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연구진, 질량분석 이미징 시스템 개발

국내 연구진이 살아있는 생체 샘플을 화학적 전처리 과정 없이 고해상도로 질량분석 이미지를 획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신약 스크리닝 기술로 활용하면 신약 개발 신뢰도 향상과 실험동물의 희생을 줄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DGIST(총장 손상혁)는 문대원 뉴바이올로지전공 교수, 김재영 리서치펠로우 연구팀이 살아있는 생체 샘플을 수 마이크로미터(㎛) 해상도로 분석할 수 있는 고분해능 질량분석 이미징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질량분석 이미징 기술은 조직과 세포에 있는 생체 분자를 탈착시켜 생체 분자의 질량을 측정해 조직과 세포의 생체 분자 정보를 얻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생체 분자의 공간 분포도 정보를 알 수 있으며, 어떤 물질이 어느 부위에 얼마나 존재하는지 측정할 수 있다.

그동안 고해상도의 질량분석 이미지를 얻기 위해 진공상태에서 생체 샘플을 분리시키는 이온빔 탈착 방식이나 레이저 탈착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

그러나 진공 챔버에 샘플을 넣어 정확히 분석하기 위해서는 샘플을 얼려 자르거나 화학 처리를 하는 전처리 과정이 필요해 이 과정에서 샘플이 손상되거나 분자 정보가 줄어드는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적으로도 지난 10여년 동안 대기압 환경에서 질량분석이나 질량분석 이미징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다. 하지만 대기압에서 생체 샘플을 이온화하는 성능의 한계로 해상도가 수십에서 수백 ㎛에 달해 생명과학과 의학 분야에 직접 활용되지 못했다.

이에 연구팀은 생체 샘플에서 생체 분자를 탈착시킬 때 펨토초 레이저를 사용하고, 생체 분자를 이온화할 때에는 플라즈마 젯을 이용해 생체 샘플의 질량분석을 동시에 진행했다.

또한, 살아있는 생체 조직의 내포작용(Endocytosis)을 활용해 생체 샘플에 금 나노입자를 고르게 펴 낮은 레이저 출력으로도 생체 분자 탈착이 잘 일어나도록 생체 샘플의 광흡수 특성을 바꿨다.

연구팀은 생체 샘플의 대기압 이온화 질량분석 시 발생할 수 있는 공학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온 전달장치, 레이저 집속렌즈, 2D 스캐닝 스테이지, 장치 간 신호 동기회로 등을 추가해 시스템으로 완성했다.

개발된 시스템을 이용해 쥐의 뇌 조직인 해마 조직절편으로부터 250여개의 생체 분자 물질이 추출됐다. 이후 10여개의 생체 분자 물질에서 분해능 3㎛ 이내의 질량분석 이미징 획득과 함께 같은 쥐에서 채취한 인접 조직절편을 사용해 약물의 효과 여부를 생체 조직 수준에서 확인됐다.

문대원 DGIST 뉴바이올로지전공 교수는 "생체 샘플에서 손상되지 않은 많은 생체 분자 정보를 얻고, 이를 고해상도로 시각화할 수 있어 분자생물학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샘플에서 검출할 수 있는 분자량의 영역을 넓히는 후속 연구를 진행해 신약 스크리닝, 질량분석 내시경 개발 등 의료진단 분야에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임동권 고려대 교수 연구팀, 박지원 충남대 연구교수팀이 함께 진행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1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고분해능 대기압 질량분석 이미징 시스템 모식도(윗쪽)와 실제 시스템 사진(아랫쪽)<사진=DGIST 제공>
고분해능 대기압 질량분석 이미징 시스템 모식도(윗쪽)와 실제 시스템 사진(아랫쪽)<사진=DG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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