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도 IBS 인지및사회성연구단 그룹리더 "광유전학 시스템 개발 길잡이 역할"

기존 크립토크롬2 대비 CRY2clust의 단백질 군집 형성 속도. 청색광을 쬐어 주었을 때 새롭게 개발한 CRY2clust는 기존의 크립토크롬2(CRY2)에 비해 초반 매우 빠른 속도로 단백질 군집을 형성한다. 오른쪽 그래프는 CRY2/CRY2clust의 뚜렷한 단백질 군집 형성 비율 차이를 보여준다.<사진=IBS 제공>
기존 크립토크롬2 대비 CRY2clust의 단백질 군집 형성 속도. 청색광을 쬐어 주었을 때 새롭게 개발한 CRY2clust는 기존의 크립토크롬2(CRY2)에 비해 초반 매우 빠른 속도로 단백질 군집을 형성한다. 오른쪽 그래프는 CRY2/CRY2clust의 뚜렷한 단백질 군집 형성 비율 차이를 보여준다.<사진=IBS 제공>
국내 연구팀이 빛으로 단백질 군집 속도를 10배 향상하는 데 성공했다.

IBS(기초과학연구원·원장 김두철)는 허원도 인지및사회성연구단 그룹리더 연구팀이 청색광 수용 단백질인 크립토크롬2(Cryptochrome2)를 변형한 크립토크롬2 클러스트(CRY2clust)를 개발해 기존대비 10배 빠른 반응속도로 단백질 군집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세포막 단백질이나 신호전달 단백질 등은 자신들끼리 서로 군집을 이룰 때 제 기능이 활성화된다. 그동안 화학물질을 이용해 단백질 군집 형성을 유도하려는 노력이 이뤄져 왔으나 부작용과 시간적 제약 등 한계가 있었다.

광유전학 분야 연구자들은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빛을 이용해 단백질 군집을 형성하고자 식물의 청색광 수용 단백질인 크립토크롬2를 활용해왔다. 

연구팀은 크립토크롬2 일부 구조를 변형해 기존 크립토크롬2를 활용한 광유전학 기술보다 단백질 군집을 더 빠르게 만들 방법을 찾아냈다. 크립토크롬2 단백질 사슬 C 말단(C-terminal)에 특이적인 9개의 아미노산 잔기로 구성된 매우 짧은 펩티드(Peptide)를 부착하자 일반 크립토크롬2보다 빛에 10배 이상 더 빠르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기존 기술과 차별화하기 위해 'CRY2clust'라 이름을 붙였다.

연구팀은 과거 자체 개발한 광유전학 기술에 CRY2clust를 접목해 CRY2을 이용한 기존 시스템과의 단백질 활성 효율의 차이를 확인했다. CRY2clust를 사용하면 빛으로 세포막의 칼슘이온채널을 훨씬 빠르게 끄고 켜거나, 신경세포의 분화를 더욱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단백질 군집 형성에 주로 활용하는 여러 형광단백질과 크립토크롬2를 짝지어 결합했다. 빛을 이용해 단백질 군집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조합의 조건을 찾았다. 형광단백질이 하나보다는 여러 개가 결합한 형태일수록(즉 단량체보다는 이합체나 사량체일때) 빛을 비추었을 때 광유도 클러스트를 더욱 높은 비율로 형성했다.

또 형광단백질을 크립토크롬2의 단백질 사슬 말단 중 N 말단이 아닌 C 말단에 붙이는 경우 광유도 클러스트 형성 효율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단백질 군집이 잘 형성되는 조건을 찾았다는 점에서 연구자의 실험 선택의 폭을 넓혀준 데 의의가 있다.

허원도 그룹리더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CRY2clust는 향후 광유전학 분야의 실험에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며 "다양한 형광단백질-CRY2 조합을 통해 찾은 단백질 군집 형성 성공 요인은 광유전학 시스템 개발에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Nature) 출판 그룹이 발간하는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12.124)'에 미국시간 23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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