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희귀의약품 지정 승인부터 해외 특허등록·공동연구 등등
대덕은 명실상부 바이오 도시···올해만 다수 성과 선봬 '세계 시장' 주도

대덕 바이오벤처들이 올해 1분기 동안 FDA 희귀의약품 지정 승인부터 해외 특허등록·공동연구 등의 성과를 선보였다.<사진=대덕넷 DB>
대덕 바이오벤처들이 올해 1분기 동안 FDA 희귀의약품 지정 승인부터 해외 특허등록·공동연구 등의 성과를 선보였다.<사진=대덕넷 DB>
최근 세계 주요국들이 바이오 시장 선점을 위해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미국은 샌디에이고·보스턴 등에 바이오 클러스터를 활성화해 바이오벤처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일본은 총리 산하에 일본의료연구개발기구(AMED)를 두고 바이오산업 육성에 몰두하고 있다. 영국·중국·스웨덴 등도 바이오 시대 청사진을 그리며 바이오벤처 경쟁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바이오벤처도 글로벌 무대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특히 10년 이상 축적된 R&D 역량으로 바이오 클러스터를 구성하고 있는 대덕 바이오벤처들의 올해 세계 시장 진출 성과가 주목된다.

대덕 바이오벤처들은 미국 FDA 희귀의약품 지정 승인부터 각종 해외 특허등록·공동연구 등의 성과를 달성하며 '글로벌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하거나 투자사에서 수십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 대덕 바이오벤처들 '글로벌 무대' 다수 성과 선봬

바이오리더스는 올해 초 FDA 희귀의약품 지정 승인 등의 성과를 달성했다.<사진=바이오리더스 홈페이지>
바이오리더스는 올해 초 FDA 희귀의약품 지정 승인 등의 성과를 달성했다.<사진=바이오리더스 홈페이지>

면역치료제 전문 바이오벤처 바이오리더스(대표 박영철·성문희)는 지난 7일 신약후보 물질인 'BLS-M22'가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듀센형 근이영양증 치료제 적응증 희귀의약품 지정을 승인받았다.

이번 희귀의약품 지정 승인 혜택으로 바이오리더스는 'BLS-M22'의 시판 허가 이후 7년 동안 마케팅 독점권이 부여된다. 또 개발 기간 동안 인허가 관련 수수료와 세금 감면 혜택이 주어지며 신속심사와 신약승인 심사비용 면제와 함께 2상 이후 조건부 판매가 가능해진다.

바이오리더스는 BLS-M22의 임상의약품 생산을 완료하고 국내와 미국 임상을 위해 준비 작업 중이다. 현재까지 듀센형 근이영양증을 치료할 수 있는 근원적인 약물은 없는 상태며 스테로이드를 사용해 질환의 발현을 지연시키거나 합병증을 관리해 주는 정도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도 FDA 신속심사 대상 의약품 지정 등 국내외 다양한 성과를 달성했다.<사진=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홈페이지>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도 FDA 신속심사 대상 의약품 지정 등 국내외 다양한 성과를 달성했다.<사진=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홈페이지>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대표 김용주)도 국제무대 성과를 선보였다. 지난 12일 임상 2상 단계 파이프라인 'Delpazlolid(LCB01-0371)'가 미국 FDA로부터 신속심사 대상 의약품으로 지정됐다.

'Delpazolid'는 레고켐바이오가 자체 개발한 항생제로 다제내성 결핵을 적응증으로 경구제의 국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과 감염성질환제품인증을 완료한 바 있다.

신속심사 제도는 FDA의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그램 중 하나다. Delpazolid는 FDA 신속심사 대상 의약품에 지정됨에 따라 통상 1년이 소요되는 신약허가 기간이 6개월까지 단축될 전망이다.

또 레고켐바이오는 지난달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ADC(항체 약물 결합체) 링커 특허를 취득하는 성과를 보였다.

ADC는 항체와 합성 의약품을 결합시킨 차세대 항암제다. ADC는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와 항암 효과를 가지는 합성 화합물을 링커로 연결해 정상 세포에 대한 독성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암세포에 대한 약효를 극대화한다.

레고켐바이오가 취득한 특허는 ADC 분야에 사용되는 레고켐바이오 고유 링커에 대한 물질 특허다. 이는 기존 링커에 레고켐바이오 고유의 합성 기반 기술을 활용했다. 혈중에서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암세포 내에서 과발현되는 효소에 의해 링커가 분열되도록 만들어 ADC의 항암 효과를 높였다.

레고켐바이오는 고유 플랫폼 기술과 링커를 기반으로 글로벌 제약사를 포함해 다수의 항체 기업과 후보 물질을 공동 개발 또는 기술 이전을 위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큐어팜(대표 이상목)은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로 시작해 지난해 11월말 국내 바이오 기업 최초로 캐나다 증권 거래소(CSE)에 자회사를 상장시켰다.

이상목 대표는 우리의 바이오 기술을 이전해 전세계에 공장과 연구소를 짓겠다는 포부다. 캐나다 증시에 상장한 바이오큐어 테크놀로지는 차세대 세포치료제 CAR-T 후보물질을 개발, 다국적 제약사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회사는 한국에 이어 독일 등에서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바이오벤처 알테오젠(대표 박순재)의 NexMab ADC 기술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지난 1일 열린 '아시아-태평양 바이오프로세싱 어워드(Asia-Pacific Bioprocessing Excellence Awards) 2018'에서 알테오젠이 ADC 치료제의 바이오프로세싱 개발 분야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품질 혁신과 스피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업계의 혁신을 이끄는 성과를 인정받은 기업에 수여된다. 시상식은 지난달 31일 싱가포르 선텍 컨벤션 센터에서 진행됐다.

알테오젠의 NexMab ADC 기술은 항체의 C-말단의 시스테인(Cys)을 갖는 펩타이드를 융합해 약물을 접합하는 기술이다. 전임상에서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2배 이상의 치료범위를 확인했다. 이 기술은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덕 바이오 파멥신(대표 유진산)은 지난달 미국 제약사와 공동연구 협약을 맺었다. 파멥신은 미국 제약사 머크와 뇌종양·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타니비루맵(TTAC-0001)'과 '키투루다(Keytruda)' 병용요법을 공동으로 연구한다.

공동연구 협약에 따라 파멥신은 타니비루맵과 키투루다 병용요법의 임상적 시너지를 평가하기 위한 해외 임상 1상과 2상을 진행하게 된다. 파멥신은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하는 글로벌항체신약개발지원사업에 선정돼 임상연구에 필요한 비용도 일부 확보한 상태다.

◆ 국내 무대 성적표 'A+'···축적의 R&D 역량 빛보다

대덕 바이오벤처들은 기업 M&A와 상호협력 MOU, 투자금 조달 등의 국내 성과도 거뒀다.<사진=대덕넷 DB>
대덕 바이오벤처들은 기업 M&A와 상호협력 MOU, 투자금 조달 등의 국내 성과도 거뒀다.<사진=대덕넷 DB>
대덕 바이오벤처들의 성과는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바이오리더스는 기업 M&A(인수합병)를 통해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바이오리더스는 건강기능식품 기업 넥스트BT 지분을 44.07% 인수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인증 1호인 내추럴F&P가 넥스트BT 자회사다. 바이오리더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바이오리더스는 넥스트BT가 보유한 유휴 부지에 GMP 인증 의약품 공장을 신축해 생산능력을 늘릴 계획이다.

파멥신도 국내에서 다양한 성과를 달성했다. 파멥신에서 개발 중인 네거티브 면역조절자를 표적하는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이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돼 지난 2일 협약을 체결했다.

항체 신약 후보물질인 'PMC-309'는 파멥신이 보유한 완전인간 항체라이브러리를 활용해 독자적인 선별기술로 발굴한 물질 중 하나다. 향후 18개월 동안 이동섭 서울대 의과대학 연구팀과 함께 최적화, 항암활성, 비임상 초기 예비독성 등을 연구할 예정이다.

또 파멥신은 지난달 신한금융투자로부터 40억원 투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올해로 세 번째 코스닥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파멥신의 상장 전 지분투자 성격이다. 파멥신은 지난 2008년 설립부터 현재까지 누적 투자금 규모가 400억원을 웃돈다.

대덕바이오(대표 성창근)는 지난달 29일 광동제약과 상호협력 양해각서 체결했다. 대덕바이오의 원천기술인 발모 조성물 기능성 소재를 이용해 제품을 개발하고 공급하며 광동제약이 이를 해외 판매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다.

이들은 제품은 상호협의 따라 지속적으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기로 협의했다. 이와 함께 모발·두피 관련 SCI급 국제적 수준 논문 18편을 발표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탈모 증상의 완화에 도움 되는 과학과 기술력이 응집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대덕 바이오벤처들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10년이 넘는 R&D 역량 축적의 시간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성과라고 분석한다.

대덕에서 40년 넘도록 연구해온 바이오 관련 연구자는 "대덕은 명실상부 바이오 도시다. 대덕특구를 중심으로 160개가 넘는 바이오 기업이 활동 중"이라며 "이들이 기술 융복합으로 결집하면서 국제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대덕 바이오벤처가 바이오 글로벌 강자의 자리에 설 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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