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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화산 남북 공동문제 '科技 협력'으로 해결하자"

1일 국회의원회관서 '국회 과학기술 외교포럼' 개최
관련 연구, 인프라 등 부족···참석자들 과학기술을 통한 외교 강화, 협력 물꼬 기대
"우리와 백두산 화산 문제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2010년 아이슬란드 화산 분화는 과거 백두산 화산 분화의 100분의 1 수준이었는데도 피해가 컸죠. 재해대비 선진국인 일본조차 온타케 화산 분화 피해를 막지 못했습니다. 이제라도 남북한이 힘을 합쳐 백두산 화산활동을 감시하면서 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국내 화산 전문가로 꼽히는 이윤수 지질자원연 책임연구원은 남북 공동의 백두산 화산 연구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백두산 화산 폭발에 대한 전 세계의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백두산이 언제, 어떤 규모로 분화할지 등 남북 공동 연구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과학기술자, 국회 주요 인사 등이 백두산 화산 연구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이를 통한 남북한 과학기술협력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21일 오전 10시부터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 외교포럼'에서는 그동안 진행된 백두산 관련 연구를 돌아보는 한편 남북간 국제 공동연구의 활성화를 목표로 과학기술 외교를 통한 국가적 차원의 발전적인 해결방안이 논의됐다.

국회 과학기술 외교포럼 참석자들의 단체 사진.<사진=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국회 과학기술 외교포럼 참석자들의 단체 사진.<사진=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백두산 마그마 불안정···한반도, 안전 지대 아냐"

백두산은 지하에 거대한 마그마의 존재가 확인된 매우 위험한 활화산으로 분류된다. 서기 946년 백두산 천지에서 발생한 '밀레니엄 대분화'는 남한 전체를 1m나 덮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의 분출물을 쏟아 냈다. 이는 과거 1만년 이래 지구상에서 가장 큰 규모의 분화 사건에 속한다.

특히, 2002년에서 2005년 사이에 백두산 천지 근방에서는 화산지진이 3000여회 이상 일어나 천지가 부풀어 오르는 등 심각한 화산 징후가 보이는 상황이다.

이윤수 지질자원연 책임연구원은 유사시 북한의 재해예상지역으로 양강도, 함경북도, 함경남도를 꼽았다. 이 지역 주민들의 숫자는 대략 400만 가량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밀레니엄 대분화'를 참고하면 피해는 백두산의 화산재 등의 각종 피해는 동쪽방향인 일본을 중심으로 동북아 전체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결코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지난 1991년부터 백두산 연구를 진행해 온 윤성효 부산대 교수는 과거 사례를 들어 분화 가능성과 피해 규모를 설명했다. 윤 교수는 "946년에 발생한 밀레니엄 대분화는 인류 역사상 가장 폭발적인 분화였으며 한반도에도 막중한 피해를 입혔다"면서 "역사기록에 산재가 비처럼 내렸다는 기록과 함경도, 의정부에 흑기가 내렸다는 기록이 있으며, 강원도를 비롯한 남한까지도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백두산 마그마의 온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해서 67도에서 83도로 증가하는 등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이고 잠재적인 분화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해외에서 발생한 각종 화산들도 한 문명을 없애버릴 정도로 막중한 피해를 입혔다.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토바화산 초대분화와 그리스 크레타섬의 화산폭발로 호모사피엔스와 미노아 문명이 사라지거나 위기를 겪었다"면서 "자연재해에 대해서는 위험성을 인지하면서 겸손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 지난 2007년부터 공동 연구 추진···정치상황 등 이유로 진전 못해

남과 북은 그동안 백두산 관련 공동 연구를 추진했으나 실질적인 협력에 이르지 못했다. 남북이 백두산공동연구를 추진한 것은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남북 환경보건실무자회의에서 북측의 제안으로 공동연구가 추진되었으나 이듬해 남북경색으로 무산됐다. 

이후 2011년 북측의 제안으로 열린 남북전문가대표자회의에서 우리측이 마그마 과학시추연구를 제안했으나 북측이 거부했다.

2015년에는 남북이 백두산 마그마 과학시추제안추진에 동의하고, 남북국제공동연구와 국제기관 참여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으나 이듬해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다시 무산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의 사례를 곱씹어 보면서 다자간 협력체계를 통한 지속 가능한 협력 구축, 화산 연구 강화 등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우성 STEPI 연구위원은 과학기술을 통한 소프트외교전략에 대해 설명하며 "다자외교서 과학기술이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과학기술전략적 활용이 미약한데 과학기술역량을 구체화하면서 외교에 활용하는 것이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보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장은 "백두산 화산 연구는 군사, 정치 등 이슈로 인해 국내 연구진 연구를 지속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백두산 화산 연구는 정치, 경제 등의 문제를 떠나 남과 북이 하나되어 추진하는 한편 국제사회와의 연대 필요성도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장 국장은 "국내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몰입하고 지속적인 연구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백두산 관련 연구로 남북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하며, 이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권세중 외교부 국장은 "외교부와 과기부의 부처간 연계를 강화하면서 과학기술외교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과학자가 각종 과학적 데이터를 뒷받침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족한 국내 연구자 수, 인프라에 대한 개선이 절실하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전문가가 적고, 각종 실험데이터가 중국 등에 있어 현실적인 연구로 이어지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국제적으로 진행된 백두산 관련 연구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중국은 다양한 백두산 화산 관측망을 운영하고 있다. 이 관측망을 통해 나온 연구성과들이 그동안 장백산이라는 이름으로 등록되면서 백두산의 존재감은 희미해지고 있다.

손영관 경상대학교 교수는 "백두산 연구는 일본, 중국 등 외국 학자가 주도해 왔다"면서 "국내 화산 연구는 북한에게 일방적으로 기술을 전수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하지는 못한 것이 현실이며, 국내 연구자들을 합쳐도 미국 등 선진국의 1개 대학 수준으로 부족한 현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이러한 우리의 현실을 인정하면서 화산연구역량을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남북한이 진정한 협력이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오창환 전북대학교 교수도 "국내에 우수한 개인 연구자가 있지만 연구할 샘플이나 인력풀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면서 "백두산은 동북아 최대경제권이 될 수 있고, 지정학적으로 가치가 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며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오 교수는 "백두산이 중국 연구자들을 통해 중점적으로 연구되면서 국제사회에서 백두산 보다 장백산의 위상이 월등히 높다"면서 "남북이 힘을 합쳐 이러한 여건을 개선하고 국제 프로젝트를 주도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연구단 발족을 통한 체계적 지원과 최신 기술과의 융합등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현기 지질자원연 책임연구원은 "백두산 하부 구조의 과학적인 분석을 위해 다양한 지구물리탐사를 통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 축적과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백두산과 같이 수 km 이상의 심도까지의 정밀 대규모 탐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최신 전기·전자 기술을 적용한 맞춤형 시스템 개발과 지속적인 성능 향상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윤수 지질자원연 책임연구원도 "화산마그마연구사업단 구축 등을 통해 전문가들을 모으고 체계적인 연구에 나서야 한다"면서 "또한 각종 자료를 빅데이터화하고 확률 계산 등을 위한 노력도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협력 필수···다자간 협력체계 구축도 해법

남북이 그동안의 실패 사례를 개선하고 지속적인 협력과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다자간 협력 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또한, 정부 차원의 의지와 정책적 뒷받침도 절실하다는 의견도 계속됐다. 

박수진 서울대학교 교수는 "지난 20여년전 고난의 행군에서 피해를 키웠던 것은 집중호우, 산사태와 같은 자연재해였다"면서 "화산 분화로 인한 사회적 영향을 고려해야 하며, 중·일·러와 같은 국가들과의 글로벌 네트워크 속 북한 연구를 활성화해야 지속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준구 국립외교원 교수는 "양자외교나 다자외교에서 국가간 역량강화나 신뢰구축의 매개체로 과학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면서 "백두산 관련 연구와 남북협력이 지속되기를 위해서는 다자협력체계를 통한 연구와 북한의 참여, 전문가 집단의 신뢰성 구축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두 한국과학기자협회장은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간 협력 관계의 매개체는 과학기술이 될 수 있으며, 관련 연구는 정치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 지속돼야 한다"면서 "과기부와 통일부가 적극 협력해 북한과 접촉하면서 남북간 지속가능한 과학기술협력기반을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승환 한국과학기술외교클럽 회장은 "화산 분화 문제는 과학기술뿐만 아니라 범국민적, 범 정부적 차원의 문제"라면서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고 동북아 평화번영을 위한 선도적인 모델로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백두산 문제는 범국민, 범정부적 문제···공감대 절실"

정치권에서도 이러한 백두산 화산 관련 연구의 중요성에 공감하면서 정책적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남북협력의 물꼬를 트기 위한 과학기술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이 차관은 "과학기술 자체가 만국 공통의 언어이자 외교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면서 "과학자 출신 대사, 과학자가 국제기구에 많이 진출해 저변을 확대하고 감염병, 미세먼지 등 각종 사회문제를 과학기술 기반의 남북협력으로 해결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심재권 국회의원 외교통일위원장은 "백두산 화산 문제가 단순히 한반도 문제를 떠나 동북아 전체의 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반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나 관련 연구 등이 미비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평창올림픽에 이어 과학기술이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데 마중물이 될 수 있으며,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백두산 관련 연구가 활발해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세정 국민의당 의원은 "남북협력 예전에는 학회도 같이하고 기회도 많았다"면서 "베트남 등 개도국에서 한국 과학기술이 호평을 받고 있으며, 국격을 높이고 교류를 이끄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도 "최근 경주와 포항 일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재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걱정이 커지고 있다"면서 "과학기술을 통해 이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하며, 다양한 국가와의 협력 증진과 신뢰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김남중 통일부 정책실장은 "백두산 화산 연구를 통해 재해를 미리 예측하고 대비해야 한다"면서 "공동연구, 기술연구 등을 통해 남북 모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정책이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미옥 과학기술보좌관은 "재해재난 측면 뿐만 아니라 백두산의 자연유산, 역사적 가치, 지질학적 의미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며, 남북 과학기술 협력 강화 등을 위해 과학가자 기존에 가진 네트워크를 국가적 외교 자원으로 연결해서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 앞서 신중호 지질자원연 원장은 인사를 통해 "정치사회문제, 프로젝트 전무 등을 이유로 그동안 백두산 관련 연구가 부족했지만 앞으로는 국가 차원에서 필수 과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백두산 관련 연구단이나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는 한편 남극 세종과학기지처럼 백두산에 이와 관련된 연구시설인 '단군과학기지' 조성까지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포럼은 심재권 국회 외교통일위원장과 한국과학기술외교클럽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주관과 후원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각각 담당했다. 

패널토론 진행 모습.<사진=강민구 기자>패널토론 진행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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