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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9시 '매봉산 피크닉'···"생태계 주민이 지킨다"

3일 오전 9시 도룡동 공동관리아파트서 출발 '매봉산 자연 생태계 지키기' 캠페인
주민·과학자 역할 분담 '평화적 피켓 운동' 준비···"우리의 힘으로"
3일 토요일 오전 9시 유성구 도룡동 공동관리아파트 관리사무소 앞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매봉산 피크닉'이 열린다. 대전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사진=대덕넷 DB>3일 토요일 오전 9시 유성구 도룡동 공동관리아파트 관리사무소 앞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매봉산 피크닉'이 열린다. 대전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사진=대덕넷 DB>

# 천문학을 연구하는 한 과학자가 행사 포스터를 제작하기 위해 디자인과 문구를 고민하고, 지역 주민이자 고등학교 교사는 행사 기획안을 구상한다. 동네에 사는 고등학생들은 서로의 머리를 맞대며 문구를 써보더니 직접 피켓을 만든다. 평소 무심해 보였던 또 다른 과학자는 행사 안내문을 작성하고 이곳저곳에 알리기 위해 분주하다.


과학동네 구성원들이 지역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직접 나서고 있다. 최근 매봉산 부지에 아파트 건립 등 난개발이 우려되는 가운데 과학동네 구성원과 과학단체들이 삼삼오오 모여 중지를 모았다.

이들은 자연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냈고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평화적 캠페인 일정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역할도 누구 눈치 볼 것 없이 서로 나서며 실행에 옮기고 있다. '우리의 힘으로 지역을 지켜야 한다'는 하나된 마음이 힘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캠페인 이름은 '매봉산 피크닉'. 과학동네 허파로 불리는 매봉산의 자연환경을 시민 스스로 지켜내자는 캠페인이다. 행사는 오는 3일 토요일 오전 9시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공동관리아파트 관리사무소 앞에서 열린다. 대전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날 열리는 매봉산 피크닉에서는 ▲매봉산 안아주기(매봉산 둘레 손에 손잡고 인간 띠 만들기) ▲매봉산 마음 읽기(매봉산 등반하며 자연환경 읽기) ▲매봉산 마음 잇기(매봉산 생태계 보전 위해 소망 쓰기) 등의 세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가족과 함께하는 매봉산 피크닉 포스터.가족과 함께하는 매봉산 피크닉 포스터.

매봉산 피크닉은 과학동네 자발적인 커뮤니티 모임들이 공동으로 기획했다. 대덕특구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벽돌한장'을 비롯해 대덕특구를 새로운 형태의 성장모델로 만들어보자는 '대덕몽', 과실연, 대덕밸리라디오, 인문운동가, 학교교사, 신성동·갈마동·도룡동 주민 등이 모두 의기투합했다.

과학동네 구성원들은 "대덕의 녹지를 지키고 자연환경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간으로 재구성해야 한다"라며 "우리 생태계는 우리가 지키고 후손들에게도 자연 그대로를 물려주자"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매봉산은 지난 1999년 헌법재판소의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이 사유재산권을 침해한다는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도시계획시설 지정 20년이 지난 미집행공원은 2020년 7월 1일부로 자동 해제된다.

대전시는 매봉산공원의 난개발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이유로 민간공원특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례사업은 민간자본이 매봉산공원 22%가량에 아파트 등을 지어 수익을 얻고 나머지 용지는 공원으로 개발해 대전시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대전시가 추진하는 사업은 연구소 인근에 450세대의 아파트를 짓는 계획으로 연구환경 침해는 물론 녹지 훼손, 교통혼잡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출연연구기관과 과학동네 구성원들은 자연 그대로의 녹지로 보존해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 "녹지는 창의력 키우는 마력의 공간"

대덕특구에서도 지역 생태계를 지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모이고 있다.<사진=대덕넷 DB>대덕특구에서도 지역 생태계를 지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모이고 있다.<사진=대덕넷 DB>

해외 여러 곳곳의 도시에서도 지역 구성원들이 의기투합해 녹지를 지켜냈다.

특히 독일 베를린은 문화·예술이 발달한 창의적 도시다. 베를린 인구 350만명 가운데 70만명 이상이 문화·예술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시민들은 베를린이 창의적 도시가 될 수 있었던 비결로 '녹지'를 꼽는다.

그들은 녹지 공간이 도심에서 건강한 허파 기능을 담당하고 나아가 창의력을 키우는 정신적 공간 역할도 한다고 믿는다. 시민들이 똘똘 뭉쳐 도시 전체 면적에서 20% 이상을 녹지로 유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민들이 푸른 숲을 곁에 두고 예술적 감성을 키워가며 도시의 품격과 부를 만들고 있다.

일본 요코하마 시민들도 녹지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요코하마 랜드마크로 불리는 '미나토미라이21' 도시의 25% 이상을 녹지와 공원으로 만들었다. 심지어 시민들이 녹지를 지켜내기 위해 '녹지세'까지 걷으며 자연 생태계를 지키고 있다. 시민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지역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대표적 사례다.

대덕특구에서도 지역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자발적인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대덕특구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고 300년 이상 보존되는 도시를 만들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대덕특구 한 구성원은 "지역 생태계 방관자에서 해결사 역할로 나서자"라며 "자연 생태계 보존을 위해 정부에 바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 힘으로 해결해 나가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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