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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성공 연구자들 "기술 최고 옛말···팀·자세가 비결"

"팀이 회사의 실제 가치·약속·마음자세·자신감 등 중요"
아이템 특성상 ETRI 연구자들 창업 활발, 3+3 휴직제 등 지원
기술 창업이 일자리 창출과 미래 성장 동력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지원 정책과 제도가 마련되며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도전에 나서는 2, 30대 젊은층부터 인생이모작을 준비하는 4, 50대 장년층까지 창업에 나서는 분위기다.

정부는 올해 3월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일하는 연구원들의 신기술 창업에 93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연구원이 창업한 스타트업 34개를 선발해 연구개발과 시제품 제작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역시 소관 출연연의 우수 연구 인력이 실패 두려움없이 기술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기술보증기금 등 유관기관과 협약을 맺으며 창업 플랫폼을 마련하고 있다.

연구원 창업은 딥테크 기반으로 일반 창업에 비해 생존율이 높다. 중소벤처기업부의 통계 자료에 의하면 창업 기업 5년차 생존율이 연구원은 80.0%, 교원 76.5%, 일반 제조업 63%로 연구원 창업일 경우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하이테크 기술도 고객, 사용자의 요구에 부응하며 제품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난공불락의 시장을 뚫고 개척해야하는 상황은 모든 창업이 크게 다르지 않다. 창업 후 3년을 넘겨야 생존이 가능하다는 창업 생태계의 현실도 그대로 적용된다.

정부출연연구기관 중 가장 활발한 창업이 이뤄지고 있는 출연연은 ETRI.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부서, 부품 소재 분야 창업이 다수를 이룬다.

김용채 기술창업실장은 "ETRI의 연구성과는 기술 특성상 대규모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 창업이 가능한 아이템이 많다"면서 "다른 출연연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할정도로 창업이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ETRI 연구원 창업도 3년이상 지속하는 성공률은 80% 수준. 김 실장은 "시장에 진출해 의미있는 매출이 지속해 일어나지 못하면 실패하게 된다"면서 "고객지향적 R&D 마인드가 강화되면서 좀 나아지긴 했지만 2011년부터 현재까지 52개 기업이 설립돼 42개 기업이 생존해 있다. 10개 기업이 폐업했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창업에 나선 연구원들은 기술보다 팀의 역할이 창업성공의 중요 요소라고 조언한다. 그들은 "창업에서 기술이 우선했던 시기는 옛말"이라며 "연구원 창업의 성공은 기술보다 시장, 사람 등 다양한 요소가 우선한다"고 입을 모았다.

◆ 연구원 창업 성공 핵심 요소 "팀이 기업의 실제 가치"

"스타트업은 가장 어려운게 팀을 구성하는 일이에요. 성과를 내기까지 팀원들이 같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리더가 역할을 해야 하고 그러면서 팀이 조화를 이룬다면 더 많은 가치, 훌륭한 결과를 낼 수 있어요."(권기현 마젠타로보틱스 대표)

마젠타로보틱스의 권기현 대표는 2014년 ETRI 예비창업과제에 선정되고 초빙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창업에 나섰다. 

한번의 실패 후 두번째 창업에 나선 그는 "처음 창업할때는 기술에 자신이 있었다. 이렇게 좋은 기술로 만든 제품이니 사람들이 무조건 찾을 거라고 생각했다(웃음)"면서 "하지만 현실은 참혹했고 실패했다. 두번째 창업에서는 비즈니스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시행착오가 많은 게 사실이지만 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팀 구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뛰어난 인재가 많은 팀보다 조화를 이루는 팀이 더 중요하다. CEO는 개발자가 아니고 경영자로 경영을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연구 등 응용소프트웨어 개발과 공급업체 범우시스템의 정용완 대표 역시 함께 일하는 사람의 중요성을 들었다.

정 대표는 "신생 기업은 기술이나 제품 개발도 중요하지만 고객이나 외부 사람을 만나는 일도 무척 중요하다"면서 "이것이 가능하려면 적은 인원이라도 함께 일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직원이라기보다 동업자, 파트너라는 마인드를 갖춘 사람이면 더욱 좋다"고 말했다.

 이영재 알피노 대표도 사람이 먼저라고 조언한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필요한 요소는 사업 아이템, 자금 등 다양하지만 핵심 멤버가 구성되면 여러 문제도 해결된다는 것.

그는 "휴직 창업이라고 하면 외부에서 진정성을 의심하기도 하는데 이를 극복하려면 제품을 빨리 출시해서 매출로 회사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함께 할 사람, 함께 할 팀까지 꾸리고 시작하는 게 좋다"고  역설했다.

◆연구원 창업 성공 요소는 "기술 보다 시장, 약속, 마음 자세 등"

"연구원의 눈으로 볼때와 창업 이후는 모든게 달랐어요. 첨단 기술을 쫓기보다 시장에서 필요로하는 기술과 우리가 가진 기술 접점을 찾아갔지요. 정부 사업에 매달리기보다 어렵더라도 회사 고유의 수익사업에 집중하며 중국 시장을 공략했는데 매출로 이어졌어요. 비지니스의 시작은 기술보다 약속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임춘식 알씨엔 대표)

퇴직을 앞두고 창업에 나선 임춘식 알씨엔 대표는 시작부터 지인과 가족의 우려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연구원 시기와 창업자로 보는 시장의 시선이 크게 달라 스스로 당황하기도 했다. 그가 준비한 아이템까지 벤처투자자의 호응을 얻지 못하며 진퇴양난에 빠지기도 했다.

임 대표는 "우리와 같은 차량 IT 기술을 가진 협력사들을 모아 중국 시장에 도전했는데 성공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약속을 했다면 반드시 지켜야 하고 약속을 받았다면 끝까지 믿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기업은 혼자 하는 일이 아닌만큼 신뢰가 기업을 유지하는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창업할때 뜻이 맞는 동료들과 시작하는게 일반적이다. 이런 관계가 오래 지속되고 영원하면 좋겠지만 창업자는 언제든 혼자 설수 있는 준비도 해야한다"면서 "기업은 현재가 끝이 아니라 미래를 향해 도전해야 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사물인터넷 스마트 디바이스 전문기업 엘센의 박지만 대표는 2015년 창업했다. 박 대표는 창업자에게 필요한 요소로 마음 준비를 들었다. 그는 "CEO는 매 순간 갈등과 선택의 반복이 따른다. 그 과정에서 최선의 길과 정답을 찾기위해서는 많이 들어야 한다"면서 "어떤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다부진 마음 자세와 그러면서도 시장과 주변의 조언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고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창업준비가 된 것 같아도 현실은 생각과 많이 다르다. CEO는 그런 속에서 결정을 내리고 책임을 져야하는데 부담감이 상당하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마음준비가 단단해야 하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연구원 창업 경험자들은 아이템 검증, 자신감을 가질 것 등을 조언했다.

한편, ETRI는 2013년부터 실질적인 예비창업 지원제도를 마련, 창업에 나서는 연구원들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아이템 발굴, 인력 구성, 마케팅 등 창업에 필요한 요소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연구원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창업 휴직 기간도 3+3년으로 최대 6년간 창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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