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회, 11개 연구단 출범 기술과 아이디어 모이며 다양한 성과
"일몰형 연구단으로 연구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 강점"

기후변화, 고령화 등 오늘날 사회문제는 복잡하고 다양한 요소들로 발생한다. 해결 방안도 기존처럼 하나의 과학기술과 학문이 아닌 여러 분야의 융합과 협력을 필요로 한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과학기술 기반 사회문제 해결과 선도형 기술 확보를 목표로 융합연구단 운영을 시작, 출범 3년을 맞았다. 본지는 융합연구단 3년 성적표를 진단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융합연구 활성화를 위한 개선점을 들어보았다. 기사 싣는 순서 ①융합연구단 3년 성적표 ②융합연구 활성화 요소 <편집자 편지>

'10타수 8안타,'

융합연구단 출범 3년이 지난 가운데 나온 성적표다. 참여 연구자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평가 결과도 일단 긍정적이다. 대표연구자가 투입되고 연구자가 파견되는 등 하드웨어적 기제가 전문연구자·유연한 관리·책임감있는 평가 등 소프트웨어 기제를 작동시키며 성공사례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연구자와 연구회는 연구단의 가장 큰 성과로 융합 연구 문화 확산을 꼽는다. 같이 연구를 진행하며 필요할때마다 빠르게 논의하고 토론할 수 있어 연구개발 진행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대화를 나누면서 아이디어가 나오고 모아져 기대 이상의 연구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는 소감이 다수다.

출범 1호 융합연구단은 지난해 12월말로 과제가 종료돼 해체됐다. 연구진은 본래 근무했던 기관으로 복귀했고 연구성과는 연구소기업 설립과 기술이전으로 현장 적용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진행 중이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하 연구회)는 과학기술을 통해 사회와 산업계 이슈 해결을 목적으로 2014년부터 정부출연연구기관과 산업계, 학계 연구진이 참여하는 일몰형 융합연구단을 선정하고 지원에 나섰다. 융합연구단은 사회적 이슈 해결을 위한 실용화 연구단과 미래 산업 기술을 목표로 미래선도형 연구단으로 구분했다.

현재 융합연구단은 2018년 1월 기준 미래선도형 6개, 실용화형 4개로 10개 연구단(1개 연구단 지난해 12월 종료)이 운영되고 있다.

예산은 연구회와 기관의 매칭으로 연구단별 매년 100억원 규모. 실용화 연구단은 3년과제로 전체 300억원, 미래선도형 연구단은 평가 결과에 따라 3년이 더해지는 6년 과제로 600억원의 연구비가 투입된다.

◆ 3년 맞은 융합연구단, 함께 하는 문화 확산되며 기대 이상의 정량 성과

연구회는 융합연구단의 3년 즈음 평가 결과를 10타수 8안타, 야구 타율에 비유했다. 종료된 연구단을 포함해 80% 이상의 연구단에서 기술료, 논문, 특허 등 정량적으로 괄목할만한 성적을 올렸다며 나름 성공적으로 평가했다. 

융합연구단 운영의 가장 큰 특징은 일몰형 융합연구다.  일몰형 연구는 연구자들이 한 공간에 모여 연구하는 방식이다. 기존 융합연구가 과제상 융합이었다면 융합연구단은 물리적 환경과 인프라의 실질적 융합부터 시작된다.

초기에는 다른 환경에 익숙했던 연구자들이 서로 맞춰가느라 삐걱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공간에 함께 하면서 기대하지 않았던 성과도 얻을 수 있었다.

일몰형 융합연구에 투입된 인력은 2015년 9개 연구단에 105명(평균 13.1명), 2016년 11개 연구단에 192명(평균 19.2명), 2017년 11개 연구단에 179명(16.3명)으로 3년간 호흡을 맞췄다.

융합연구단의 국·내외 특허 출원·등록 건수는 2017년 481건으로 전년 231건 대비 208% 증가(특허등록건수 증가)했다. 경제적 성과로 기술료 수입액은 2017년 16억9800만원으로 전년 500백 만원 대비 339%로 증가했다. 과학적 성과 역시 2017년 논문이 490건, 전년 256건 대비 191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호 융합연구단을 이끌었던 이인환 UGS 단장은 "상하수도, 철도 등 다 묶어서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면서 "24명이 한 공간에서 연구에 참여하면서 상하수도 센서 안에 통신, 노즐 등 같이 할 수 있는게 많았다. 특히 융합연구단으로 꾸려지며 이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어 효과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첫 연구단이다보니 제도 등 새로 만들어 가면서 진행하느라 시행착오도 있었고 파견나온 연구자들이 ETRI 시스템에 익숙해지는데 시간도 걸렸다"면서 "워크숍을 열고 서로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연구 문화가 만들어지고 연구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박용기 CCP 연구단장은 "기존 협력 연구는 각각의 연구소에서 이뤄져 진행 속도가 뎌뎠던게 사실인데 지금은 모두 같이 있어 워크숍도 랩에서 바로 하기도 한다. 그만큼 집중도가 높았다"고 융합연구의 장점을 들며 "물론 그렇게 안정되기까지 세팅하고 2년정도 필요했다. 이런 문화가 지속되는 모델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출연연이 일몰형으로 연구에 참여하는 융합연구단이 출범 3년차를 맞으며 다양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SFS융합연구단, UGS융합연구단, CCP융합연구단,DTC융합연구단 모습.<사진=대덕넷 자료>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출연연이 일몰형으로 연구에 참여하는 융합연구단이 출범 3년차를 맞으며 다양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SFS융합연구단, UGS융합연구단, CCP융합연구단,DTC융합연구단 모습.<사진=대덕넷 자료>
◆연구단별 분명한 미션, 성과로 이어져

참여 연구자들은 일몰형 연구에 앞서 1년여간의 융합클러스터 활동도 함께했다. 각 출연연이 가진 기술 정보를 나누고 교류하며 사회와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과학기술 기반 현안을 발굴했다. 해결 아이디어도 모았다. 그렇게 기획부터 분명한 미션을 공유하며 융합연구단이 탄생했다.

출범 3년을 맞은 연구단 중심으로 성과를 살펴보자. 1호 연구단인 사물인터넷 기반 도시 지하매설물 모니터링 및 관리시스템 기술개발 융합연구단(이하 UGS 융합연구단)은 싱크홀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지하 공간 안전관리 산업 생태계 창출을 목적으로 선정됐다.

UGS연구단은 ETRI(단장 이인환)를 주관기관으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철도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참여했다. 3년을 맞으며 이 연구단은 사물인터넷 기반 재난재해 예측과 대응 시스템 제품 7종, 지중관로 안전감시 기술과 제품, 도시철도 지하구조물과 주변 지반 감시 기술, 도시 지하수와 지질환경 실시간 예측 기술 제품 등 24종의 결과물을 평가시 선보였다.

연구단의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수 연구성과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국토교통부와 국무총리 표장,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을 받으며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연구회 관계자는 "UGS 연구단의 기술은 최초, 최고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을 정도로 창의성이 돋보이는 우수한 기술"이라면서 "지하공간 안전관리를 위한 국가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잠재적 대형 사고를 방지해 국민 안전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에너지와 화학원료 확보를 위한 대형 융합플랜트 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출범한 CCP연구단(단장 박용기)은 한국화학연구원이 주관기관. KIST와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협동기관으로 참여했다. CCP연구단은 미래선도형 융합연구단으로 평가 결과를 통해 3년 더 연구가 확정되며 오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CCP연구단은 이종산업과 기술간 융합을 통해 석유화학 기초원료를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새로운 개념의 나프타, 메탄올 동시분해용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석유화학산업에서 대체할 수 있는 흡착분리 기술을 개발했다.

올해 10월에 종료되는 실용화 연구단에서도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스마트팜 상용화 통합 솔루션 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SFS연구단(단장 노주원)은 스마트온실용 복합환경제어 솔루션 기술을 개발, 기업에 이전했다. KIST가 주관연구기관으로 ETRI,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이 협동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SFS연구단은 태안군 스마트팜 시범사업과 포항시, 세종시 스마트팜 시범단지에 적용하며 기술 벤처기업의 사업화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최인표 박사가 이끄는 줄기세포 유래 맞춤형 융복합 NK(자연살해)세포치료제 개발 연구단(이하 CiM 융합연구단)은 노화된 조혈줄기세포를 회춘시키는 기술 등 30편의 논문과 30건의 국내외 특허 출원 성과를 거뒀다. CiM 융합연구단은 생명연을 중심으로 화학연과 기초지원연이 참여하고 있으며 백혈병과 폐암, 간암 임상을 진행 중이다.

산업 실용화를 위한 고성능 3D 프린팅 시스템과 소재 개발 연구단(이하 M3P 연구단, 단장 이창우)은 한국기계연구원이 주관기관으로 생기원, 재료연, ERTI가 함께하고 있다. M3P 연구단은 제조, 의료 등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3D 프린팅 기술 상용화에 주력하며 금속 3D프린팅 공정, 후처리 최적화 기술과 환자 맞춤형 의료기기 실용화 기술 등을 개발했다. 또 3D 프린팅 공정 맞춤형 분말 소재 제조 기술을 확보하고 시스템-공정-소재 협력 연구체계를 구축했다.

이외에도 치매 조기예측, 치료제 및 환자케어 기술 개발(DTC연구단, 단장 배애님), 자가학습형 지식융합 슈퍼브레인 핵심기술 개발(KSB연구단, 단장 표철식), 한반도 융합형 광물자원 기술개발(DMR연구단, 단장 고상모), 초청정 고효율 연료다변화형 미래에너지 생산 기술 개발(FEP 연구단, 단장 이재구), 신종 바이러스 감염 대응 융합 솔루션 개발(CEM 연구단, 단장 김범태), 개방형 플랫폼 기반 초고층·복합시설 재난 재해 대응 통합 CPS 구축(MDCO 연구단, 단장 백용) 연구단이 융합연구를 수행 중이다.

연구회 관계자는 "연구단별로 기대이상의 성과가 나오는 곳도 있지만 각각의 특성을 가진 연구자, 나이차가 있는 연구자가 한 공간에서 연구에 집중하기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면서 "때문에 각 연구단별 리더의 역할도 중요하다. 융합연구단의 성공을 위해 리더 중심의 육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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