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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의 힘! 5만8000건 속 자료로 수억원 재정 아끼다

KIST 재무팀, 기술료 부가세 환급 청구 100% 승소
천 억원 가량되는 사용명세서 등 증빙자료 완벽제출
김용관 팀장 "1년 6개월동안 고생해준 팀원들에게 감사"
재무팀은 올해에 이어 지난해 '우수연구자지원팀상'을 수상한 바 있다.<사진=김지영 기자>재무팀은 올해에 이어 지난해 '우수연구자지원팀상'을 수상한 바 있다.<사진=김지영 기자>

일하면서, 혹은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는 방대한 데이터를 얻는다. 데이터들은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빅데이터가 되기도 하고, 혹은 두 번 다시 거들떠보지 않는 쓸모없는 자료가 되기도 한다. 즉 아무리 좋은 자료라도 정리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는  셈이다.

그런 가운데 기술개발에 투입된 연구비 관련 자료들을 차곡차곡 정리해 기관 재정에 '억' 소리 나게 큰 보탬이 된 사람들이 있다. KIST 재무팀의 김용관 팀장과 김병직 관리원이 그 주인공.
 
재무 부서는 자금의 효율적 활용을 지원하는 행정팀이다. 두 사람은 적극적 세법해석을 통해 국세청 환급청구액을 최소화하고 세무 검증에서 명확한 증빙 제시 등 전략적 대응을 통해 기관재정에 큰 보탬이 됐다. 법적으로 내지 않아도 되는 수억원의 경상비를 아낀 것.  그런 결과를 얻기까지 '추징요구 ↔ KIST 이의신청' 등 약 1년 6개월이 걸렸다.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5만8400건 가량의 사용명세서 하나하나 확인..."기관 재정운영 보탬돼야했다"

'친절한 재무서비스를 목표로 합니다!' 재무팀 앞에 붙어있는 구호가 눈에 띈다.<사진=김지영 기자>'친절한 재무서비스를 목표로 합니다!' 재무팀 앞에 붙어있는 구호가 눈에 띈다.<사진=김지영 기자>
 
"지금까지 면세받았던 기술료 관련 부가세를 추징하게 됐습니다. 준비 부탁드립니다."

시작은 2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9월 국세청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출연연이 기술을 이전하면서 발생한 기술료는 과세사업으로 판단하게 돼 2012~2014년까지 면세받았던 부가세를 추징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기술료 면세를 받기 전, 국세청에 사전 질의를 통해 기술료 면세가 타당하다는 답변을 받아놓았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기준이 바뀌게 된 것. 국세청이 감사원 감사를 받으면서 출연연에 대한 기술료 면세가 문제가 되자 입장을 달리 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KIST를 포함한 모든 출연연이 기술개발에 투입된 연구비의 기납부된 부가세액을 환급해야한다는 통보받게 됐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간 출연연 기술수입에 대한 부가세는 면세에 해당되어왔지만 출연연만을 위한 특혜는 아니다. 동등한 수준의 면세는 일반 기업 등에도 적용된다. 그런데 갑자기 출연연만 기준이 바뀐 이유는 연구비 조달 구조에 있다. 출연연은 기업과 달리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고 연구비를 조달한다. 세금으로 개발된 기술이전에 따른 부가세이니 일반기업과는 기준이 다르다는 것이 국세청의 입장이었다. 일단 환급하라는 조치에 따라 KIST는 수억 원을 납부할 수밖에 없었다.
 
재무팀은 일단 납부하고 고민을 시작했다. 기술료 면세가 타당하다는 답변을 받아 진행됐던 일인데다 갑작스럽게 기준을 바꿔 과거 면세에 대한 과세를 확정한 것이 합리적인가에 의문이 닿았다.
 
그리고 기술료 수입이 발생한 경우 직접 투입된 연구비 매입세액이 과세사업이라는 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자료 준비에 들어갔다. 기술료 부가세 매입세액 공제와 관련된 데이터 등 약 3년여 동안 발생한 자료들만 약 5만8448건. 하나하나 보면서 1만130건의 자료를 취합해 경정청구(납세의무자가 보정기간(3개월)이 경과하여 과다납부한 세액을 바로잡을 것을 요청하는 행위)했다. 만만치 않은 양이었지만 세법적으로 그동안 타당하게 면세를 받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자료를 모으는데 집중했다.
 
많은 자료를 모으기까지 재무팀의 팀워크가 빛을 발휘했다. 그리고 KIST가 만든 통합정보시스템이 큰 역할을 했다. 통합정보시스템은 기술개발에 필요한 연구비관련 매입세액을 구분하고 증명할 수 있도록 KIST 자체적으로 구축한 것으로, 연구자가 카드를 긁는 순간 어느 업체에서 어떤 물품을 샀는지 실시간 데이터가 전송되고, 연구비와 관련이 없으면 결제가 안되는 등 연구자가 연구비를 투명하게 쓸 수 있게 도와주는 전자증빙시스템이다. 매년 조금씩 바뀌는 연구비 사용 기준 및 사용자들 편의를 위한 유지보수를 통해 시스템 개선을 하고 있다.
 
김 팀장과 김 관리원은 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다양한 데이터들을 정리했다. 해당 시스템뿐 아니라 기술사업단과 연구개발실 등에서 활동하며 쌓은 경력과 시스템 이해를 바탕으로 세무서가 요청하는 세세한 증빙자료 모두를 오차 없이 확보하고 제출했다.
 
김 관리원은 "천억 원 가량, 5만8000건 분량의 사용명세서를 확인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지만 막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기관 재정운영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료들을 준비했다"고 회상했다.
 
김 팀장은 이 자료들을 바탕으로 세무서와 국세청, 조세심판원 등에 전액환급 심사청구를 했다. 이렇게 '추징요구↔KIST 이의신청'이 오가길 1년 6개월, 지난 7월 7일 KIST는 심사청구결과 최종 100%승소했다. '기술료 부가세로 추징당한 수억 원을 전액 환급해주겠다'는 통보도 받았다.
 
김용관 팀장은 "전액 환급 소식을 듣고 정말 큰 짐을 내려놓은 느낌이었다"면서 "세법적인 쟁점 사항을 잘 설명해 함께 환급청구를 위해 힘써 준 팀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 " '친절한 재무서비스'를 목표로 하겠습니다"
 
전액환급소식 이후, 재무팀에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기술료 부가세 환급청구 공적을 인정받아 지난 9월 KIST가 시상하는 창의혁신상을 김용관 팀장과 김병직 관리원이 대표 수상한 것. 창의혁신상은 수상 대상이 없으면 시상식을 진행하지 않는다. 이번 시상은 3년 만으로 그 의미를 더했다.
 
재무팀은 지난해 우수연구자지원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조직의 재정관련일을 맡아서 하는 것이 재무팀의 역할인 만큼 커다란 성과가 나오거나 큰 이슈로 주목받는 부서는 아니다. 재무팀은 전자증빙시스템을 구축해 연구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부적절한 자금을 집행하지 않도록 지원하고 예산을 투명하게 쓸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한 공적을 인정받았다. 해당 시스템은 타 출연연으로부터 벤치마킹요청을 수차례 받았으며, 직접 교육을 하는 등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용관 팀장은 "행정일은 연구자들이 연구를 하는데 문제없도록 지원하는, 어찌 보면 크게 빛나지 않는 업무 중 하나"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공적을 만들어주어 팀 내 자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며 좋은 기회를 만들어준 KIST에 감사인사를 잊지 않았다.
 
'재무팀은 고객이 '매우만족'하는 '친절한 재무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재무팀 입구에는 친절한 재무서비스를 목표로 하는 구호가 붙어있다. 김용관 팀장이 제일 좋아하는 말이다.

김 팀장은 "연구자들이 재무와 관련해 불편사항이 없도록 미리 파악해서 만족할 수 있는 재무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앞으로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직 관리원은 "연구비 운영과 자금 관련해 연구자들이 신경쓰지 않고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 [알찬 과학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이 기사는 KIST와 대덕넷이 공동으로 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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