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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科技 정책 '모래성'···"지식 집대성 기획돼야"

동아시아연구회, 14일 '해외 정책기획 시스템 비교' 학습
동아시아과학기술연구회는 24일 대덕넷 교육장에서 정기모임을 개최했다. 김갑수 KAIST 교수가 '산업·기술 정책의 진단과 개선'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동아시아과학기술연구회는 24일 대덕넷 교육장에서 정기모임을 개최했다. 김갑수 KAIST 교수가 '산업·기술 정책의 진단과 개선'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한국의 과학·산업기술 행정체계 시스템 구성은 선진국에 버금가지만, 문제는 '지식 집대성' 정책기획이 전혀 안되고 있다. 지식이 연결되지 않는다. 쉽게 무너지는 모래성 스타일이다."

자발적 학습모임 동아시아과학기술연구회(회장 조양구)는 24일 대덕넷 교육장에서 '10월 정기모임'을 가졌다. 이번 모임은 김갑수 KAIST 교수가 준비한 '산업·기술 정책 진단과 개선' 주제 보고서를 학습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김갑수 교수는 '한국의 과학·산업기술 행정체계도'(출처: 홍성주 STEPI 박사)를 분석했다. 제1층위부터 제4층위까지의 시스템 구성은 선진국에 버금가지만 '지식 집대성' 정책기획은 전무하다는 것.

왼쪽은 '한국의 과학·산업기술 행정체계도'.(출처: 홍성주 STEPI 박사), 오른쪽은 일본 내각부 구조.(출처: 김갑수 교수 보고서) 왼쪽은 '한국의 과학·산업기술 행정체계도'.(출처: 홍성주 STEPI 박사), 오른쪽은 일본 내각부 구조.(출처: 김갑수 교수 보고서)

김 교수에 따르면 국내 과학·산업 관련 수많은 심의회·위원회에서 위원 명단조차 쉽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반면 일본 내각부는 모든 위원 명단을 공개할 뿐만 아니라 심의회 날짜·회의록·참고자료·결론 등을 모두 공개한다.

일본 내각부는 정책기획에 모든 부처가 연결돼 있다. 일본 전국의 연구자들이 연구하고 통찰한 결과를 체계적으로 모아 지식 집대성을 형성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를 '일하는 위원회'로 통칭했다.

김 교수는 "일본과 같이 심의회 모든 정보를 공개한다는 것은 '정책기획 공식 장'을 마련하는 것과 같다"라며 "지식이 연결되고 연속되는 '지식 집대성'의 사례"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예로 일본의 '인공지능기술전략회의'를 들었다. 최근 인공지능이 이슈되면서 일본의 총무성·문부과학성·경제과학성 등이 모여 인공지능 로드맵을 만들고 인공지능기술전략회의를 설립했다. 로드맵 기획과 거버넌스 협력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독일의 사례도 짚었다. 김 교수는 "독일은 행정부 파워가 약하고 의회 파워가 강하다. 국회의원은 표를 의식하며 단체와의 협업을 중시한다"라며 "독일은 민간과 효율적인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심지어 외국인 기업도 협의체에 포함돼 있다. 그만큼 오픈된 체계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정책 기획 FT(Task Force)가 만들어지지만 이를 설명하는 홈페이지 하나 없다. 결과물로 공청회하고 끝낸다"라며 "개인들이 소명감을 가지고 일할 수 없는 '모래성 스타일'이다. 10년, 20년 전 모습과 똑같다. 앞으로 10년 후도 같은 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국내 과기부·산업부 산하 에이전시는 연구비 지원기능에 한정돼 있다. 심사해 지원하는 은행 창구와 비슷하다"라며 "정책연구, 정책기획, 전문가 네트워킹, 자료·데이터집적 등 씽크탱크 기능이 중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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