정 과장은 "오래전 본 중국 담당관이 여전히 같은 분야에서 업무를 하고 있더라. 한중 관계를 다 꿰뚫고 있는 셈이다. 다만 그들은 그분야만 전문가라 전체를 보지 못하는 건 단점"이라면서 "우리는 3년단위를 바뀌는 구조로 중국을 상대하려면 굉장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금강포럼은 2015년 11월부터 대전과 세종, 오송의 산학연관이 참여하는 모임으로 국가의 미래 먹거리 창출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교류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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