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과학 선진국들, 소행성 충돌 회피 및 자원화 등 이슈화
UN 위원회 회의 등서 지속적 논의···"미래 경제권 확보 나서야"

최근 소행성이 연이어 지구에 근접해 지나며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를 막을 대응책은 있는 걸까 등 당장 닥칠 위험부터 소행성을 채굴해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까지 우주 강국들의 논의도 다양하다.

NASA(미항공우주국)에 따르면 지난 달 9일과 지난 11일 각각 '3122 플로렌스(Florence)'와 '2012 TC4' 소행성이 지구에 인접해서 지나갔다.  '3122 플로렌스(3122 Florence)' 소행성은 지구와 달 거리의 18배.  '2012 TC4' 는 지구로부터  4만2000km 거리로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10분의 1에 해당했다.

우주에서 지구 가까이 접근하는 천체들을 합쳐 '근지구천체(NEO, Near Earth Object)'라고 부른다. NASA, 한국천문연구원 등 우주 기관 전문가에 따르면 아직까지 지구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소행성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 선진 우주 강국들은 소행성의 지구 충돌을 예측하고 방지하기 위해 국제회의를 통한 공동 연구, 정보 교류, 공동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또한, 딥스페이스인더스트리즈(Deep Space Industries)나 플래니터리 리소시즈(Planetary Resources) 등의 민간 기업, 룩셈부르크, 미국 등의 국가들이 소행성 채굴·자원화에 관심을 갖고 관련 연구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11일 지구에 인접해 지나간 '2012 TC4' 소행성.<사진=NASA 홈페이지>
지난 11일 지구에 인접해 지나간 '2012 TC4' 소행성.<사진=NASA 홈페이지>
◆"소행성 위협 없었지만 국제협력 시뮬레이션 기회로 활용"

'2012 TC4' 소행성은 지난 2012년 처음 관측됐다. NASA의 지구접근천체 관측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는 하와이 소재 팬스타스(Pan-STARRS) 시스템이 이 소행성 관측에 성공했던 것. 하지만 이 소행성은 관측 직후 추적 망원경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궤도예측전문가들은 당시 관측 자료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이 소행성은 15m부터 30m 사이의 규모다. 지구에는 위험요소가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소행성은 올해 가을께 다시 지구 인접해서 지나갈 것으로 예측됐다.

그런 가운데 ESA와 유럽남천문대 연구자들은 올해 7월에 처음으로 다시 거대 8m 구경 망원경을 활용해 이 소행성을 다시 관측하는데 성공했다. 전세계 연구자들은 다시 나타난 이 소행성을 추적하기 시작했고, 관측자료들은 소행성센터(Minor Planet Center; MPC)로 보내졌다.

전세계 연구자들은 이번 사례를 국제소행성경보네트워크(International Asteroid Warning Network)를 통해 실제 소행성 경고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국제협력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검증하는 과정으로 활용했다.

이들은 연구자간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실제 시나리오로 레이더·광학 관측에 협력하고 검증 결과를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이 소행성은 오는 2050년과 2079년 다시 지구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50년 지구와 근접하는 과정에서 궤도가 바뀌면 2079년 750분의 1 정도로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천문학자에 따르면 위 행성보다 가까이 지나간 근지구소행성(Near Earth Asteroid, NEA)들이 다수 존재한다. 다만 '2012 TC4' 보다 작은 소행성들은 너무 작고 어둡거나 천문학자들이 관측하는 영역에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지나가는 줄도 모르는 사이에 접근하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분석된다.

'3122 플로렌스(Florence)'의 진로.<사진=NASA 홈페이지>
'3122 플로렌스(Florence)'의 진로.<사진=NASA 홈페이지>
◆지난 11일 UN 위원회 회의 열려···충돌 발생 관련 국제 대응책 논의

지난 11일 프랑스국립우주국(CNES) 산하 툴루즈 우주센터에서는 각국 우주국과 관련 기관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UN 평화적 우주이용 위원회 산하 우주임무기획자문그룹(COPUOS SMPAG) 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는 지구접근천체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국제기구 조직으로 NASA, JAXA(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ESA(유럽우주국) 등이 회원국 기관이 속해있으며 한국에서는 한국천문연구원이 속해 있다. 이 조직은 협력 연구, 정보 교환 등 국제적인 공동 대응을 준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매년 2회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박사에 따르면 이번 SMPAG 회의에서는 분임토의와 연석회의가 병행해서 진행됐다.

각국 우주 관련 기관 관계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충돌위협 확인 시 대응에 필요한 임계값 ▲충돌위협 확인 시 피해 최소화를 위한 우주 임무 유형과 요소기술 ▲충돌 시나리오에 따른 우주 임무 유형 구분과 대응방안 준비 ▲충돌 시나리오에 따르는 기준이 되는 우주임무계획 ▲충돌이 확실시 될 경우 필요한 활동계획 ▲충돌이 확실시 될 경우 필요한 소통 지침서 ▲지구방위를 위한 장기 로드맵 ▲충돌이 확실시 되는 소행성 궤도변경 임무를 위해 고려해야 할 기준 ▲충돌이 확실시 되는 소행성의 물성을 파악하기 위한 탑재체 구성과 설계 도구 등에 대해 논의했다.

그런 가운데 소행성 이슈 관련 한국의 적극적인 국제 협력 참여와 관심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문홍규 천문연 박사는 "소행성은 인류에게 위협되는 공통 문제이기 때문에 한국도 UN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관심을 갖고 국제기구 활동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미래의 경제권(Economic Sphere)은 태양계 공간으로 확대되는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미래 주도권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UN 평화적 우주이용 위원회 산하 우주미션계획자문그룹 회의 모습.<사진=문홍규 천문연 박사 제공>
UN 평화적 우주이용 위원회 산하 우주미션계획자문그룹 회의 모습.<사진=문홍규 천문연 박사 제공>

COPUOS SMPAG 회원국 현황.<자료=SMPAG 홈페이지>
COPUOS SMPAG 회원국 현황.<자료=SMPAG 홈페이지>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