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웅 UNIST 교수-김선경 경희대 교수팀 공동 연구 산화막으로 빛 산란 억제···열선, 웨어러블 기기 등에 적용 기대

국내 연구진이 투명전극을 이루는 금속 위에 '산화막'을 형성해 빛 산란을 최소화하고, 전극 투명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데 성공했다.

UNIST(총장 정무영)는 박장웅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이 김선경 경희대 응용물리학과 교수팀과 공동으로 '99% 투명한 금속전극'을 만들었다고 31일 밝혔다.

투명전극은 가시광선을 투과하면서 전기를 잘 전달하는 얇은 막 형태의 전극이다. 현재 평판 디스플레이나 터치패널 등에 ITO(인듐 주석 산화물) 투명전극이 널리 사용된다.

최근에는 이 전극 대신 금속을 수 마이크로미터(㎛) 이하 수준의 그물 구조로 만든 투명전극이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빛이 금속 구조에 의해 강하게 산란되면서 그물 구조가 눈에 선명하게 보이는 문제가 있어 박장웅-김선경 교수팀은 금속 구조를 얇게 감싸는 산화막을 도입했다.

금속에 의한 빛의 산란은 빛을 받은 금속 안을 채우고 있는 전자의 전기적 극성이 다르게 나타난다.

만약 금속과 반대 방향으로 전자의 분극을 유도할 수 있으면, 분극이 상쇄돼 산란 억제가 가능하다.

연구팀은 1㎛ 두께의 은 나노와이어를 그물 구조로 배치하고, 표면 일부를 산화시켜 100나노미터(㎚) 두께의 산화막을 형성했다.

이렇게 제작한 투명전극은 은 나노와이어에 의한 빛의 산란을 완전히 억제해 은 나노와이어가 없는 일반 유리 대비 99%의 투명도를 나타냈다. 기존 ITO 투명전극 대비 전기 전도도 역시 2배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전극을 자동차 유리에 넣어 '투명 히터(heater)'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장난감 자동차 유리에 설치된 투명 히터는 시야를 가리지 않으면서도 유리에 서린 김을 빠르게 제거했다.

박장웅 UNIST 교수는 "투명전극에서 나타나는 빛 산란이라는 중요한 문제를 해결한 만큼 응용 분야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투명전극이 사용되는 디스플레이는 물론 스마트 글래스, 스마트 콘택트 렌즈, 증강현실 등에 투명전극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경 경희대 교수는 "개발된 산화막을 이용한 산란 억제 기술은 은 나노와이어뿐만 아니라 모든 그물 구조의 금속에 적용 가능한 기술"이라며 "이 기술은 투명전극 응용 외에 금속 구조를 눈에서 사라지게 하는 투명망토 기술 등에 확대 적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분야 세계 최고 권위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온라인 속보(ASAP)로 게재됐다.

투명전극이 적용된 장난감 자동차 앞 유리 모습.<사진=UNIST 제공>
투명전극이 적용된 장난감 자동차 앞 유리 모습.<사진=UN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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