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계연구원의 도현민 ·서준호·우현수 박사
산업용 로봇·진단 로봇·스마트 로봇의족 등 "로봇의 궁극은 삶의 질 향상"

로봇3총사로 불리는 한국기계연구원의 도현민·서준호·우현수 박사(왼쪽부터)<사진=한국기계연구원>
로봇3총사로 불리는 한국기계연구원의 도현민·서준호·우현수 박사(왼쪽부터)<사진=한국기계연구원>
"병원에 갔는데 울릉도에서 오셨다는 70대 할머니 한분이 무척 힘들어 하시는거에요. 수술 후 예후 진단을 위해 새벽부터 왔는데 갈일이 걱정이라면서."

"사고로 다리를 잃고 의족을 한 분이었어요. 오래 사용하면서 연결 부위에 상처가 생겨 고통스럽다며 보여 주시는데 마음이 아팠습니다."

사람들의 호소와 불편함을 허투루 듣지 않았다. 마음에 저장하고 해결을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로봇계의 3총사라 불리는 한국기계연구원의 도현민 ·서준호·우현수 박사(이름 순).

이들은 산업현장에서 사람을 대신하는 로봇(도현민 박사),  외딴섬에서도 명의의 진단을 받을 수 있는 진단로봇(서준호), 실제 발목처럼 가볍고 자연스러운 스마트 로봇의족(우현수 박사)을 개발하며 기계와 사람을 잇는 로봇 공학자로 불린다.

로봇 3총사의 공통점은 사람을 향한 마음과 시선이다. 차갑도 딱딱한 기계에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온기를 불어 넣는 따뜻함이다. 3총사의 개발 분야는 다르지만 사람을 위한 로봇에 관심이 많다는 공통점으로 서로에게 긍정 에너지가 되고 있다.

◆병원서 만난 할머니와 다리 절단 환자에서 시작된 연구

진단 로봇 래디우스(RADIUS)를 설명하며 시연하는 서준호 박사(오른쪽).<사진=길애경 기자>
진단 로봇 래디우스(RADIUS)를 설명하며 시연하는 서준호 박사(오른쪽).<사진=길애경 기자>
외딴섬에서도 명의의 진단을 받을 수 있는 의료영상 진단 로봇시스템 '래디우스(RADIUS)'를 개발한 서준호 박사. 그의 연구는 진료 차 들른 병원에서 만난 할머니와 이야기를 하면서 시작됐다.

서 박사는 "정형외과 수술후 예후 진료차 세시간 동안 배 타고 병원에 왔는데 10분 진료 받고 다시 갈 생각을 하니 너무 힘들다는 할머니 이야기가 귀에서 맴돌았다"며 래디우스 개발 동기를 소개했다.

'RADIUS'는 손으로 들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로봇시스템. 의사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어 도심지역의 초음파 진단 전문의가 실제 진료하는 것처럼 로봇이 똑같이 움직이며 진료하게 된다.

의료진이 전문가 자문으로 참여, 복부나 간, 담낭, 자궁, 근육까지 다양하게 사용해 보면서 래디우스의 강점도 인정받은 상태다.

서 박사는 "아직 상용화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차가운 기계에 사람의 호흡을 담은 따뜻한 기계기술이 확산되도록 후속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싶다"며 "섬이나 외딴 군부대 등 의료진이 부족한 곳에서 활용되며 많을 사람들이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발목처럼 가볍고 자연스런 '스마트 로봇의족'을 개발한 우현수 박사.

그는 다리가 절단된 환자의 고통을 함께 느끼며 연구를 시작했다. 일반 의족은 걸음걸이도 자연스럽지 않고 오래 사용하다 보면 헐거워지며 환자에게 또 다른 불편이 된다. 이에 비해 로봇의족은 개인별 보행 모델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작돼 환자의 자연스런 보행을 돕는다.

하지만 국내에 소개된 제품은 대부분 해외제품으로 가격만 해도 8000만원 수준으로 고가다. 무엇보다 환자가 직접 해외에 3개월정도 거주하면서 모델을 개발하는 과정으로 또 다른 부담이 된다.

우 박사팀이 개발한 스마트 의족로봇은 무게도 1.4kg으로 사람의 발목과 비슷하다. 실제 걸음을 걸을 때처럼 땅 바닥을 차주는 반동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 박사는 "보행모델 분석기술을 개발해 웨어러블 로봇의 동작제어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기존 제품에 비해 무게가 가볍고 가격은 5분의 1수준으로 낮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그는 "환자에게 시작품 착용 실험을 진행했는데 반응이 좋다. 2018년 국내, 2019년 해외 시장 진출을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했다.

우현수 박사가 개발한 로봇의족. 무게도 사람의 발목정도로 가볍고 반동도 구현할 수 있다.<사진=한국기계연구원>
우현수 박사가 개발한 로봇의족. 무게도 사람의 발목정도로 가볍고 반동도 구현할 수 있다.<사진=한국기계연구원>
◆"로봇의 궁극은 사람과 함께 하며 사람을 돕는 것"

"로봇에 인공지능이 적용되며 일부에서는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게 아니냐고 걱정하는데 로봇 연구자가 생각하는 궁극은 사람과 같이 일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 로봇입니다."

산업용 양팔로봇 '아미로' 개발에 참여한 도현민 박사. 그가 그리는 로봇과 인간의 미래는 '인간과 로봇의 협동'이다.

양팔로봇 아미로는 정밀도와 소형화다. 사람 크기의 공간만 있으면 설치할 수 있어 산업계의 호응도 높다. 두 개의 손이 조화롭게 움지이며 사람과 비슷한 움직임과 속도로 작업대에서 일 할 수 있어 협업이 가능하다.

도현민 박사는 "어릴적 TV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로봇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사람의 생활을 돕는 로봇을 개발하는게 꿈이었다"고 추억을 전했다.

그는 "로봇에 인공지능을 적용하게 되면서 사람과 로봇이 같이 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면서 "좀 더 많은 협력 작업을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도 박사는 최근 일본에서 열린 국제산업로봇전(iREX)에 다녀왔다.

그는 "로봇전에서 주목할 것은 협동 로봇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으로 세계적 흐름"이라면서 "일본은 대기업, 유럽은 메이저 회사들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데 우리는 중소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저력을 발휘하면 기술 수준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로봇이 일자리를 빼앗을거라고 우려하는 분들이 많은데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 할 것으로 기대한다. 로봇을 거부하기보다 사람과 함께하는 로봇을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도현민 박사가 참여해 개발한 양팔로봇 '아미로'.<사진=한국기계연구원>
도현민 박사가 참여해 개발한 양팔로봇 '아미로'.<사진=한국기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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