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연, 진피추출물로 암에 의한 악액질 증상 개선 물질 개발
"항암보조제로 개발 기대"···'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 

진피추출물 투여에 의한 악액질 증상 완화. <자료=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진피추출물 투여에 의한 악액질 증상 완화. <자료=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말린 귤껍질 추출물로 암환자의 근육손실과 체중감소를 완화시키는 물질을 개발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혜정)은 마진열 한의기술응용센터 연구팀이 한약재 진피추출물을 활용해 암에 의한 염증반응을 억제하고 근육과 체중감소를 완화시키는 사실을 동물실험으로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한의학에서 진피(陳皮)는 비장, 위장 등 소화기를 보강하고 소화불량, 식욕감소, 구토, 구역질을 다스리는데 처방한다. 또 항염, 항바이러스, 항산화, 항비만 등의 약리효능이 있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연구팀은 실험쥐의 복부에 대장암세포를 피하 접종한 후 암 성장에 따른 식욕감퇴, 체중감소 등 암환자에게 나타나는 악액질(cachexia) 증상을 유도했다고 밝혔다. 악액질은 체중감소, 식욕감퇴, 지방 및 근육소실, 빈혈 등을 동반하는 증상으로 암·결핵·혈액 등 말기에서 볼 수 있는 전신쇠약증세다. 

연구팀은 암세포를 접종하지 않고 식염수만 투여한 정상군과 암세포 접종 후 악액질이 유발된 실험쥐에 식염수를 투여한 대조군, 악액질이 유발된 실험쥐에 진피추출물을 투여한 실험군으로 나누어 체중과 사료 섭취량을 측정했다. 

진피추출물 투여에 대한 실험. <자료=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진피추출물 투여에 대한 실험. <자료=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실험 결과 식염수만 투여한 대조군은 몸무게 변화가 거의 없는 반면 진피추출물을 매일 1회씩 총 17일간 투여한 실험군은 정상군 몸무게의 약 90% 정도까지 몸무게를 회복한 것을 확인했다. 

또 암에 의해 현저하게 감소되는 사체, 부고환주변지방조직, 심장무게와 헤모글로빈(Hb) 수치가 진피추출물 투여에 의해 회복된 것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어 연구팀은 진피 추출물의 악액질 증상 완화 기전 규명을 위해 악액질 유도인자로 알려진 혈액 내 염증성 사이토카인(IL-6) 수치와 근육 내 근육분해효소(MAFbx, MuRF-1) 발현량을 측정했다. 

진피추출물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에서 혈액 내 IL-6 수치와 근육 내 근육분해 효소 발현량이 정상군에 비해 급격히 늘었으나, 진피추출물 500mg/kg 투여군에서는 혈액 내 IL-6 수치가 대조군에 비해 약 65% 줄고 근육분해 효소 발현량은 정상군과 유사한 정도로 감소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연구팀은 근육세포주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진피추출물이 암세포에서 생성되는 악액질 유도인자와 이를 조절하는 단백질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암세포에 의한 근육위축 과정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마진열 한의기술응용센터장은 "진피추출물은 안전성이 입증된 한약재로서 암에 의한 근육소실을 억제함으로써 체중을 유지하는 효능을 보였다"며 "암환자의 체력저하를 막고 항암제 치료효율을 높일 수 있는 항암보조제로 개발해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전문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지난해 실렸으며, 지난 5월 국내 특허등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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