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단국대 공동연구팀, 비신경세포 속 전달물질의 신경활성 조절기능 분석
향후 뇌 손상으로 인한 운동 장애, 질병 치료 활용 기대

소뇌(Cerebellum)는 우리 몸의 평형유지 등에 관여하는 정밀한 제어기관이다. 이 기관은 운동 능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기능 저하로 인해 보행, 운동, 손의 움직임 등에 장애를 가져올 수 있고, 안구운동, 언어구사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소뇌의 운동능력에 관여하는 신경세포의 역할과 함께 비신경세포에서 나온 억제성 전달물질이 신경세포의 활성을 조절해 운동 능력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KIST(원장 이병권)는 이창준 신경교세포연구단 박사 연구팀이 윤보은 단국대학교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뇌의 비신경세포인 '별세포'에서 합성되어 지속적으로 분비되는 '가바'라는 물질이 신경세포의 활성을 조절하고 운동 능력에도 관여한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별세포(Astrocyte)는 신경세포 주변의 비신경세포이다. 비신경세포(Glia)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뇌와 척수에 존재하는데 별모양을 하고 있다. 주로 신경세포의 이온농도 조절, 노페물 제거, 식세포작용 역할을 담당한다.

지속적 가바(Tonic GABA)는 신경계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물질이다. 신호를 전달하는 물질 중 억제성 물질인 가바는 다양한 작용방식으로 분출되는데 그 중 지속적 가바는 비신경세포에서 지속적으로 분비된다.   
     
연구팀은 소뇌 속의 비신경세포인 별세포가 억제성 신호전달 물질인 가바를 생산하고 분비하는 역할을 하며, 비신경세포에 항상 존재하는 지속적 가바가 뇌 내 흥분과 억제의 균형 유지에 필수적인 기작으로 소뇌 신경세포의 흥분 정도, 신호전달, 시냅스의 환경에 따른 구조 ·기능적 변화 등을 조절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동물 행동실험을 통해 이것이 소뇌의 주기능인 운동조절기능에 기여한다는 것을 밝혔다. 

실험 결과, 실험쥐에게 저해제를 먹여 지속적 가바의 생산을 감소시킨 쥐와 유전자 변이를 통해 지속적 가바를 분비하는데 문제가 생긴 쥐는 운동조절이 향상된 반면 지속적 가바의 생산을 비정상적으로 증가시킨 쥐는 운동능력이 감소하고, 조절기능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 가바의 생산이 감소된 쥐의 경우 대조군에 비해 30~60% 까지 운동 능력이 향상된 반면 지속적 가바가 과잉 증가한 경우에는 대조군에 비해 운동능력이 40%정도 감소했다.
 
이창준 KIST 박사는 "현재 소뇌의 손상·퇴화 관련 운동장애는 추가 손상을 늦추거나 장애의 진행을 막는 정도의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소뇌 운동실조증으로 인한 운동질환과 흥분·억제 균형 이상으로 발생한 질환에 대해 보다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IST 연구진이 사이언스지(2010년), 세계생리학회지(2014년)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대한 후속연구로 진행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 지원으로 한국연구재단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리더연구자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 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U.S.A.) 최신호에 게재됐다.

소뇌에서 지속적 가바의 증가와 감소.<자료=KIST 제공>
소뇌에서 지속적 가바의 증가와 감소.<자료=K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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