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길 원자력연 박사팀, 3D 프린팅 기반 내열 합금 신기술 개발
국방, 에너지, 항공우주 산업 핵심소재로 활용 가능

김현길 박사가 산화물 분산강화 공정을 지켜보고 있다.<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김현길 박사가 산화물 분산강화 공정을 지켜보고 있다.<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원자로 내부의 고온으로 핵연료 피복관이 변형·파괴되면서 핵연료 피복관이 산화되고, 다량의 수소가 발생해 폭발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2012년부터 진행한 연구를 통해 내열 합금 신기술을 개발했습니다. 기존 대비 비용, 시간을 절감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강도만큼 선별적으로 강화할 수 있습니다."

김현길 원자력연 박사는 개발한 내열 합금 기술의 장점으로 비용과 시간 절감, 선별적 강도 강화를 들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하재주)은 3D 레이저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성능은 높고 20배나 빠르게 항공기 엔진이나 가스 터빈 부품과 같이 고온의 열을 견뎌야 하는 핵심 부품 소재를 제조할 수 있는  '산화물 분산강화' 합금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산화물 분산강화(ODS, Oxide Dispersion Strengthened)' 소재는 내열이 필요한 모든 금속 재료에 고온에 강한 산화물을 섞어 만든 합금이다.

이 소재는 비행기 엔진, 원자로 부품, 가스 터빈, 미사일 노즐 등과 같이 고온 강도와 내열성이 필수적인 국방, 에너지, 항공우주 산업 등에서 핵심 부품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기존 '산화물 분산강화' 기술은 금속과 산화물을 파우더 형태로 만들어 혼합한 후 추가적인 복잡한 공정을 거쳐 만들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됐다. 초기 재료 단계에서 강화 공정을 진행하기 때문에, 최종 제품을 제작하기 위해 강화 공정을 거쳐 강도가 크게 증가된 합금을 재료로 쓸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의 제품을 만드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진은 최종 제품을 만든 후, 제품 금속 표면에 산화물 입자를 도포하고 3D 프린터의 레이저 열원으로 금속을 녹여 산화물 입자를 혼합·냉각해 금속 내부에 내열층을 만들었다.

산화물 입자를 금속 내부에 고루 분포시키면서 가공 시간과 비용을 기존 기술 대비 20분의 1 수준으로 절감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특정 부분만 강화할 수 있다. 

개발된 기술을 적용해 제작한 핵연료 피복관은 1200도의 고온에서도 기존 대비 4분의 1 이하 수준으로 거의 변형되지 않는다. 연구진은 사고 발생시 수소 발생 억제 등을 통해 핵연료의 안전성을 5배 정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화물 분산강화' 합금을 포함한 내열 금속 시장은 산업 고도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핵연료 피복관 관련 국내 시장이 연 500억원, 세계시장이 연 1조원 규모로 집계된다. 

이 기술은 현재 한국, 미국, 일본, 유럽에 특허 등록이 완료됐다. 원자력연은 이 기술이 적용된 사고저항성 피복관을 개발하고, 다른 산업 분야에도 관련 기술을 확장할 계획이다.   

김현길 박사는 "산화물 분산강화 소재는 미국, 중국, 일본 등에서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다"면서 "연소 시험 등 검증 과정을 거쳐 안전성을 확보하고 한국수력원자력, 산업체 등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이프에 산화물을 도포한 후 3D 프린터 레이저를 조사하는 모습.<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파이프에 산화물을 도포한 후 3D 프린터 레이저를 조사하는 모습.<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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