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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 결국 사퇴, 과학계 반응은?

임명 4일만에 11일 사퇴 발표···"황우석 사태 주동자 표현 부당"
연구현장 "합리적 인사 선임 기회로 삼을 것" 조언
박기영 신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임명 4일만에 결국 사퇴했다. 연구현장에서는 당연한 결과라고 인정하는 분위기다.

11일 오후 6시께 박 본부장은 사퇴의 글을 통해 "국민에게 큰 실망과 지속적인 논란을 안겨드려 다시 한번 정중하게 사과한다"면서 "과학기술혁신본부가 과학기술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서 과학기술인의 열망을 실현시켜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번 사퇴가 과학기술계의 화합과 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다만 박 본부장은 황우석 사태와 관련해 책임이 쏟아지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황우석 교수의 논문 조작 사건이 임기 중에 일어났다고 해서 황우석 논문 사기 사건의 주동자나 적극적 가담자로 표현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황 교수로부터 과제를 수주받아 진행한 부분에 대해서도 별첨 자료를 통해 연구비 사용에 문제가 없었음을 주장했다.

박 본부장은 지난 10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황우석 교수 사태에 대해 11년만에 사죄한다면서 사퇴 의사가 없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박 본부장이 임명되자마자 과학기술계 뿐만 아니라 학계, 정치권, 시민단체 등이 인사의 잘못을 지적하며 사퇴촉구와 서명운동을 진행한 바 있다. 지난 9일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는 임명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11일에는 서울대 교수 300여명이 사퇴 촉구 서명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 과학계 "정당이나 정권에 휘둘리면 안돼···공정하고 투명한 인사 선임 촉구" 

과학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과학과 정치를 분리해 인사 선임에 신중을 가하고 현장을 잘 이해하는 인사가 임명되기를 기대했다. 

과학계 전 단체장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단순한 공무원 직급으로 봐서는 안되며, 각 부처의 R&D를 총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정당이나 정권 등에 얽매이지 않고 과학기술계를 이끌 수 있는 인물이 선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출연연 원장은 과학계 현장과 현실 파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인사는 과학기술계 전체를 낮게 보는 처사였으며, 인물이 이렇게 없는지 안타까움이 컸었다"며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과학계 현실과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과학계 인사는 "과학기술인은 억지로 끌고 간다고 끌려오지 않는다. 자발적 움직임이 일 수 있도록 동력을 마련해야 하는데 분열을 일으키는 사람을 리더로 하면 과기계 혁신이 가능하겠냐"고 반문하며 "과학계 분열을 더는 조장하지 말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다른 전 출연연 원장은 "과학계에 자격을 갖춘 다양한 인사들이 있다"면서 "최근의 사태는 자격여부를 떠나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며 과학기술계의 화합과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인사권 임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과학계 연구자는 연구자의 윤리성을 역설했다. 그는 "개인적인 역량도 중요하지만 과학자로서 윤리적 책임감을 갖춘 인물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연연 A 박사는 "그동안 출연연이 정체된 이유 중 하나는 지나친 정치 개입"이라며 "과학계 현장을 자주 찾아 실력있는 과학자들을 파악하고, 이들에게 예산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계 전 기관장은 "10일 진행된 간담회는 과기부의 졸작으로 과학계 원로들이 그 자리에서 뭐라고 하겠는가"라고 꼬집으며 "연구하지 않고 정치권 주위에 맴돌다가 폴리페서로 정치권에 가서 이용되는 인사가 아니라 과학과 정치를 분리해 인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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