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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연산 협력 '아이디어가 답으로' 가뭄 해결 '길' 찾았다

서동일 충남대 교수팀, 건설연, 중소기업과 협력해 '초기 강우 빗물 통합 관리 시스템' 실증화
모니터링부터 정화까지 수행···전국 보급 목표
지난 여름 초유의 가뭄으로 논과 밭은 흙먼지가 날렸다. 전국의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냈고 인근 주민은 식수 문제로 고통을 겪기도 했다.

근본적인 가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다양한 과학기술이 소개됐지만 지역마다 다른 특성으로 현장 접목에는 어렵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매년 반복되듯이 올해도 그렇게 가뭄의 고통이 재현되며 여름이 지나갔다. 그런 가운데 대학, 정부출연기관, 기업이 머리를 맞대며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 가뭄 해결을 위한 길을 마련해 주목된다. 

대전 유성구 관평동 수변공원. 공원을 따라 걷다 보면 하천 유수지 방면 인근에 세워진 컨테이너박스가 눈길을 끈다. 내부를 자세히 둘러보니 컴퓨터 장치와 샘플을 채취하기 위한 장치들이 빼곡히 자리를 채우고 있다. 컴퓨터 모니터에는 각종 데이터와 그래프가 실시간으로 변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다시 외부로 나와 내려가면 유수지 한쪽에 처리시설과 펌프가 설치되어 있다.

빗물이 내리는 초기에 오염물질을 제어하기 위해 구축된 통합관리 시스템의 모습이다. 개발된 시스템은 학연산이 협력해 이룬 결실로 가뭄 해결이나 수자원 확보에 효과가 있다.

서동일 충남대 환경공학부 교수 연구팀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팀, 중소기업 기술진들은 국토교통부가 지원하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하천 조성 기술 개발' 연구단 과제의 일환으로 지난 2014년부터 머리를 맞댔다. 이어 연구 4년만에 시스템을 실증화하는데 성공했다.  

비가 내릴 경우 도시 표면에 쌓여 있는 오염물질이 전체 하천으로 유입돼 오염될 수 있다. 유수지에서 모니터링 시설과 처리·제거 시설로 구분된 시스템을 이용하면 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매일 24시간 365일 일기예보를 이용해 비가 내릴 것이라는 정보가 입수되면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유량과 오염 물질 유입 정보을 사전에 예측한다. 예측된 데이터는 각종 센서가 장착된 처리·제거 시설에서 원격으로 자동제어할 수 있다. 방류 또는 정화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 빗물 저장 관리가 가능하다.
초기 강우 빗물 통합 관리 시스템 구조.<사진=충남대학교 제공>초기 강우 빗물 통합 관리 시스템 구조.<사진=충남대학교 제공>

◆문제점 진단 위한 데이터조차 없어···"유량, 수질 데이터 축적하고 통합 관리"

"쉽게 말해 그동안 데이터가 없어 수량, 수질 관리가 전혀 안됐습니다. 환자와 같았죠. 원인조차 파악 못하고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었어요. 개발한 통합 시스템을 이용하면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면서 대비할 수 있습니다."

연구를 주도한 서동일 충남대 교수는 빗물 통합관리시스템 실증화를 추진하게 된 배경으로 위와 같이 설명했다.

이번 통합관리시스템 실증화 과정에서 충남대와 산업체에서는 모니터링·처리시설 개발과 식생매트 등을 각각 개발했다. 건설연 연구진은 이를 총괄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공동 연구팀은 빗물이 하천으로 흘러들어가 오염되는데 이에 대해 무방비였던 상황에 주목했다. 또 스마트워터그리드 등 주요 물관리 연구나 논의가 공급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수자원 관리에 관심을 갖게 됐다.

비가 내리면 자동차 타이어 마모에 의한 잔해물, 쓰레기 투기로 인한 오염수 등이 고스란히 표면 유출수가 되어 유수지를 거쳤다가 하천으로 확산된다. 서동일 교수는 그동안 학생들과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 함께 수질, 유량 특성 파악에 나섰지만 실시간으로 이를 감시하고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개발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계속됐다. 비가 오면 장비가 쓸려 나가는 등 돌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공원을 산책하던 주민들이 시설을 잘 몰라서 발로 차고 가기도 했다. 공공시설 안에 설치된 시설에 대한 전기세 문제, 관계 법령 문제 등도 해결해야 했다. 

공동 연구팀은 월 1회는 필수적으로 만났다. 이 뿐만 아니라 서울과 대전을 오가며 실무자들이 주 1회 이상 만나며 서로의 진행상황을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나갔다. 지속적인 논의와 연구 과정 끝에 개발된 시스템은 공간적 효율성, 관리 효율성, 투자 효율성을 모두 고려해 설계됐다. 

유수지 인근의 국유지를 활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둔치 지하에 설치해 외부 노출이 최소화됐다. 마치 김장독을 지하에 묻는 것과 같은 원리를 적용해 공간을 최대한 아껴 쓰는 방법을 택했다.

시스템의 처리 과정을 살펴보면 비가 내리기 이전에 일기예보를 통해 유량과 오염물질 유입정보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예측·분석하게 된다. 각종 센서를 통해 만들어진 자동 모니터링과 제어장치를 활용해 자동이나 원격으로 빗물을 모아 정화하거나 흘려보낼 수 있다. 

빗물 정화는 일체의 약품 처리 없이 자연 자정 작용을 활용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예산 효율성 등을 감안해 오염원 앞 부분만을 선택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받아진 빗물에서 불순물을 분리하고 시간을 두면 오염물질이 중력에 의한 침전작용으로 제거된다. 친환경 공법이지만 실험 결과 하루만에 고형 오염물질을 70% 이상 제거하는 효과를 거뒀다. 

정화된 빗물은 수자원 관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도시의 하천은 비가 와도 도로 포장, 건물 등으로 지하로 스며들 여지가 감소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하천 건천화 현상이 발생할 경우, 저장하고 있던 물을 방류해서 최소한의 유량을 확보할 수 있다.

김규호 건설연 국토교통부 그린리버 연구단장은 "연구단에서는 실용화에 주안점을 갖고 연구를 수행해 왔다"면서 "이 시설의 보급이 확산되고, 하천 내 수처리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환경이 개선하는 데 기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산업체와 협력하며 전국 보급 추진 

서동일 교수는 이번 통합 시스템이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를 통해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개발된 시스템은 전국 각지의 하천에 보급되어 구현될 때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

서 교수는 "이번 실증화를 통해 환경산업이 기존의 논문이나 학술 단계를 넘어 산업에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면서 "시민, 과학자, 언론인, 정치인 등이 모여 이에 대한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돼야 한다"는 견해도 내비쳤다.

그는 "대전시 차원에서도 중소기업들과 함께 환경 산업을 주력산업으로 육성해 스타기업을 배출할 수 있다"면서 "추가적인 센서, 원격 제어처리기술 연구 등이 수반되고 이 시스템이 확산되면 더욱 체계적인 환경 관리 시스템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구는 내년을 마지막으로 종료될 예정이다. 공동 연구팀은 개발된 기술을 중견기업 등에 이전해 전국 주요 하천에 확산시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박재로 건설연 박사는 이번 실증화가 R&D(연구개발)를 넘어 R&DB(연구개발사업화)를 가시화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박 박사는 "내년을 마지막으로 과제가 종료되지만 향후 후속 과제를 수행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개발된 시스템은 전국 곳곳에 설치되어 오염물질을 저감해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산업체와 협력해 사업이 확장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상훈 플러스파운틴 상무도 "산업체 입장에서 독자적으로 과제를 수행하기에는 쉽지 않으며, 사업적 측면에 대해 민감할 수 밖에 없다"면서 "학교와 연구소의 학술적인 측면과 기업체 입장에서 실용적인 측면을 결합해 성과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개발된 시스템을 전국에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 유성구 관평천 유수지. 이 유수지 주변에 빗물 통합관리시스템이 구현됐다.<사진=강민구 기자>대전 유성구 관평천 유수지. 이 유수지 주변에 빗물 통합관리시스템이 구현됐다.<사진=강민구 기자>

초음파 수위계와 펌프 장치.<사진=강민구 기자>초음파 수위계와 펌프 장치.<사진=강민구 기자>

서동일 충남대 교수 실험실의 제어장치 모형.<사진=강민구 기자>서동일 충남대 교수 실험실의 제어장치 모형.<사진=강민구 기자>

유수지 인근에 실증화 된 제어장치. 고형오염물질을 분리 수집하고 협잡물 등을 제거할 수 있다.<사진=강민구 기자>유수지 인근에 실증화 된 제어장치. 고형오염물질을 분리 수집하고 협잡물 등을 제거할 수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원거리에서도 빗물 통합관리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다.<사진=강민구 기자>원거리에서도 빗물 통합관리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필요시 정화된 수자원을 방류할 수 있다.<사진=강민구 기자>필요시 정화된 수자원을 방류할 수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빗물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사진=강민구 기자>빗물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사진=강민구 기자>

서동일 충남대 교수가 실증화된 시설을 설명하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서동일 충남대 교수가 실증화된 시설을 설명하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지난 2일 열린 현장 실험시설 개소식에 참여한 주요 관계자들의 모습.<사진=강민구 기자>지난 2일 열린 현장 실험시설 개소식에 참여한 주요 관계자들의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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