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 속 개구리' 한국, 안보 벼랑 끝 신세 전락
과학계, 국가 안보 적극 나서야···국가도 과학자 전문성 활용해야

국내 국방과학 전문가들은 "과학계가 국가 안보에 적극 나서야하고, 국가도 과학자 전문성을 활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사진=대덕넷DB>
국내 국방과학 전문가들은 "과학계가 국가 안보에 적극 나서야하고, 국가도 과학자 전문성을 활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사진=대덕넷DB>
"국가 안보가 냄비 속 개구리 신세다. 북한의 5차 핵실험까지는 냄비 속 물이 미지근한 물이었다면 6차 핵실험 이후 물이 100℃가 됐다. 끓는 물에서 위기를 자각하고 뛰어나올 것인가 그대로 죽어버릴 것인가는 우리의 몫이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방위사업청 등에 과학기술자는 한 명도 없다. 과학기술 자문그룹조차도 없다. 과학기술계가 미래 국가안보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민군합동 과학적 전략이 필요하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한반도에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내 국방과학 전문가들은 한국의 국가안보 인식에 대해 '냄비 속 개구리' 신세를 경고하고, 국방에 과학기술계 전문성이 활용될 수 있도록 과학적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북한 수소폭탄 핵기술이 위협수준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하며 핵의 소형화·경량화는 시간 문제라고 예측하고 있다.

백홍렬 前 ADD 소장은 "수소폭탄도 수년 전부터 예견된 사실"이라며 "우리나라가 북핵에 대응하는 과학적 전략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우리는 냄비 속 끓는 물에 들어있는 개구리 신세가 됐다. 그동안 미지근한 물이었다면 이번에는 확실히 끓는 물"이라며 "우리는 냄비 밖을 봐야 한다. 위기를 인식하고 뛰어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군 나아갈 길?···과학기술계와 손잡아야"

국내 민군 기술협력 개척자로 불리는 김용환 KIST 안보기술개발단장은 국내 과학기술이 국방에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점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북한의 핵무기를 머리맡에 두고 살아가는 노예적 삶을 타파하기 위해 과학기술의 적극적 활용을 역설했다.

그는 "소형원자로 기술을 이용해 '핵 잠수함' 개발에 적극적으로 찬성한다"라며 "미국과 전술 핵무기를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감성보다는 이성적 과학기술 지혜를 앞세우자"고 힘주어 말했다.

또 그는 한국군과 과학기술계의 협력 실태를 지적했다. 그는 "한국군도 첨단과학군이 되어야 하지만 국방과 과학은 그동안 서로 관심이 미흡했다"라며 "국방부나 합참, 방위사업청 등 어디에도 과학기술자 한 사람도 없다. 과학기술 자문그룹조차 없다"고 말했다.

김용환 단장은 과학기술이 접목된 '고도화된 무기 시스템 개발'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미래전략은 우리가 가진 무기 시스템 전략에서 고도화된 무기 시스템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라며 "드론을 활용해서 정찰하고 로봇 전차, 로봇 잠수함 등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따라올 수 없는 경제력과 전자기술, 생명공학 기술 등을 활용해야 한다. 북한을 압도하는 체제를 갖추자"라며 "북한 입장에서 도저히 맞설 수 없는 군으로 거듭나야 한다. 첨단과학군이 이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인순 前 한국원자력연구소 소장은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 과학계도 이에 맞서는 대응책을 준비해야 한다"라며 "국가안보를 위해서도 원자력 기술을 지켜내야 한다"고 언급했다.

◆ "나라가 존재해야 R&D 있다···출연연 십시일반 융합연구 돼야"

최영명 前 원자력 통제기술원(KINAC) 원장은 안보를 최우선으로 전 출연연이 십시일반 국방 관련 연구개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前 원장은 "이미 북한이 갈 데까지 갔다. 이제는 원자력의 다양한 실험과 연구개발을 해야 한다"라며 "그동안 비핵화 공동선언 때문에 자제했으나 이제는 대응 방안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라가 존재해야 R&D가 있다. 이번 위기로 ADD 등과 국방 융합연구로 전 출연연이 합심해야 한다"라며 "이것은 출연연의 정책과 예산을 쥐고 있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있지 않으면 시작할 수 없다. 현시점에서 안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위기감을 보였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임원 출신의 박사는 "북핵 도발과 같은 긴급사태에 맞춰 출연연 R&D가 국방을 위해 급선회를 한다든지 총력전을 펼치는 등의 비상 체계가 없다"라며 "현실적으로도 어렵겠지만 단계별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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