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연,  터널화재 초기 진압 신기술 개발
소화용수의 사용량 절감, 안전사고 방지 등 가능

철도, 터널, 변전소, 지하철, 도로 등 각종 지하시설물에 발생하는 화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직무대행 정준화)은 화재안전연구소가 '압축공기포 소화설비 시스템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지하와 같은 반밀폐 공간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높은 온도의 열기와 유독가스, 연소되지 않은 분진 등의 오염물질이 공간 내에 머물러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이러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빠른 화재진압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장대터널 등이 많아지면서 이에 대한 신속한 화재대응 기술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사고 이후 열차 내부의 내장재가 불연성으로 교체되고, 법령상 소화기 비치, 승강장 스프링클러 설비 등의 조치가 완료됐다. 하지만 효과적으로 열차화재를 진압하는 시스템형 화재진압시설은 아직까지 갖춰지지 않았다.

이에 건설연 연구진은 압축공기포 화재진압 기술 시스템은 특수장치를 사용해 열차의 강화유리를 동시에 파괴해 승객의 빠른 탈출을 유도하며, 압축공기포로 소화약제를 분사해 화재 진압을 가능하게 했다.

연구진은 이를 대심도 터널, 승강장 등 주요 시설에 실용화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화성시에 위치한 건설연 화재안전연구소에서 철도모형 화재 실증실험을 진행했다.

이번 기술은 압축공기장치를 사용한 기포로 산소를 차단함과 동시에 기포가 증발하는 기화열 냉각을 통해 효과적으로 화재를 진압할 수 있다.

무독성 기포는 지하 밀폐공간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으며, 소화용수의 사용량도 3분의 1 수준의 절감이 가능하다. 

일반 살수에 비해 구조자의 안전도가 높다는 것도 압축공기포 소화기술의 장점이다. 기포는 입자상·가스상 물질을 포집하는 능력이 있어 대피환경개선 효과가 높다. 또한, 기존 이산화탄소 거품과 달리 물을 기반으로 하는 친환경 무독성 약제를 사용하므로 질식될 우려도 적다. 나아가 물대포와 같은 소화용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물리적 부상위험이나 반밀폐공간에서의 침수·익사 위험도 낮다.

기포는 소화 후 빠르게 증발하기 때문에 화재현장에 별다른 부산물을 남기지 않아 후처리 비용도 절감되며 소화용수도 3분의 1 수준으로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기포 표면장력을 향상시킨 친환경 약제를 개발했다. 기화열 원리를 이용한 냉각효과는 터널 구조물 등을 화재열기로부터 보호해 주는 효과도 있다.

유용호 건설연 연구위원은 "철도, 지하철, 해저터널 외에도 최근 급증하고 있는 각종 지하 시설물들이 가진 화재의 취약성을 극복하는 데 요긴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향후에도 현장적용을 위한 지속적인 기술신뢰성 검증과 기술이전을 통한 상용화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창문파괴장치가 화재가 발생한 열차 모형의 강화유리를 파괴하는 모습.<사진=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제공>
창문파괴장치가 화재가 발생한 열차 모형의 강화유리를 파괴하는 모습.<사진=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제공>

소화약제 분사로 화재가 집압되어 가는 모습.<사진=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제공>
소화약제 분사로 화재가 집압되어 가는 모습.<사진=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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