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DESTRESS 연구팀과 김광희 부산대·김영희 서울대·이진한 고려대 교수 팀 논문 게재
"포항 지진이 자연지진과 달리 심도 얕아" 등 근거 제시

국내외 연구진이 지난해 11월 발생한 규모5.4 포항지진 원인으로 지열발전을 언급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27일 오전 3시(한국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지에 유럽과학자(DESTRESS연구팀, 독일지질연구센터·스위스 연방공과대학·영국 대학)와 국내 과학자(김광희 부산대·김영희 서울대·이진한 고려대)들이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에 의해 발생했을 수 있다는 관련 논문을 게재했다.

국내 과학자들은 포항지진 진원 근처에 설치한 지진계의 관측결과를 주요 근거자료로 이용해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의 수리자극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의하면 지난해 지진계를 설치한지 5일 뒤인 15일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자료 분석 결과 전진과 본진의 발생 위치가 물 주입을 위해 만든 시추공의 위치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럽 과학자(DESTRESS연구팀)들도 포항지진이 지열발전 실증시험과정에서 시행한 수리자극에 의해 유발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DESTRESS연구팀은 진원위치와 지열발전 시설과의 근접성, 위성자료에 의한 지표변위 형태로 추정한 단층 운동, 경주지진과 포항지진의 진원 심도 차별성, 경주 지진에 의한 포항 지진 발생 지점에 미치는 응력 계산을 기초로 했다.  

그 결과 본진과 최대 여진들이 지열 발전소의 2km 이내에서 발생했고 2017년 4월 수리자극 동안에 발생한 지진과의 거리도 1.5km이내로 확인됐다.

또 2017년 11월 15일부터 30일 사이에 관측된 본진과 46개의 여진은 3 ~ 7 km심도에서 발생했는데 이 심도는 그 지역에서 발생했던 자연지진에 비해 특이하게 얕다는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

DESTRESS연구팀은 "본진이 최대 4cm의 지표의 변위를 일으켰으며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상태에서 지진을 발생시킨 단층은 경사가 가파른 역단층으로 지열정의 바닥 아래를 직접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포항지진이 주변 지열 발전 프로젝트와 연관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국내 학회에서도 논문에서 제시된대로 지열발전과 포항지진의 연관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지질학회는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분석 연구단(단장 이강근 서울대 교수)'을 구성, 사이언스지에 게재된 두 논문에서 제시하지 않은 과학적 증거수집과 정량적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본진 발생과 주입활동 간의 연관성을 설명할 만한 정량적인 모델과 분석이 없는 상황이다. 지질학회는 수리시험을 통해 지열공의 주입부 주변의 수리특성을 파악하고 있다. 암반과 단층의 수리적 특성을 고려할 수 있는 공극압 확산 모델링을 통해 2016년 1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진행된 총 5번의 수리자극 과정에서 지열공 주변과 단층에서 공극압의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분석 중이다.

지질학회는 "지진이 발생한 단층의 기하학적 구조는 단층면에서의 공극압과 응력 분석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기상청,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 연구단 등 여러 기관으로부터 관련된 지진자료들을 확보하여 지진원을 분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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