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환 전 생기원 원장·문길주 UST 총장·이상목 전 미래부 차관·조영화 전 KISTI 원장 등
과학계 "출연연 관리가 아닌 지원으로 안정적인 연구환경 만들어야"

초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하 연구회) 이사장의 임기가 29일로 종료되는 가운데 차기 이사장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연구회 관계자에 의하면 현재 이사장 선임을 위한 절차는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사장 선임은 이사장 추천위원회가 적임자를 발굴하고 이사회에서 3배수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게 추천하면 장관이 대통령에게 건의해 임명되는 절차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미래부 장관과 제1차관 인선이 늦어졌다. 그러면서 당연직 이사인 제1차관(기재부, 미래부, 산업부 각 1명, 교육부·농림부·보건복지부·국토부 차관 중 2인 등) 5명과 선임직 이사 7명으로 구성되는 이사회의 당연직 이사 자리에 공석이 많았다.

즉 이사회와 미래부 장관 공석으로 이사장 선임을 위한 행정 절차를 진행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13일 차기 미래부 장관으로 유영민 후보를 내정했다. 27일 오전에는 과학계를 전담할 미래부 제1차관에 이진규 연구개발정책실장을 임명했다.

현재 유영민 후보자에 대한 인사 검증이 진행 중 이다. 인사 검증이 끝나면 이사장 임명 절차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연구회 관계자는 "미래부 제1차관이 임명됐으니 미래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 검증 분위기에 따라 이사회 일정도 조정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사장 후보자 발굴과 면접, 인사검증, 추천 등의 절차상 2개월 정도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는 29일로 임기가 끝나는 이상천 이사장은 차기 이사장이 임명될 때까지 임기를 지속하게 된다.

◆ 이사장 후보에 이름을 올린 인사는 누구?

복수의 과학계에 의하면  차기 이사장으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인사는 나경환 전 생기원 원장, 문길주 UST 총장, 이상목 전 미래부 차관, 조영화 전 KISTI 원장(이름 순) 등이다. 

이들 후보에 대한 과학계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과학정책을 비록해 현장 경험, 리더십 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우선 나경환 전 원장은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서 생산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등을 지냈다. 1989년 생기원 설립 이후 선임연구본부장 등을 역임하는 등 현장 경험이 풍부하다.

이후 과학기술부 과학기술혁신본부 기계소재심의관 파견(국장급) 업무 등을 거쳤으며 한국과학재단 국책연구본부장 등을 지냈다. 2007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에 임명된 것에 이어 2010년 연임에도 성공, 리더십도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길주 UST 총장은 미국 미네소타대학교에서 기계·환경학으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4년부터 1991년까지 미국 에어로버론먼트사와 환경 분야 연구소인 인터폴사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1991년 KIST 지구환경연구센터장, 2010년 KIST 원장에 올랐다.

2016년 1월부터 UST 총장으로 재임 중이다. 그는 그동안 연구현장에서 활약하면서 시원한 성격에 특유의 카리스마로 업무를 추진해 연구 동료자들에게 인정받아 왔다. 영어 등 외국어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이다.

이상목 전 차관은 KAIST 대학원에서 토목공학 석사를 받았다. 1980년 과학기술처 대덕단지에 부임한 이후 과학기술처 인력개발 과장, 과학기술부 과학기술정책실 종합조정과장, 공보관, 기초연구국장을 거쳤다. 과기부가 교육과학기술부로 통합된 뒤에는 과학기술정책실장을 지냈다.

과학기술 정책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을 높이 평가받으며 미래부 제1차관에 임명됐다. 그는 과학계 주요 관직을 두루 거치면서 과학기술계 전체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로 자리매김 해왔다는 평가다. 

조영화 전 원장은 성균관대와 충북대에서 통계학을 전공했으며 1978년 한국과학기술연구소 전산개발센터 연구원을 시작으로 KORDIC 정보관리부장, 정보사업부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1·2대 원장과 KISTEP(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원장을 지냈다. 리더십과 기관 경영에 대한 평가는 검증됐다는 분위기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이사,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회 위원, 과학기술예산자문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과학기술정보유통체제 구축 및 국가과학기술종합정보시스템(NTIS)구축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과학계의 한 원로는 "하마평에 오른 네분 모두 현장을 잘 알고 리더십도 겸비했다고 평가된다"면서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출범 목적은 25개 출연연의 관리 기관이 아니라 연구기관의 공통 애로 사항을 조사하고 해결하며 안정적인 연구환경을 조성하는 등 지원하는 것이다. 이런 취지를 잘 살리는 수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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