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석원 기자

사람이나 짐을 싣고 전 세계 하늘을 날아다니는 비행기는 몸통 하나에 큰 날개와 꼬리 날개 같은 보조 날개, 엔진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이런 상식을 바꾸려는 기체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클립에어(Clip-Air)는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 날개와 엔진만 갖춘 기체에는 객실과 화물칸, 확장 연료 탱크 등을 갖춘 모듈 캡슐을 장착해 기존과는 다른 유연한 운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클립에어의 디자인을 보면 기체 전체가 날개가 되는 전익기 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다. 여기에 캡슐 3개가 매달려 있다. 날개에는 엔진 외에 거대한 다리 같은 게 있는데 이는 비개폐식 랜딩 기어다.

날개 끝 폭은 보잉777과 비슷한 60m다. 하지만 길이는 30m로 보잉777보다 절반 이하다. 소형 항공기인 보잉737과 에어버스 A320 같은 기존 항공기와 견주면 클립에어는 보잉777 날개에 보잉737 동체를 3개 늘어뜨린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캡슐에는 열차를 탑재하거나 수송할 수도 있다. 공항과 다른 장소에서 체크인을 하고 그대로 공항에서 기체에 부착해 바로 날아갈 수도 있는 것. 화물이라고 하면 기체에서 분리해 곧바로 열차에 실어 빠른 물류를 기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캡슐은 용도에 따라 다양한 종류를 준비할 수 있다. 승객이 타는 객실이나 화물을 싣는 화물 타입, 연료 탱크 등으로 사용해 항속 거리를 늘릴 수도 있고 구호 시설을 갖춘 전용 캡슐을 운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 재미있는 건 클립에어는 확장 가능한 시스템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캡슐을 1개에서 3개까지 서로 다른 기체 타입을 준비해 용도나 필요성에 따라 운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캡슐을 돌려가면서 사용하거나 개수를 조절할 수 있어 소형에서 대형 머신까지 수송 용량을 바꾸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클립에어는 바이오 연료와 액체수소를 연료로 할 수 있으며 1대로 보잉737 3대와 같은 승객을 수송할 수도 있는 등 연료 효율이 장점이라고 한다. 클립에어는 2009년부터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실용화는 오는 2020∼2045년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가 1950년대 해양 컨테이너를 실용화한 이후 수송을 변화시켰듯 클립에어는 하늘 위 수송을 바꿀 가능성을 갖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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