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철 KAIST 교수팀, '조절 T 세포'의 염증성 변화 발견

다양한 염증성 질환 이해와 치료에 적용시킬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KAIST(총장 신성철)는 신의철 의과학대학원 교수, 정민경 교수와 최윤석 충남대 의대 교수, 박준용 연세대 의대 교수로 이뤄진 공동 연구팀이 바이러스 간염을 악화시키는 '조절 T 세포'의 염증성 변화를 발견했다고 8일 밝혔다.

조절T세포에 의해 간손상이 악화되는 현상.<자료=KAIST 제공>
조절T세포에 의해 간손상이 악화되는 현상.<자료=KAIST 제공>
바이러스성 간염은 A형, B형, C형 등 다양한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간세포(hepatocyte)를 파괴시키는 특징을 갖는다.

간세포 파괴는 바이러스에 의해 직접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활성화된 면역세포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상세한 작용 원리는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바이러스성 간염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조절 T 세포의 변화에 주목했다. 조절 T 세포는 다른 면역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해 인체 내 면역체계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염증이 유발된 상황에서 이 세포의 면역억제 기능이 약화되며 오히려 염증성 사이토카인 물질이 분비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A형, B형 등 바이러스성 간염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과거에는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조절 T 세포가 염증성 변화를 일으켜 면역 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이자 TNF라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물질을 분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어 TNF를 분비하는 조절 T 세포가 바이러스성 간염 악화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급성 A형 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해 환자의 조절 T 세포의 면역억제 기능이 저하된 상태임을 밝혔고 TNF를 분비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조절 T 세포 변화의 분자적 작용 원리를 밝히고 이를 조절하는 전사인자를 규명했다.

또한 조절 T 세포의 이러한 변화가 B형과 C형 간염환자에게도 나타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신의철 교수는 "바이러스성 간염에서 간 손상을 악화시키는 조절 T 세포 변화에 대한 첫 연구사례"라며 "향후 바이러스성 간염에서 효과적 치료 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세포와 분자를 규명했다는 의의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동물 모델이 아닌 인체에서 원리를 직접 밝히기 위해 충남대 의대, 연세대 의대 등 임상 연구팀과 KAIST 의과학대학원의 면역학 연구팀의 협동 연구가 이뤄졌다.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소화기학(Gastroenterology)'에 지난해 12월호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