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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벤처 '플라즈맵' 100억원 유치까지 뒷 이야기

[2030이 간다⑨]임유봉 대표 인터뷰
"무모한 도전 실패 속 자신감과 든든한 멘토 지원이 비결"
플라즈맵 구성원들. 왼쪽부터 황미선 주임연구원, 이상면 선임연구원, 이승헌 연구소장, 권태윤 수석연구원, 김정근 인턴, 류솔 주임연구원, 임유봉 대표, 송현민 주임연구원.<사진=길애경 기자>플라즈맵 구성원들. 왼쪽부터 황미선 주임연구원, 이상면 선임연구원, 이승헌 연구소장, 권태윤 수석연구원, 김정근 인턴, 류솔 주임연구원, 임유봉 대표, 송현민 주임연구원.<사진=길애경 기자>

"석사를 마치고 기업에 근무하다가 학교(KAIST)에 우연히 들르게 되면서 공부를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사업 아이템까지 발견한거죠. 창업 경험은 없었지만 다 잘 될거라는 자신감은 충만했어요.(웃음) 가족도 모르게 창업해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죠."

그야말로 무모함이었다. 준비도 경험도 없이 '플라즈마' 아이템 하나만 믿고 덜컥 창업에 나섰다. 돈도 없고 사람도 없고 당연히 실패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운은 좋았다. 그의 기술을 알아보고 연구개발부터 기업경영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는 진정한 멘토들를 만났다. 연구인력, 회계인력까지 인복도 많았다. 창업 후 3년여동안 100억원의 투자를 받을만큼 투자자들의 신뢰도 높았다.

스스로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소개하는 임유봉 플라즈맵 대표. KAIST에서 석사를 마치고 대기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우연히 KAIST 플라즈마랩에 방문하면서 다시 공부를 하겠다고 생각한다. 후배들만 가득한 실험실에서 꿋꿋하게 박사 공부를 시작한다. 그러면서 사업아이템을 발견한다. 플라즈마를 이용한 식품살균 기술이다.

◆ 멋진 미래 '기업인' 근자감 넘쳤지만 현실은 실패부터

"창업 전 30년후 가장 멋진 자신의 모습을 그려봤어요. 결론은 대학교수도 연구원도 아닌 기업인이었죠. 회사 규모을 키워 고용을 창출하고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모습을 생각하니 용기가 났어요."

임유봉 대표는 3년전 창업 당시가 생각났는지 특유의 유쾌한 웃음과 함께 답변했다.

멋진(?) 미래를 기대하며 임 대표는 시작부터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 그대로였다. 신생벤처에 오겠다는 인력도 없었고 혼자 연구하고 회계업무까지 처리하는 1인 기업형태로 운영됐다. 

그는 "실험실에는 후배들만 있어 같이 의기투합하기도 애매했고 가족들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면서 "당시 중소기업청의 창업 맞춤형 사업을 통해 정부자금 8000만원과 개인매칭 3000만원으로 혼자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해보지 않은 회계 업무를 배워가며 일을 하다보니 연구에 집중할 수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연구 인력을 선발했으나 연구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며 실패로 끝났다.

그는 "연구인력을 5명 선발했는데 혼자 회계까지 맡아서 하다보니 그들에게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연구방향이 잘못되고 있었는데 경험이 없어 '잘되겠지' 생각하며 그냥 두고만 봤다. 신생벤처에 비전도 없으니 누가 남아있고 싶었겠는가. 3명이 한꺼번에 나가면서 정말 힘들었다. 창업을 후회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 다시 시작했지만 법규 확인하지 않아 물거품 되기도

임유봉 대표는 여전히 연구하며 밤을 지새기도 한단다.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그의 또 다른 도전이 기대된다.<사진=길애경 기자>임유봉 대표는 여전히 연구하며 밤을 지새기도 한단다.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그의 또 다른 도전이 기대된다.<사진=길애경 기자>
플라즈마 기술을 식품에서 의료로 확대한 플라즈맵은 2015년 30억을 투자 받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법규를 확인하지 않고 연구에만 매달리다 실패로 끝났다.

"법규를 확인하지 않아 6개월에 걸쳐 개발한 기술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됐어요. 시간, 돈 다 날린셈이죠."

그는 또 다시 도전에 나섰다. 경험도 없고 실패를 반복했지만 자신의 사업 아이템에 대한 믿음은 확고했다(지금은 무모했다고 생각한다고). 그는 벤처 지원사업인 팁스(TIPS)에 지원한다.

민간 엑셀러레이터인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이용관 대표는 플라즈맵의 기술과 임유봉 대표의 열정, 자신감을 높이 평가했다. 이용관 대표의 신뢰는 임 대표가 다시 일어서는 계기가 됐다.

"이용관 대표와 박성동  쎄트렉아이 대표(KAIST 선배들)를 만나면서 그들을 롤모델로 다시 시작했어요. 그리고 경영, 사람, 연구 등 어느 분야든 문제가 발생하면 밤에라도 찾아 갔어요. 두 분다 언제든지 이야기를 들어주고 도움을 주셨어요. 큰 힘이 되었죠."

심기일전한 임 대표는 새롭게 멘토의 조언에 따라 회계인력과 연구인력을 선발하고 섬김의 자세로 그들과 대화하며 방향을 잡아갔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러면서 플라즈맵도 안정화에 접어 들었다. 1명, 5명이었던 인력은 25명으로 늘었다.

임 대표는 "연구와 제품개발, 설계자들이 대표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는다. 회사의 미래를 위해 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라면서 "회사 구성원 모두에게 감사하다. 다시 창업해도 이같은 사람운은 없을 것 같다"며 현재 구성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반복해 실패를 했다. 아마 경험이 없었기에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좋은 멘토를 만나고 그들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오게 됐다"면서 "창업 후배들에게도 선배들에게 받은 도움을 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달라진 것도 있다. 직원 선발 기준이다. 임 대표는 "이전에는 직원의 기술력을 봤다면 이젠 사람의 밝은 느낌과 인성, 자신감을 보게됐다"면서 "좀 더디게 가더라도 도전적이고 성실한 직원을 선호하게 됐다"고 밝혔다.

◆ 100억 투자 받으며 본격 제조도 시작, 유럽 미국 중국 시장 나갈 것

플라즈맵은 저온멸균 포장용 파우치를 이용해 의료용 기기를 10분 안에 멸균할 수 있는 파우치형 멸균 시스템으로 기술을 확대했다.

포장용 파우치(제품명 STERPACK)에 멸균할 의료기기를 넣은 후 전원을 연결하면 7분 안에 멸균
이 완료되고 진공 포장까지 됐다. 이는 기존의 대형 플라즈마 멸균 장비보다 속도는 10배 이상 빠른 대신 가격은 10분의 1로 낮춘 것이다. 의료계에서 관심이 높다.

플라즈맵은 의료기기 판매 인증을 마치고 7월부터 본격적인 제품 양산과 공급에 나섰다. 올해까지 이미 10억 원대의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9월(23~24일)에는 경기 치과의사협회에서 홍보도 계획돼 있다. 플라즈맵은 제조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내년 3월 준공을 목표로 대구에 생산 공장을 건립 중이다.

임유봉 대표는 새롭게 꿈을 키우고 있다. 멸균기 분야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인증을 받겠다는 것이다. 현재 인증받은 플라즈마 멸균기는 2개뿐으로 플라즈맵은 내년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그는 "2015년 40억원에 이어 올해 60억원까지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사실 두려운 것도 있지만 보다 큰 꿈을 꾸고 있다"면서 "FDA 인증 후 내년에는 유럽 시장, 후년에는 미국 시장을 진입할 것이다. 중국 시장도 가능할 것"이라면서 포부를 밝혔다.  

연구자들이 직접 제품 조립도 참여한다. 수요에 비해 아직은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구에 건립중이 제조시설이 내년 3월께 완공될 예정이다.<사진=길애경 기자>연구자들이 직접 제품 조립도 참여한다. 수요에 비해 아직은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구에 건립중이 제조시설이 내년 3월께 완공될 예정이다.<사진=길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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