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유공자 32人 '명예의 전당'에 오른다

과학·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서 이낙연 총리 생존자 10명 지정서 전달
예우 명예의 전당 헌정·기념 거리 공원 조성·출입국 편의·공헌록 기념우표 제작 등
과학기술유공자 32명의 사진. 살아계신 분과 고인을 구분해 가나다순으로 정렬했다.<사진=2018년 과학·정보통신의 날 기념식 책자 참고>과학기술유공자 32명의 사진. 살아계신 분과 고인을 구분해 가나다순으로 정렬했다.<사진=2018년 과학·정보통신의 날 기념식 책자 참고>

한국의 산업경제 발전이 있기까지 과학기술인들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과학기술인은 국가의 명운이 과학기술에 달렸다는 소명감에 밤새 연구소의 불이 꺼지지 않을 정도로 연구 열정이 뜨거웠다. 연구성과는 산업계 곳곳에 적용되며 경제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올해 과학의 날과 정보통신의 날 행사는 과학기술유공자 증서 전달식으로 시작됐다. 과학기술유공자 32명 중 22명은 유명을 달리해 참석하지 못하고 생존자 10명 중 참석자 8명에게 증서가 수여됐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생존 유공자 한명한명에게 증서를 전달하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과학기술인의 노고를 위로했다. 객석에서는 가족과 지인들이 뜨거운 박수와 화환으로 과학기술유공자의 헌신에 경의를 표하며 축하했다.

과학기술유공자는 '과학기술유공자 예우와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법률)'에 따라 과학기술유공자발굴위원회, 심사전문위원회, 심사위원회가 심사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검증 후 지난해 12월말 지정을 확정했다.

지정기준은 신기술 개발과 개량으로 경제·사회 발전에 기여, 학문적 업적달성, 지속적 연구로 특정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했는가 등이 고려됐다.

이번에 지정된 과학기술유공자는 모두 국립과천과학관 '명예의 전당'에 헌정된다. 기존 헌정된 19명은 법률에 의해 헌정 명분이 분명해졌고 13명이 추가로 명예의 전당에 오를 예정이다. 

또 과학기술유공자의 연고지(지정지)에 과학기술인의 이름을 딴 거리와 공원도 조성될 계획이다. 해외 출입국 시 VIP 수준의 편의도 제공되고 각각 공헌록, 기념우표도 제작해 과학기술유공자를 예우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유공자별(생존자 이름순, 고인 이름순)로 정리해 보면, 권이혁(1923년생)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국내 예방의학과 보건학의 토대를 세운 의학자로 꼽힌다. 교육행정을 정립하고 보건복지 행정과 보건산업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민계식(1942년생) 현대중공업 前 회장은 세계 최고의 조선·해양기술을 구현한 조선해양공학자다. LNG운반선을 비롯해 초대형 컨테이너운반선, 해양플랜트 등 선박·해양 설계기술을 개발했다. 또 힘센엔진·발전시스템·산업용 로봇 등의 개발로 국내 중공업 분야를 세계적 수준으로 육성했다.

박노희(1944년생) UCLA 석학교수는 연구와 교육행정으로 치의학 발전에 기여한 치의학자다. 구강암 연구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뤘고 UCLA 치과대학을 미국 최고로 육성했다. 또 한국·중국·일본·세르비아 등에서 치과대학의 연구발전과 개혁을 이끌었다.

윤덕용(1940년생) KAIST 명예교수는 국내 첨단 재료공학의 토대를 세운 1세대 재료공학자다. 다결정 재료의 계면 이동과 입자 성장의 원리를 규명했고 산학협력의 기반을 조성하는데 기여하며 과학기술유공자에 이름을 올렸다.

윤종용(1944년생) 삼성전자 前 부회장은 국내 반도체 산업을 세계 1위로 이끈 엔지니어 출신 전문경영인이다. 4G D램과 CDMA 개발로 한국을 반도체·통신 강국으로 견인하고 '특허경영'에 의한 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에 기여했다.

이창건(1929년생) 한국원자력문화진흥원 원장은 국내 원자력 과학기술의 개척자로 불린다. 한국형 원전개발을 선도했으며 원전설계 고유기술기준 제정으로 한국형 원전이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하는데 기여한 바 있다.

이호왕(1928년생)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는 유행성 출혈열 병원체인 한탄바이러스와 서울바이러스를 발견한 의학자다. 국산 신약 1호인 유행성 출혈열 백신인 '한타박스'와 진단키트를 개발해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했다.

정길생(1941년생) 건국대학교 前 총장은 축산농가에 희망을 제시한 국내 동물생명공학의 창시자다. 체외수정과 수정란 이식기술을 국내 최초로 확립해 형질전환 등 첨단동물생명공학과 시험관아기기반기술을 구축했다.

정창희(1920년생)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지층연구로 석탄자원을 확보한 지질학자다. 한반도 지질과 층서의 확립에 독보적인 업적을 이루고 석탄층의 지질도 작성과 매장량 연구로 경제성장에 필요한 석탄산업 육성에 기여했다.

조완규(1928년생) 서울대학교 前 총장은 생명과학과 교육행정의 발전을 이끈 생명과학자다. 발생생물학 등의 기초과학 분야 개척과 생명공학의 활성화에 기여했으며 교육·과학 행정을 정립했다.

故김동일(1908~1998) 서울대학교 교수는 국내 화학섬유계의 선구자다. 인견(레이온)을 개발해 흥한화학섬유 인견공장을 건설하고 산학 협력 기반을 구축하는데 기여했다.

故김수지(1942~2016)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는 간호 지도자 양성과 간호교육 발전을 이끈 국내 최초의 간호학 박사다. '사람돌봄' 이론으로 간호계에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호스피스케어 교육과 확산에 이바지했다.

故김순경(1920~2003) 템플대학교 명예교수는 국내 화학 연구발전을 원격 지원한 이론물리화학자다. 화학을 물리학으로 접근한 '군론'(Group Theory)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또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와 KIST, POSTECH 설립에 기여했다.

故김재근(1920~1999)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조선강국을 건설한 1세대 조선공학자다. 표준형 선박 설계로 기술자립에 기여하고 선박 품질검사 제도를 정착시켰다. 거북선을 비롯한 조선군선 연구로 한국 선박의 역사를 집대성했다. 

故석주명(1908~1950) 국립과학박물관 동물학부장은 '조선적 생물학'을 추구한 나비 학자다. 나비 15만 마리를 통계 처리해 한국 나비를 248종으로 정리하고 우리말 나비 이름 짓기로 나비 연구에 민족적 가치를 부여했다.

故안동혁(1906~2004) 한양대학교 명예교수는 중화학공업으로 경제성장 기반을 닦은 화학공학자로 꼽힌다. 공업용수 조사로 전국의 공업단지를 건설하고 상공부장관 재임시 자금(Fund), 에너지(Force Fuel), 비료(Fertilizer)의 '3F 상공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데 기여했다.

故염영하(1919~1995)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한국 전통 범종의 신비를 과학적으로 규명한 공학자다. 보신각 신종, 석굴암 대종, 해인사 종을 제작했고 전통 종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 이로써 공작기계, 금속재료, 주조, 열처리 등 기계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故우장춘(1898~1959) 한국농업과학연구소 초대 소장은 인류의 식탁을 풍성하게 만든 유전육종학자다. '종의 합성' 이론을 실험적으로 입증해 다윈의 진화론을 보완했다. 한국인 입맛에 맞는 배추와 무를 개발했고 제주감귤 산업을 일으켰다. 또 씨감자 생산체계를 확립해 우량 종자를 개발하고 보급했다.

故윤일선(1896~1987))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근대병리학 교육과 연구의 선구자다. 의학교육에 연구시스템을 처음 도입했고 한국인 의사단체인 조선의사협회를 결성했다. 최초의 학술지인 조선의보를 창간해 서양의학 연구의 토착화에 기여했다.

故이원철(1896~1963) 국립중앙관상대 초대 대장은 국내 천문학과 기상학의 토대를 세운 천문기상학자다. 국내 최초의 이학박사로 독수리자리 에타별이 맥동변광성임을 증명하며 천문기상 분야의 인재양성과 제도 확립에 앞장섰다.

故이임학(1922~2005) UBC 명예교수는 '리군'(Ree Group) 이론으로 세계 수학계의 주목을 받은 수학자다. 해방 직후 국내 수학교육의 기반을 구축하고 연구의 국제화에 기여했다.

故이재성(1924~2016)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국내 중화학공업 발전을 주도한 화학공학자다. 구미식 화학공학 교육과정을 최초로 도입했으며 석탄·정유·원자력·태양열 등의 에너지연구 성과로 경제발전을 맡아왔다.

故이태규(1902~1992) 前 KAIST 명예교수는 노벨상 후보에 오른 이론화학자다. '비뉴턴 유동이론'을 발표하고 화학 분야에 양자역학을 처음 도입하며 국내 화학 연구와 교육 기반을 구축했다.

故이휘소(1935~1977) 페르미가속기연구소 초대 이론물리부장은 '한국의 오펜하이머'로 불리는 이론물리학자다. 게이지 이론의 재규격화와 참(charm) 쿼크 탐색방법을 제시했다. 이후 여러 노벨상 수상업적의 토대가 됐다.

故조백현(1990~1994)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국내 근대농학 교육과 연구의 선구자다. 농화학·토양학·영양학 등을 개척해 농학교육의 기틀을 마련하고 전통식품의 과학화로 식품산업 발전에 이바지했다.

故조순탁(1925~1996)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은 국내 이론물리학의 토대를 세운 통계물리학자다. 볼츠만 방정식을 발전시킨 '조-울렌벡' 이론을 발표하고 국내 최초 1.5 Mev 싸이클로트론 입자가속기 건설을 주도해 기초과학 연구를 발전시켰다.

故최순달(1931~2014)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초대 소장은 국내 최초의 인공위성인 '우리별'을 개발한 전기공학자다. 우리별 1~3호 발사와 최초의 우주기술벤처인 쎄트렉아이 창립을 주도했다. 또 ETRI 초대 소장으로서 TDX 교환기를 개발해 전화 1000만대 보급에 기여했다.

故최형섭(1920~2004) KIST 초대 소장은 국내 과학기술 발전의 토대를 세운 과학기술 행정가다. KIST 설립, 대덕 연구단지 조성, 과학기술 행정기반 수립, 개발도상국으로의 한국과학기술 발전모델 전파 등에 기여했다.

故한구동(1908~2000)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국내 근대약학 교육과 연구의 선구자다. 식생활과 위생 연구로 약학 근대화 기반을 조성하고 천연물 연부 분야를 개척했다.

故한만춘(1921~1984)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는 전력산업의 기반을 닦은 전기공학 박사다. 220/380V 승압을 위한 정책 근거를 제시하고 국내 최초의 아날로그 컴퓨터 '연세 101'을 제작해 전자산업 발전에 이바지했다.

故허문회(1927~2010)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통일벼'를 개발한 작물육종학자다. 삼원교잡 육종기술로 통일벼를 개발해 세계 최고의 수율로 주곡자급을 가능케 했고 일본 벼의 한반도 전래설을 입증했다.

故현신규(1911~1986)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한반도 산을 푸르게 가꾼 임목육종학자다. 해충과 추위에 강하고 생장과 재질이 좋은 리기테다소나무와 산지에 적합한 현사시나무를 개발해 국가 조림사업에 기여했다.

한편 과학기술유공자 지정까지 실무는 법률 시행령에 따라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과학기술유공자 지원센터(센터장 유장렬)'를 설립하고 지난해 8월말까지 자연과학, 생명과학, 엔지니어링 분야별로 후보자 신청과 추천 접수를 받았다. 

이후 각분야별 30명씩 90명의 심사전문위원회에서 심사하고 15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최종 심사를 거쳐 유공자 지정을 완료했다.

유장렬 센터장은 "지난해 12월말에 지정되고 증서 수여식이 여러 일로 미뤄지며 안타까움이 컸었다"면서 "연간 예산 7억원으로 유공자를 기리는 사업을 모두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또 관련 업무가 여러 부처와 연관돼 있어 진행이 느린 것도 사실"이라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어떤 과학자분은 사진조차 남아있지 않아 캐리커쳐로 처리하는데 정부의 관심과 추가 예산 확보로 과학기술유공자 예우 작업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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