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뒤덮은 미세먼지 괜찮을까, 科技 석학 해법은?

공학한림원·과기한림원·의학한림원 '미세먼지 문제의 본질과 해결 방안' 제시
석학들 "과학기술 기반의 국민에게 설명할 수 있는 정책과 연구 필요"
초미세먼지가 수도권은 물론 전국을 뒤덮으며 불편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겨울철 3일은 춥고 4일은 따뜻한 날씨를 표현하는 '삼한사온' 대신 '삼한사미'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미세먼지가 연일 한반도 뒤덮고 있다. 

미세먼지에 의한 피해는 코나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몸속으로 그대로 들어오며 쌓인다는 데 있다. 눈부터 코, 기관지, 폐 등 인체가 미세먼지에 그대로 노출되며 각종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인과 소아, 임산부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것이다. 심장질환, 만성폐쇄성 폐질환, 폐암으로 노약자와 소아의 조기사망률을 높이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3년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또 전세계 많은 지역이 WHO 권고기준인 연평균 10μg/m³이상의 대기오염에 노출돼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건강영향연구소에 의하면 2015년 우리나라 미세먼지 조기사망자는 1만8200여명에 이른다. 한국은 인구 10만명당 조기사망자 수가 26명으로 일본 13명, 프랑스 12명, 미국 8명보다 2~3배 이상 높은 실정이다.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는 건강 뿐만 아니라 관광, 생태, 농업 등 각종 경제활동도 위축시키며 인류 전체를 위협한다. 미세먼지로 새로운 행성을 찾아 나서는 영화 '인터스텔라'가 현실속에 그대로 재현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런 가운데 국내 과학계 석학들이 내놓은 '미세먼지 문제의 본질과 해결방안'이 주목된다. 한국공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현재 정부의 정책을 진단하고 과학기술에 기반한 방안을 제시했다.

◆진단, 국민 불안 커지는데 소통 체계와 전문가 역할 실패

각국 주요 도시의 미세먼지. 서울이 도쿄, 파리, 뉴욕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사진=한림원>각국 주요 도시의 미세먼지. 서울이 도쿄, 파리, 뉴욕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사진=한림원>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10μm와 2.5μm보다 작은 크기로 대기에 떠있는 먼지를 이른다. 미세먼지 성분은 황산염과 질산염 등 대기오염물질과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발생하는 탄소 등 계절과 지역 여건에 따라 다르게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국가에 속한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산업 발달로 높은 미세먼지 농도와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에너지 사용 증가로 중국발 미세먼지도 국내로 유입되며 대기오염을 가중시키는 상황이다.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정책은 제대로 이뤄지고 있을까. 과기계 석학들은 2013년부터 불거진 미세먼지 문제와 국민 불안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성공적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국민의 상당수는 황사와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정부가 주도적으로 관리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미세먼지 저감 정책은 미세먼지 배출시설과 생활오염원 배출이 70%이상인데도 이동오염원 관리에만 치중하며 국민의 신뢰를 얻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또 국민과 상호 소통하기보다 일방적인 정보 전달에 그치면서 국민적 불안을 증대시켰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편향된 정보 제공도 문제로 제기됐다.

한림원 관계자는 "미세먼지 문제는 복합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는데도 전문가들은 일반 국민이 알기 쉬운 형태로 제공하기보다는 자기 분야 관점으로만 해석하며 정보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상충되는 정보를 제공하며 국민들에게 오히려 혼동을 줘 불안감을 키우는 경우가 많았다. 전문가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고 정확한 정보 제공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언론의 역할도 지적됐다. 미세먼지 문제를 중요 의제로 올리는데 큰 기여를 했지만 균형잡힌 보도보다 선정적 쏠림 기사를 보도하며 국민의 불안감을 키웠다는 것이다. 

사회적 협의체계의 미시적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미세먼지는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하고 여러분야에 영향을 미치는데도 단편적이고 즉흥적인 대응으로 일관하며 국민적 불안 증가를 야기했다는 진단이다.
국민들이 느끼는 황사와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은 원전사고, 메르스 보다 높다.<자료=한림원>국민들이 느끼는 황사와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은 원전사고, 메르스 보다 높다.<자료=한림원>

◆대안, 국민 불안 해소 목표로 과기 기반 정책 수립 필요

그럼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석학들이 제시한 미세먼지 문제 해결 방안은 ▲이해 당사자의 적극적인 참여로 국민 불안 감소 ▲과학기술에 기반한 설명 가능한 정책이다.

과기계 석학들은 "미세먼지는 다양한 인간 활동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지만 자연적으로도 발생한다"면서 "미세먼지 농도 저감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로 인한 영향 저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석학들은 "미세먼지로 인한 불안은 현대사회의 특성을 이해해야만 해결할 수 있다"면서 "미세먼지 문제는 한가지 대책으로 해결할 수 없다. 국민에게 설명할 수 있는 과학기술에 기반한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기, 장기 정책도 소개했다. 우선 단기적으로 ▲미세먼지 위기관리체계 수립 ▲실내 미세먼지 관리 ▲취약계층 노출 저감 대책 시행 ▲과학적 기반 구축이 제시됐다.

석학들은 "단기적 정책으로는 측정 주기나 기준값 검토, 초미세먼지 기준도 설정해야 한다"면서 "학교 시설에 공기정화기 설치와 통학차량 교체도 좋은 사례가 된다"고 제안했다.

이어 석학들은 "환경부는 국정과제 일환으로 미세먼지 배출정보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수립할 계획"이라면서 "과학기술 분야에도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다학제적 연구를 수행할 종합연구소를 설립해 과학적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장기적 정책으로는 ▲통합적인 미세먼지 관리체계 구성 ▲지역 특성과 균형을 고려한 미세먼지 대책 수립 ▲중국과 북한을 포함한 동북아 호흡공동체 구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과학계 석학들은 "한국이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미세먼지 정책도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탈바꿈해야 한다"면서 "국가적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미세먼지 문제를 설정하고 장기적, 체계적 실천방안을 제시하는 게 시급하다. 또 전세계 인구 중 21%가 동북아시아 지역에 살고 있으므로 협력과 호흡공동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석학들은 "정책의 단기, 장기적인 우선 순위를 과학기술 기반으로 파악하고 국민의 참여를 통해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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