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수 KAIST 교수팀, 운동신경 억제 아닌 흥분이 원인
김 교수 "차세대 치료법 가능"···'뉴런' 학술지에 게재

기저핵 억제성 입력이 파킨슨 증상을 나타내는 모식도. <자료=한국연구재단 제공>
기저핵 억제성 입력이 파킨슨 증상을 나타내는 모식도. <자료=한국연구재단 제공>
30년 간 정설로 자리 잡았던 파킨스병의 발병 원인을 뒤집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은 김대수 KAIST 교수 연구팀이 기저핵 신호물질이 타깃 신경을 '억제' 하는 것이 아니라 '흥분' 시킴으로써 파킨슨병의 운동 이상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은 뇌 속에서 도파민 신경이 괴사하면서 나타나는 질환으로 근육긴장, 서행, 도보이상 등 다양한 운동장애를 겪게 되며 현재까지 확실한 치료방법이 없는 상태다. 

현재 학계는 드롱(Delong) 박사 연구팀이 1980년대에 제시했던 '운동신호 억제이론'을 파킨슨병 치료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이 이론은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서 분비되는 기저핵 억제성 신호물질이 뇌 운동신경을 '억제'해 운동기능을 방해한다고 설명한다. 

운동을 조절하는 뇌구조체인 기저핵(basal ganglia)은 억제성 신호물질인 가바(GABA)를 분비, 파킨슨병에서 운동신호인 도파민이 없어지면 기저핵은 억제성 신호 물질인 가바를 더 많이 분비하게 된다. 

그러나 이 학설은 파킨슨 환자의 복잡한 증상을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어 왔다. 

이에 연구팀은 광유전학 기법으로 생쥐 뇌의 기저핵 신경을 빛으로 자극해 파킨슨병 환자와 유사한 증상을 유발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기저핵의 억제성 신호를 받은 시상핵 신경이 일시적으로 신호에 순응해 억제되는 듯 했으나 이후 '반발성 흥분'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 반발성 흥분을 억제했을 때 다양한 파킨슨 증상을 보이던 파킨슨병 생쥐가 완전히 회복되는 것을 알아냈다. 기저핵의 작용에 의해 시상핵 신경이 '억제' 되는 것이 아닌 '흥분' 함으로써 운동질환을 유도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대수 교수는 "반발성 흥분을 조절함으로써 파킨슨병 증상을 억제할 수 있는 기작이 규명됐다"며 "향후 도파민 세포가 이미 사라져 회복이 어려운 파킨슨병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차세대 치료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뉴런(Neuron)' 지난달 30일자에 실렸다.

시상핵의 반발성 흥분을 억제하기 위한 광유전학 기술 모식도. <자료=한국연구재단 제공>
시상핵의 반발성 흥분을 억제하기 위한 광유전학 기술 모식도. <자료=한국연구재단 제공>
◆ 용어설명 
▲광유전학: 채널로돕신 단백질을 신경에 발현시킨 후 빛을 조사해 신경 활성을 조절하는 기술.
▲시상핵: 뇌에서 후각을 제외한 각종 감각정보를 받아 대뇌 피질에 전달하는 기능 하는 구조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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