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그래닉 단장, 최소 작업으로 가능 효율적 방법
반도체 부품 연구에 도움 기대

콜로이드 단일층 제작법.<사진=IBS>
콜로이드 단일층 제작법.<사진=IBS>
국내외 연구진이 미세 입자인 콜로이드를 비디오 게임 그랙픽처럼 조립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를 활용하면 매우 작고 정밀한 반도체를 만드는데 필수인 콜로이드 수준의 부품 연구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IBS(기초과학연구원·원장 김두철)는 스티브 그래닉 첨단연성물질 연구단장(UNIST 자연과학부 특훈교수)이 중국 지난대학교 링샹 쟝 교수와 하나씩 옮기던 기존의 방법과 달리 구조의 특징을 파악해 최소한의 작업만으로 콜로이드를 조립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콜로이드 입자는 1 나노미터(nm,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보다 크고 1마이크로미터(mm) 보다 작아 아무리 작고 예리한 핀셋이라도 잡을 수 없다.

때문에 콜로이드를 옮기려면 전용 도구인 광학 집게(Optical tweezer)가 필요하다. 광학 집게는 브라운 운동을 하는 콜로이드 입자를 레이저 광선으로 가두는 원리로 작동한다. 이전까지는 콜로이드를 옮기려면 입자 수만큼의 광학 집게를 써서 조립하는 게 최선이었다. 입자 수만큼의 광학 집게를 쓰지 않으면 구조가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비디오 게임의 그래픽 이미지 구현 방식에 주목했다. 확대해도 깨지지 않는 벡터형 이미지 특징에 착안한 연구팀은 매끈한 평면에 콜로이드를 얇게 입혀 단일층(mono layer)을 만들고 그 위에 콜로이드를 올리는 방식을 고안했다. 따로따로 움직이는 콜로이드 입자를 고정해 안정된 형태로 재배열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이 방식으로 연구팀은 기존에 필요했던 광학 집게의 5분의 1 정도만으로 콜로이드 구조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시간과 노동력을 대폭 단축한 셈이다.

연구팀은 콜로이드 구조가 직선 형태일 경우, 양 끝을 광학 집게로 잡으면 구조가 유지됨을 관찰했다. 또 육각형, 삼각형 등 2차원 구조를 구현하고 각 도형의 꼭짓점만 잡아도 콜로이드 도형 구조를 유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성과로 콜로이드 구조의 이동과 회전뿐만 아니라 대규모 콜로이드 조립도 손쉬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닉 단장은 "이번 연구는 가사 노동에서 처음으로 세탁기가 등장한 것과 비견할 정도로 콜로이드를 조종하는 강력한 도구를 제시했다"며 "콜로이드 입자를 정밀하게 조립, 조종하는 것은 화학계의 큰 관심인 만큼 나노기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1.329)에 6월 8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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