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너드 서스킨드, 조지 라보프스키 / 이종필 옮김 / 사이언스북스 펴냄

◆ 유튜브 과학 강의 1000만 뷰 시대의 주인공

레너드 서스킨드, 조지 라보프스키 / 이종필 옮김 / 사이언스북스 펴냄.<사진=출판사 제공>
레너드 서스킨드, 조지 라보프스키 / 이종필 옮김 / 사이언스북스 펴냄.<사진=출판사 제공>
바야흐로 과학도 유튜브 시대다. 리처드 파인만(Richard Feynman), 칼 세이건(Carl Sagan) 등이 꿈꾸었던 과학의 대중화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실현되고 있다.

과학이 학교를 벗어나 가볍고 유연한 유튜브 속으로 들어오면서 바쁜 현대인들의 니즈를 충족시킨 덕이다.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 쉬운 과학에 만족하지 못한 대중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의 과학 강의 및 강연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구독자 800만 명의 TED 강연과 우수한 교수진을 동원한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들의 강의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하버드, 예일, MIT, 그리고 스탠퍼드 대학교 등이 개설한 유튜브 채널들은 저마다 100만 명에 달하는 구독자 수를 확보하고 있다.

수재들만 누릴 수 있었던 명문대의 명품 강의를 유튜브를 통해 누구나 제약 없이 접하고 감동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대중의 열렬한 환호 속에서, 개설된 지 10년이 채 안되었음에도 누적 조회수 수백만 회를 기록한 이들 콘텐츠의 성장세는 나날이 증가해, 마침내 조회수 1000만 회를 뛰어넘는 콘텐츠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바로 리처드 파인만,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론 물리학자 레너드 서스킨드(Leonard Susskind)의 강의 「최소한의 이론(Theoretical Minimum)」이다.

스탠퍼드 대학교 최고의 인기 강의로, 일반인을 위해 모든 물리 분야의 정수만을 모았다. 서스킨드의 강의는 미국에서 책으로도 출간되어 《월 스트리트 저널(Wall Street Journal)》 2013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 수많은 매체들의 찬사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올해 하반기 출간 예정인 후속 편 역시 높은 예약 구매 건수를 보이며 조회수 1000만 회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서스킨드 교수의 친구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Lectures on Physics)』의 뒤를 잇는 물리학 교과서로 높은 평가받고 있는 이 강의와 책은 수년 전부터 국내 과학 마니아들 사이에서 한국어판 출간에 대한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이번에 사이언스북스에서 번역, 출간한 『물리의 정석: 고전 역학 편』은 바로 이 서스킨드의 강의를 엮은 책이다. 기존의 물리학 교과서의 체재를 따르지 않고, 물리학 연구에서 현장 연구자들이 사용하는 필수적인 최소한의 개념과 원리, 그리고 수학을 간결하고 추려 엮고, 복잡해 보이는 수식의 핵심을 정확하게 짚어 소개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기존의 일반 물리학 교과서에서 느끼기 힘든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시야를 만나게 된다. 여기에 과학 대중화 시민 단체인 메디슨 에어리어 사이언스 앤드 테크놀로지(Madison Area Science and Technology, MAST)의 대표 조지 라보프스키(George Hrabovsky)가 강연을 책으로 옮기는 공저자로 참여해 일반인들이 수식과 수식 사이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개념 원리 설명을 다듬는 데 도움을 줘 가독성의 높였다.

스탠퍼드 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레너드 서스킨드는 대통일 이론의 후보로 각광받고 있는 끈 이론의 선구자이다. 아버지를 따라 배관공으로 일했던 그는 수학과 과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뉴욕 시티 칼리지(CCNY) 공학부에 입학했다.

이후 공학이 아닌 이론 물리학을 공부해 코넬 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3년부터 지금까지 스탠퍼드 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양자 광학, 기본 입자 물리학, 응집 물질 물리학, 중력 이론 등 다양한 분야에 공헌했다.

특히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 정보는 사라진다"라고 주장한 스티븐 호킹에 맞서기 위해 블랙홀 상보성의 원리와 홀로그래피 이론을 정립했고, 결국 호킹도 서스킨드의 반론에 따라 자신의 이론을 수정한 바 있다.

30년간 지속되며 현대 물리학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끌었던 '블랙홀 전쟁'의 주인공이라고 일컫는 이유다. 미국 국립 과학원(NAS)과 미국 학술원(AAAS)의 회원이고, 캐나다 페리미터 이론 물리학 연구소의 객원 교수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 고등 과학원(KIAS)의 석좌 교수로 지냈던 만큼, 국내 물리학계와도 인연이 깊다. 1940년 출생으로 78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첨단 연구와 대중 교육을 주도하고 있는 원로 물리학자이다.

작년에도 웜홀, 양자 텔레포테이션, EPR 역설 등을 포괄적으로 연구해 양자 역학과 일반 상대성 이론의 통합 가능성을 제시한 논문을 발표해 학계를 뜨겁게 달군 바 있다.

이 책은 원로 물리학자가 수십 년에 걸친 연구 및 강의 경험으로 쌓아 올린 토양 위에 핀 꽃이다. 특히 물리 전 분야를 포괄하는 유튜브 강의 「최소한의 이론」에 포함된 136개의 세부 강의들 중 고전 역학 강의 10개를 모아 엮은 책이다.

서스킨드의 개성을 그대로 담아 현장감을 살린 한편 구두 강의의 한계를 보완해 오늘날 고급 과학 독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만한 고전 역학 강의를 제공한다. 아이작 뉴턴(Isaac Newton)이 발전시켜 근대 과학 혁명의 중심에 섰던 고전 역학은 물리의 가장 근본적인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모든 물리 교과의 첫 장을 고전 역학이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총 136단계 중에서 처음 10단계의 고전 역학 강의를 다룬 이 책은, 「최소한의 이론」 중에서도 최소한으로 알아야 할 것들만 정제해 만든 완성품이다. 나아가 구식 이론이 아닌, 현대 물리학과 부합해 오늘날까지 물리학자들 사이에서 빈번히 쓰이는 고전 역학 이론만을 담았으니, 이 시대 교양 물리의 첫 걸음이자 유일무이한 정석(定石)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저명한 물리학자이며 이미 서스킨드의 다른 책 『블랙홀 전쟁(The Black Hole War)』을 번역 출간한 바 있는 이종필 건국 대학교 교수가 번역한 책인 만큼, 그와 서스킨드의 야심 찬 합작품을 기대해 보아도 좋다.

◆ 끈 이론의 창시자에게 직접 듣는 물리학의 정석

"최소한의 이론은 여러분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꼭 알아야만 하는 것을 뜻할 뿐이다. 모든 것을 설명하는 백과사전식의 두꺼운 교과서가 아니라 중요한 것들은 모두 설명하는 얇은 책이다." 레너드 서스킨드 「서문」에서

이종필 교수는 원제목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한국어판 제목을 '물리의 정석'으로 정했다. '정석'은 바둑 용어 중 공격과 수비가 균형 잡힌 최선의 수(手)를 뜻하는 말로, 서스킨드의 '최소한의 이론'과 일맥상통한다고 이종필 교수는 밝히고 있다.

바둑을 처음 배우는 사람이 정석부터 익히듯, 모든 입문자를 위한 정석이 바로 이 책이다. 물리학의 정석을 익힘으로써 헛된 수에 빠지지 않고 다양한 변화를 따라갈 수 있기를 바
란다.

『물리의 정석』 시리즈가 대중 물리 교육의 신기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수많은 인사들이 동의하고 있다. 교육 평론가 이범 더불어민주당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 대중적인 과학 커뮤니케이터 김상욱 부산 대학교 교수,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저명한 이론 물리학자 션 캐롤(Sean Carroll) 등이 극찬한 만큼, 물리를 처음부터, 혹은 다시 한번 제대로 배우려는 수험생과 대학생, 직장인에게 최고의 책이 될 것이다.

융합형 과학 교육 시대의 이들을 위한 첫 걸음이 이 책에 마련되어 있다.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실시하는 일반인 교양 프로그램을 통한 강의 경험을 바탕으로 레너드 서스킨드는 체계적인 고전 역학 과정을 준비해 놓았다.

부록을 포함해 총 12개의 강의와, 수학을 위해 적재적소에 배치된 막간 강의 3개로 구성된 이 책은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는 독자들이 자연스레 고전 역학의 개념과 최소한의 수학 지식, 그리고 운동 방정식 유도와 응용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

◆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를 잇는 21세기의 필수 교양

"보통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에서는(특히 한국에서는) '최대한 쉽게'가 가장 중요한 미덕이다. 교양 과학책 또한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이 책은 온갖 수식들로 가득하다. 서스킨드가 일반인을 위한 물리학 강의를 '수학을 써서 제대로' 했기 때문이다." 이종필 「옮긴이의 글」에서

본문의 전반부에서는 뉴턴의 방정식 F=ma를 다룬다. 특히 미적분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만큼, 사전에 미적분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2강 「운동」과 막간 강의 「적분법」이 마련되어 있다.

이에 앞서 미적분을 공부하기 위한 기초 실력을 쌓을 수 있도록 1강 「고전 물리학의 본성」의 막간 강의 「공간, 삼각법, 벡터」가 먼저 마련되어 있으니 걱정 없이 서스킨드의 강의를 따라오면 된다.

어느덧 미적분을 바탕으로 힘, 질량, 가속도의 개념을 이해하게 되었다면 뉴턴의 방정식이 완전히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세상 만물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강력한 방정식을 온전히 이해하는 쾌감을 느껴 볼 수 있다.

물론 고전 역학은 뉴턴의 방정식에서 끝나지 않는다. 5강 「에너지」를 통해 힘과 질량에 기인하는 에너지의 개념을 정확히 깨닫고 나면 또 다른 고전 역학 세계가 눈앞에 펼쳐진다.

뉴턴과 동시에, 혹은 그보다 먼저 미적분학을 창시했다고 평가받는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Gottfried Leibniz)를 필두로 유럽 대륙에서는 뉴턴과 독립적인 방식으로 자연 과학이 발전해 왔다. 이들은 만물의 움직임이 언제나 최소한의 변화를 수반하는 방향으로, 혹은 최단 경로로 이루어진다는 인류의 오랜 통찰을 발전시켜 최소 작용의 원리를 정립했다.

6강 「최소 작용의 원리」에서는 자연을 설명하는 이 막강한 원리가 소개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레온하르트 오일러(Leonhard Euler)와 조제프 라그랑주(Joseph Lagrange)가 이것을 수학적으로 전개시켜 유도한 오일러 — 라그랑주 방정식이다. 벡터(힘)를 사용하는 뉴턴의 방정식과 달리 간편한 스칼라(에너지)만을 사용해 물체의 운동을 추적하는 독특한 방정식을 만나 볼 수 있다. 뉴턴의 방정식과 대등한 가치를 가짐에도 대학교 전공 물리를 배우지 않고는 접할 수 없었던 흥미로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후반부에서는 대칭성과 보존 법칙에 대한 논의를 바탕으로 제3의 운동 방정식인 해밀턴 방정식을 다룬다. 나아가 푸아송 괄호, 각운동량, 벡터 퍼텐셜, 게이지 변환 등으로 이어져 결국 양자 역학의 기초 논리에 도달하면서 강의는 끝을 맺는다.

이 부분은 본격적인 현대 물리학의 세계로 진입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고전 역학과 양자 역학의 견고한 연결 고리가 되어 준다. 한편 부록 「중심력과 행성 궤도」는 우주론에 관한 『물리의 정석』 또 다른 편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 책을 모두 마친 독자는 이제 물리학의 첨단을 향해 나아갈 준비를 완료한 셈이다.

<글: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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