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박수훈 초빙교수·양성광 前 중앙과학관장 중 적임자는
이사회 12월 안에 선임 완료 할 예정

일년이 넘도록 공석이던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하 특구진흥재단) 이사장 후보 2인이 발표되며 대덕특구가 술렁이고 있다.

특구진흥재단 이사장추천위원회는 지난 1일 제5대 이사장 후보로 박수훈 극동대 초빙교수와 양성광 前 국립중앙과학관장을 이사회에 추천했다.

두 후보의 면면을 보자. 박 교수는 KINS 선임연구원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상임감사, 참여정부와 문재인 대통령 후보시기 캠프에서 산업분야 특보를 지냈다. 양 전 관장은 과기부처 관료에서 지난해 중앙과학관 관장으로 부임해 과학문화 활동을 펼쳤다.

대덕특구 구성원들은 글로벌 클러스터로서 대덕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이번 인선은 제대로 해야한다는 절박감에서 차기 이사장 후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두 후보를 안다는 몇몇 구성원은 "이전 항우연 감사시절의 박 후보를 알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보다는 정치적 성향이 강했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촛불 민심으로 시작된 정부답게 보은인사, 낙하산 인사 등 구태의연한 적폐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대덕특구 구성원들이 우려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2005년 특구진흥재단 출범과 함께 초대 이사장과 2대 3대 이사장으로 기획재정부 출신 고위관료가 임명됐다. 4대 이사장은 미래창조과학부(지금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신 고위관료가 내려왔다.

그들의 임명을 탓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의 행적은 짚고 가야 할 필요가 있다.

특구진흥재단(당시 대덕연구개발특구)은 연구개발의 핵심인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밀집해 있는 대덕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정부와 구성원들의 의지가 공감대를 이루며 출범했다.

'연구개발특구육성에 관한 특별법'을 통해 특구진흥재단의 역할도 분명히 명시했다. 공공연구성과의 사업화 촉진, 벤처생태계 조성, 글로벌 환경구축 등 소통과 교류의 중심 채널을 강조했다.

이처럼 특구진흥재단이 추구해야 할 방향이 분명함에도 역대 이사장의 활약은 실망스러웠다는 특구 구성원들의 의견이 다수다. 구성원과의 소통과 교류보다는 상위 부처 눈치보기와 개인 안위에 집중했다는 평가다.

초대 이사장의 경우 예산 등 행정 조직 안정을 위해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2대 이사장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중도에 사퇴하고 고향의 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3대, 4대 이사장은 특구내 출연연과 구성원 간 교류 활동이 거의 없어 자리 보전에 치중했다는 지적이 많다.

이처럼 특구진흥재단 역대 이사장들이 교류 활동보다 자신의 입지나 자리 보전에 치중하며 클러스터로서의 대덕특구의 생태계도 망가졌다. 구성원들이 특구진흥재단에 거는 기대도 무너졌다. 10년이 넘도록 상위 부처 입맛에 맞는 역할에 쏠리며 관료화로 더 이상 소통이 어렵다는 불만도 쏟아진다. 

대덕특구 구성원들은 특구진흥재단이 출범 취지에 맞는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출연연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 동력의 터전인 세계적 R&D 클러스터로서 활발한 생태계가 조성되길 희망한다.

그런 만큼 이번 인사에 관심이 높다. 촛불 민심으로 출범한 정부답게 더 이상 보은 인사, 낙하산 인사는 단절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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