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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미세먼지 무지한 사회 이대로 괜찮나?

인류난제 미세먼지 해결의 과학적 진단과 해법은?
배귀남 미세먼지 국가전략프로젝트 사업단장의 對국민 바람
배귀남 단장 "미세먼지 문제는 아주 복잡합니다"<사진 = KIST 제공>배귀남 단장 "미세먼지 문제는 아주 복잡합니다"<사진 = KIST 제공>

"미세먼지 해결? 유럽 쳐다보고 미국 쳐다봐도 답을 안준다. 우리가 답을 만들어 가야 한다."

"미세먼지로 전국민이 혼란스럽다. 전문가들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했으면 지금처럼 혼란스럽지 않을텐데 결국 자업자득이다. 투자를 안하니 예측능력이 없다."

"통계적으로 우리가 실외에 있는 비중이 5%다. 나머지 90% 이상은 실내 공기를 마신다. 그런데 우리는 실외의 온갖 미세먼지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어떤 연구에 집중해야 할지 합리적인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지난 3일 오후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국제협력관 1층 세미나실. 미세먼지를 주제로 한국과학기자협회-KIST 공동세미나가 열렸다. 배귀남 미세먼지 국가전략프로젝트 사업단장은 기자들과 만나 미세먼지라는 당면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해 오랜 숙고를 풀어놓았다.

'미세먼지 국가전략프로젝트 사업단'은 이름대로 국가가 나서 문제를 풀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전략 프로젝트다. 미세먼지 사업단은 탄소자원화 등 9개 국가 전략프로젝트 중 하나로 선정돼 이달부터 본격 가동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환경부, 보건복지부 범부처 소속 500여명의 과학기술인들이 힘을 모아 미세먼지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나갈 예정이다. KIST를 비롯해 한국기계연구원‧서울대‧광주과학기술원 등 10개 연구기관이 참여한다. 2020년까지 총 496억 원이 투입된다. 

배귀남 단장은 1987년 KIST 입사 후 30년간 미세먼지를 연구해 온 국내 최고 대기과학 전문가다. 그동안 미세먼지 이슈가 국가 사회적으로 제대로 풀리지 못한 사실에 대해 배 단장은 미세먼지 전문 지식인으로서 국민들에 죄송한 마음을 내비쳤다. 

그런 가운데 배 단장은 미세먼지 문제를 너무 단순하게 그리고 말로만 풀어나가려고 하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 문제점을 꼬집으며, 특정 그룹이 아닌 국민과 과학자‧정부 등 모든 구성원이 합리적 인식으로 지혜를 모아야 문제가 풀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 단장은 국민들에게 바랬다. 미세먼지를 해결하려면 정확한 인식을 해야 한다고. 그래야 미세먼지에 대해 정부와 기업, 과학자들에게 합당한 요구를 할 수 있고 합리적 대응을 이끌 수 있다고 말이다. 배 단장은 우리 사회가 미세먼지 이슈에 대해 정확히 인식해야 할 과학적 진단과 해법을 설명했다. 

초미세먼지의 발생 경로를 밝히는 '스모그 챔버'<사진 = KIST 제공>초미세먼지의 발생 경로를 밝히는 '스모그 챔버'<사진 = KIST 제공>

◆ 인식해야 할 첫 번째 사실 - 미세먼지 의외로 복잡하다

간단하게 봐서는 문제의 본질을 보지 못한다. 미세먼지 이슈는 단순한 대기오염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대기오염 현상 규명, 예보, 배출원, 집진저감기술, 공기청정기술, 건강영향평가 등 모든 분야에 걸쳐 관련돼 있다. 그만큼 다양한 전문가들이 힘을 모아야 해결할 수 있는 사회문제이다. 

중국은 미세먼지에 대해 엄청나게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올해 1월 대기오염물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베이징, 상해, 광저우, 시안 등 지역별로 문제가 다르다. 배출원도 지역별로 상이하다. 우리나라도 권역별로 문제가 다른데 너무 단순하게 보려한다. 복잡한데 단순하게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실상이 복잡하면 복잡한대로 문제를 해결해 가야 한다. 

미세먼지는 입자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이하인 먼지다. 미세먼지라고 해도 물리적 특성에 따라 다르다. 입자 크기가 2.5㎛ 이하인 것은 초미세먼지다. 크기와 질량, 개수, 표면적이 모두 다르기에 다른 접근을 해야 한다. 물리적 특성 뿐만 아니라 성분이 어떠냐에 따라 다르다. NOx(질소산화물), VOCs(휘발성유기화합물), SO2(아황산가스), NH3(암모니아) 등 다양하다. 배출원도 1차 배출 입자(황사, 런던 스모그)와 2차 생성 입자(LA 스모그)를 달리 이해해야 한다. 

미세먼지 자체만 가지고 대응해서는 안된다. CO(일산화탄소)와 오존과 같은 가스도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상 원인물질로 봐야 한다. 단편적 응급처치에 치중하지 말고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해법을 추구해야 한다.

◆ 두 번째 사실 - 과학만 갖고 안된다. 기술-정책 연계돼야

과학과 기술, 그리고 정책이 연결이 되어야만 실효성이 있다. 지금까지는 따로 국밥이었다. 기술만 있어서 되는게 아니다. 미세먼지 사업단은 과학과 기술, 정책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과학적 지식이 정책에 반영되고, 기술개발 대응이 이뤄지도록 긴밀하게 연결되어야 한다. 

특히 미세먼지는 과학 따로 기술 따로 정책이 연결되어야 한다. 과학과 기술을 다르게 봐야 한다. 과학적 지식이 다르고, 기술적 대응이 달라야 한다. 

과학만 이야기하면 국민들에게 전체적 설명이 안된다. 미국에서도 미세먼지 문제가 복잡하니까 연구자들이 정책입안자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두꺼운 책을 만들었다. 과학과 기술, 정책의 소통이 종합적으로 돼야 한다. 

과학 연구자는 발생‧유입 관점에서 계절별 집중 측정을 해야 하고 오염원을 규명해야 한다. 미세먼지에 대해 입체관측 시스템을 구축하고 예보 고도화를 위해 통합 대기질 모델링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건강영향평가와 정보 서비스 통합체계도 꾀해야 한다. 정부의 공무원 입장에서는 연구성과를 기반한 대기환경정책과 환경보건정책을 입안해야 한다. 협의체도 운영하고 글로벌 협력체계를 구축하며 실증사업 지원도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배출원 저감을 위해 발전소‧제철소 등 사업장 실증을 해야 하며 대형사업장의 미세먼지 저감 및 실증을 추진해야 한다. 

◆ 세 번째 사실 - 중국한테 뭐라할 문제 아니다. 韓中日 한 '호흡권'으로 봐야  

미세먼지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와 지역이 함께 풀어가야 한다. 중국에서 미세먼지나 황사가 온다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 하지만 사실 중국도 1차 미세먼지 피해자다. 한국, 중국, 일본을 하나의 '호흡권'으로 봐야 한다. 

각 국가별 정부 차원에서 협의해 나갈게 있지만 민간차원에서도 협력을 펼쳐나가야 한다. 정부 주도의 흐름은 정치적 영향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도 있기 때문에 연구자들끼리 민간 차원에서 전문가 포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협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연구자들이 좋은 논문을 쓰면서 객관적 데이터를 내고 교류하도록 해야 한다.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공동연구와 공동프로그램을 추구해야 한다. 현재 한-중 연구단도 만들어지고 있고, 중국과 스모그 챔버 협력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로 보완관계로 전략적인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 

하헌필 KIST 미래융합기술연구본부장이 제철소·선박 배연가스 정화용 저온 탈질촉매 연구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이 성과가 완성되면 제철소 등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을 제거할 수 있다.<사진 = KIST 제공>하헌필 KIST 미래융합기술연구본부장이 제철소·선박 배연가스 정화용 저온 탈질촉매 연구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이 성과가 완성되면 제철소 등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을 제거할 수 있다.<사진 = K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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