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파이낸셜뉴스와 공동으로 지난 15일 '제9회 서울국제신약포럼' 개최
앤드류 카셀 데이터 분석 총괄 기조강연 등···전문가 패널 토론도 이어져

지난 15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제9회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는 의료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과 정책적 문제 등이 논의됐다. <사진=박은희 기자>
지난 15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제9회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는 의료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과 정책적 문제 등이 논의됐다. <사진=박은희 기자>
의료빅데이터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 논의를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규호)는 파이낸셜뉴스와 공동으로 지난 15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의료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약개발'을 주제로 제9회 서울국제신약포럼을 열었다. 

의료빅데이터는 신약개발에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핵심요소로 불린다. 혁신신약을 개발하려면 약 1조원의 개발비용과 10~15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빅데이터를 이용하면 임상시험 시간을 단축시키고, 데이터를 통해 임상시험에 적합한 환자를 찾아 실패 확률도 줄일 수 있다.

이번 포럼은 신약개발 후보물질의 유전자 및 질병예방에서 빅데이터의 활용, 의료빅데이터 활용의 정책적 문제 등에 대해 다양한 강연과 논의가 진행됐다. 

기조강연자로 나선 앤드류 카셀 메디데이터 데이터 분석 총괄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연구진의 과학적 의사결정을 돕고 임상시험 환경을 최적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2020년까지 10명 중 1명은 고령인구로 아시아의 고령화는 이보다 빨라 한국의 경우 5~6명 중 1명이 고령자가 될 예정이다. 또 만성질환자의 증가로 보건관련 지출이 늘어나 헬스케어 시장이 2020년까지 4.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조강연자로 무대에 오른 앤드류 카셀 메디데이터 데이터 분석 총괄. <사진=박은희 기자>
기조강연자로 무대에 오른 앤드류 카셀 메디데이터 데이터 분석 총괄. <사진=박은희 기자>
앤드류 카셀 총괄은 "최근 들어 임상시험이 더 복잡해지고 있다. 종양학 임상시험 자체가 비종양학보다 더 복잡해지고 있다. 탐구적인 임상시험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로 인해 비용도 그만큼 늘고 있어 메디데이터의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메디데이터(medidata)는 임상연구를 위한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그는 "메디데이터에는 100여명의 데이터 과학자들이 연구한다. 빅데이터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연구한다"며 "빅데이터의 분석은 많은 업계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앤드류 카셀은 임상시험에 영향을 주는 트렌드로 '머신 머닝(machine learning), 모델 예측(predictive modeling), 데이터 리사이팅(data recycling)' 등을 꼽았다. 

그는 "빅데이터의 가치가 중요해 지고 있다. 임상데이터, 환자 기록서, 실험실 데이터 등을 통해 패턴을 파악한다. 감독되지 않은 패턴을 식별하고 통계적으로 변칙적인 데이터를 식별하기 위해 툴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구사이트 40%가 환자 등록을 하지 않고 있으며 25% 연구에 적어도 하나의 비등록 사이트가 있다. 이럴 경우 예측 모델링을 하는데 비용이 더 많이 든다"며 "개발 중인 약물이 시장에 나온 약물과 비교하기 위해서는 치료 대조군이 필요한데 데이터가 정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앤드류 카셀은 "많은 데이터(bigger data)에서 좀 더 나은 데이터(better data), 더 나아가 스마트한 데이터(smarter data)를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인간은 예상한 한계 이상으로 더 건강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양질의 의료빅데이터 중요···"정부의 지원 정책 수반돼야" 

 패널 토론에서는 의료빅데이터를 활용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사진=박은희 기자>
패널 토론에서는 의료빅데이터를 활용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사진=박은희 기자>
오후 세션에서는 의료빅데이터 사용과 정책지원에 대한 특별 강연과 패널 토론이 이어졌다. 

이동호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를 좌장으로 한 패널 토론에서는 김철준 한독 대표이사 사장, 염민섭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과장, 이석래 미래창조과학부 연구개발정책실 생명기술과장, 허정녕 한국화학연구원 의약화학연구센터장이 패널로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김철준 대표는 "우리나라는 데이터 축적이 잘 돼 빅데이터로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실제로 신약개발에는 거의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환자정보가 담긴 전자의무기록 등은 수집이 잘 돼지만 표준화, 통합돼 있지 않아 정보 상호교류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부에서 인공지능 센터 같은 것을 정부와 기업이 투자해 조합 형태로 운영해주면 신약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책적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나 전자의무기록 등을 연계, 개발할 툴을 열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석래 생명기술과장은 양질의 데이터 수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의 양은 많다. 정밀의료로 가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질을 따져봐야 한다. 데이터의 질이 좋지 않으면 데이터를 새롭게 만들어야 될 수 있다"며 "정밀의료를 위해서는 생활습관, 의료정보 등의 자료로는 부족할 수 있다. 좀 더 질 좋은 데이터를 수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염민섭 보건산업정책과장은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사회적 합의에 대해 피력했다. 그는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공개하기에 민감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개인정보 공개로 인한 효율이 크다는 사회적 합의를 위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허정녕 의약화학연구센터장은 정부가 의료 빅데이터 수집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의료 빅데이터를 모으고 정리, 분석해 활용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개인의 정보 분석을 통해 질병 예방, 진단, 치료, 정밀의료까지 실현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미국 보건보건원(NIH)는 복잡한 생물학 데이터를 모으는데 3200만 달러를 투자했고 유럽 컨소시엄도 2022년까지 50억 달러를 투자해 임상실험 촉진을 위한 뉴로에코시스템에 투자한다. 영국 역시 7300만 달러를 빅데이터 활용 관련 연구에 투자한다"며 "우리나라도 투자를 통해 의료 빅데이터가 공공재, 산업재로 사용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규호 한국화학연구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의료 빅데이터는 환자관리, 교육, 임상연구, 진단·치료의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며 "신약개발 분야에서도 임상에서의 실패 가능성을 감소시키고 유효성 및 안전성, 사업성이 확보된 신약개발을 위한 플랫폼기술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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