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연구팀 "배추 작물 곰팡이균 감염 피해 줄일 것"

ABCG34유전자를 과발현시킨 식물이 알터나리아라는 곰팡이균에 더 잘 저항하는 모습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ABCG34유전자를 과발현시킨 식물이 알터나리아라는 곰팡이균에 더 잘 저항하는 모습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국내 연구팀이 곰팡이균에 대응하는 식물 방어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은 이영숙 포항공대 교수와 백경희 고려대 교수 공동 연구팀이 배추과 식물들이 곰팡이 공격을 받았을 때 사용하는 방어 메커니즘을 발견했다고 12일 밝혔다.  

식물은 엽록소를 통해 광합성을 하며 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일생을 보내는 생물이다. 배추과 식물이 알터나리아라는 곰팡이균에 감염되면 잎에 검은 반점이 생기고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든다.

식물은 주로 독성 이차대사 산물들을 분비해 병균이 자라지 못하게 하며 병균에 저항한다고 학계에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어떤 수송체가 독성물질을 식물 내에서 안전하게 운반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배추과 식물들이 곰팡이균(알터나리아)에 대항하기 위해 잎에서 분비하는 카마락신(독성물질) 이차대사물질을 분비하는 수송체를 발견했다.

카마락신은 곰팡이를 방어하지만 식물에게도 해를 주는 독성물질이므로 안전한 수송을 위해 특수한 수송체 단백질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ABCG34라는 수송체 단백질이 잎 표피세포에서 카마락신을 잎의 겉 표면으로 분비함으로써 이 병원균에 대항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잎의 겉 표면에 카마락신을 분비한다는 것은 그곳에 곰팡이가 붙어 자라지 못하게 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식물이 경제적으로 어떻게 병균에 저항하는지를 보여준다.

연구결과, ABCG34를 과발현시키면 잎 표면의 카마락신 양이 증가하고 알터나리아에 내성이 향상됐다.

병 저항성 내성을 위해 ABCG34 유전자를 과발현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배추·유채 품종 중에서 ABCG34 와 유사한 일을 할 것으로 보이는 유전자를 높은 수준으로 발현하는 품종을 골라 현재 재배하고 있는 엘리트 품종과 교배함으로써 병 저항성이 향상된 작물을 얻을 수도 있다.

이영숙 교수는 "식물이 곰팡이에 대항하는 메커니즘 중 수송체가 관여하는 부분을 밝힌 것"이라며 "배추나 유채와 같은 작물에 ABCG34 유전자를 높은 수준으로 발현시킨다면 곰팡이균(알터나리아)에 의한 감염에 의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성과는 '미국 학술원 회지(PNAS)'에 26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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