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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작게, 더 곱게···금속시장으로 나아가는 나노분말

[모든 것의 시작, 나노 ④]나노기술, 나노분말 주력으로 시장 확장 도모
단위의 명칭 '나노'가 미래 산업의 기초를 포괄하는 대명사가 됐습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 핵심 요소인 센서와 기초 소재, 디스플레이, 바이오에 이르기까지 나노는 산업발전의 필수 융합 조건입니다. 과학기술의 메카 대전 대덕연구단지에는 일찍이 나노 관련 산업이 자리 잡아 성장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연구소와 지자체의 지원, 무엇보다 기업의 치열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나름의 애로점을 안고 있습니다. 점차 치열해지는 나노산업의 각축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생존할 방법은 없을까요? 특유의 경쟁력으로 성과를 보이는 유망 나노기업을 찾아 숨겨진 노하우를 조명합니다. <편집자의 편지>

나노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권태원 대표를 이끌었다. <사진=이원희 기자>나노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권태원 대표를 이끌었다. <사진=이원희 기자>

단단했던 덩어리 금속이 분말이 됐다. 그것도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나노(Nano)'단위의 분말이다. 왜 금속을 나노분말로 만드는 것일까?

대전시 대화동에 위치한 '나노기술'. 흡사 방앗간을 연상케 하는 문 안쪽에선 금속을 어떻게 고품질의 분말로 만들 것인지 고민이 한창이다. 금(Au), 은(Ag), 철(Fe), 구리(Cu), 니켈(Ni) 등 다양한 금속이 이들의 재료다.

나노분말의 핵심을 요약하면 '효율'의 증대. 나노단위로 쪼개진 금속들은 총 표면적이 기존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나며 전기 전도성, 발열성, 방열성, 내습성, 항균성 등 기존 금속의 성질 역시 늘어난다. 또한 나노단위로 정량조절이 가능하기에 필요 이상의 금속 소비도 없다.

한 마디로 적은 양으로 기존 효과를 유지하거나, 그 이상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나노분말의 장점이다. 금속이 사용되는 모든 곳에 응용이 가능하단 점에서 타 산업으로의 확장성이 크며 부가가치도 높다.

성명식 나노기술 부장은 주력분야로는 '나노분말'과 이를 만드는 '나노분말 제조장비', 그리고 엔진오일 첨가제인 '나노닥터'를 소개했다.

곱디고운 분말이 된 금속들. 반응 효율은 더욱 상승한다. <사진=나노기술 제공>곱디고운 분말이 된 금속들. 반응 효율은 더욱 상승한다. <사진=나노기술 제공>

성 부장은 "전자업계에서는 Display의 핵심부품중 하나인 BLU(Back Light Unit)의 LED 방열용도로 Al2O3 Fiber를, 한화와 ADD 등 국방분야에선 로켓 추진체에 추진재료로 나노분말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며 "마이크로 단위 분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나노분말이 금속시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분말을 만드는 장비들도 핫(Hot)하다. 앞서 소개한 기업들은 기업 단위로 계약이 이루어지지만, 연구에 나노분말을 사용하는 연구원과 교수들의 경우 비용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 나노기술은 나노분말을 만드는 장비를 제작, 보급함으로써 소규모 과학자들에게 싼 가격에 나노분말을 제공한다.

대표적인 예가 NTi 10P 모델이다.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이하 나노조합)의 '신제품 사업화' 지원을 받아 탄생한 NTi 10P는 2월엔 일본 신기능 소재전, 8월엔 코팅코리아(부산)에서 각각 소개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현재는 일본, 중국, 대만 및 동남아 등지에서 대리점이 운영되며 수출시장도 개척하고 있는 상황이다. 

성 부장은 "우리의 기술과 나노조합의 지원이 합쳐져 좋은 제품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며 "더 많은 기업들이 지원을 받아 다양한 나노기술들이 세상에 나올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왼쪽)연구자가 원하는 나노분말을 직접 제조할 수 있게 하는 NTi 10P.   (오른쪽)나노닥터의 금속분말이 엔진을 치료한다. <사진= 나노기술 제공>(왼쪽)연구자가 원하는 나노분말을 직접 제조할 수 있게 하는 NTi 10P. (오른쪽)나노닥터의 금속분말이 엔진을 치료한다. <사진= 나노기술 제공>

나노닥터는 금속나노 엔진치료제로써 금속 나노분말로 차량의 마모된 엔진을 복원한다. 기존 제품들의 주성분들은 온도와 습도의 제약을 많이 받아 실제로 효과의 지속성이 낮거나, 많은 양을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나노닥터는 마모부위에서 금속결합이 이루어진 후 나노분말 윤활막이 형성되며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성 부장은 "구리는 1kg 덩어리는 2만5000원 가량이지만, 이를 나노분말로 만들면 약 97만원까지 가격이 상승한다"며 "아직 시장 형성이 부족한 점이 아쉽지만, 다양한 금속에 응용력이 높기에 앞으로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 살아남을 수 있게 한 '주인의식'

지난 15년을 돌아보며 기쁨과 아쉬움, 그리고 고마움을 전하는 권태원 대표.<사진= 이원희 기자>지난 15년을 돌아보며 기쁨과 아쉬움, 그리고 고마움을 전하는 권태원 대표.<사진= 이원희 기자>

나노기술이 설립된 지 15년. 권태원 대표는 '살아남았다'라고 표현했다. 설립 이후 규모가 크게 증가한 것도 아니고, 이렇다 할 매출 대박도 없었기에 사업적으론 성공했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설립 배경을 묻자 권 대표는 "나노분말은 당시 러시아에서 군사용으로 존재했던 기술이었는데, 이를 원자력연구원(원장 하재주)의 이창규 박사팀을 통해 기술을 습득하고 자체 기술력으로 사업화를 시작하게 되었다"며 "본래 이공계 전공도 아니었지만, 당시 나노 붐에 대한 호기심으로 창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나노는 고사하고 이공계도 아니었기에 권 대표가 직접 R&D에 미친 영향력은 적었지만, 반대로 경영학 전공과 그간의 기업 운영 경험을 살려 기업을 이끌어온 수완이 있었다.

권 대표는 "대략 30년 동안 여러 사업을 해봤다. 유통, 출판에 수처리 벤처도 창업했었다"며 "경험에 의한 리스크 관리가 회사가 15년간 지속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직원들에게는 항상 '주인의식'을 강조한다. 시켜서만 하는 일을 한다면 발전이 없을 것"이라며 "매출액과 같은 성과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따뜻한 회사', '멋있는 회사'가 되는 것이 우리의 회사상이다"라고 말했다.

권 대표는 나노조합의 지원 사업에 대해서도 책임감을 내비쳤다. 그는 "국가에서 지원을 받았다면, 그만큼 성과를 내야한다. 이를 통해 긍정적인 선순환 R&D 생태계가 구축된다"며 "나노기술 역시 지난 15년간의 기반을 바탕으로 이제 가시적 성과를 보일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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