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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 벤처정책? "벤처 정의부터 제대로"

조영삼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3기 벤처정책 제안
"벤처 생태계 집적지 판교와 대덕, 미스매칭 채우면 성공할 것""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이하 국정기획위)는 기획, 경제, 사회, 정치행정, 외교안보 분과별로 전문위원을 구성하고 문재인 정권의 5년간 국정안 마련에 들어갔다. 지난 24일 국정기획위는 현재 벤처기업확인제도는 폐지하고 벤처기업인증위원회를 올해 안에 설치키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중소벤처기업을 일자리창출과 미래성장 동력의 중심에 놓으며 중소벤처기업부 신설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중소벤처기업 공약이 정부주도의 지원과 중소기업 육성에 초점이 맞춰지며 벤처 특성을 잘 알지 못하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런 가운데 3기 벤처정책이 제안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벤처산업 정책 전문가 조영삼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외적 경제적 위기들이 한꺼번에 몰리고 있는 가운데 해결책이 될 '벤처기업' 정책이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을 제안했다.

한국의 벤처역사는 1995년 벤처협회 설립 이후, 1996년 코스닥 설립, 1997년 벤처기업 특별법을 통해 자금조달과 지원이 균형을 이루며 성장 가능했다. 하지만 2002년 벤처 건전화 정책이 발표되면서 벤처 생태계는 무너졌고 성장동력도 사그라들었다. 2005년 벤처 어게인(Again) 정책으로 시동을 걸었지만 벤처 생태계는 여전히 취약하다.

조영삼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경제체제는 박정희식 정책이 나름 성공하고 인정 받으면서 레벨이 올라가고 옷을 바꿔야 하는 시기에도 바꾸지 못했다. 박정희 레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뿌리깊게 박힌 규율과 경쟁 규칙들이 여전하다. 정부의 과도한 개입으로 시장은 부재하고 확산되지 못하면서 벤처 확장 모델도 만들어 내지 못했다"며 "현재 창업은 많지만 성장성과 지속성은 낮다. 벤처 생태계 정착을 위해 어느때보다 벤처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3기 벤처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벤처 대상 정의부터 명확히

"우리의 20년간 벤처 정책은 국내용이다. 그동안 일반 중소기업보다 조금 나은 중기를 키워 온셈이다. 벤처는 중소기업보다 조금 나은 기업이 아니다.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확장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정책이 필요하다."

조영삼 연구위원은 정책 논의에 앞서 벤처라는 대상의 정의부터 명확히 할 것을 조언한다.

벤처 속성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 진취적 기업가정신에 기초한 도전적이고 모험적 기업이다. 또 고위험·고성과 사업을 영위하고 하이테크 기반 기업을 이른다.

정 연구위원은 "1기 벤처는 지금보다 크고 원대했다. 하지만 벤처확인정책이 나오면서 벤처 규모가 왜소해졌다"면서 "벤처기업은 기존 정형화된 기업 유형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새로운 기업형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벤처는 개수와 금액이 중요한게 아니라 질적 목표와 국민경제적 파급효과를 추구해야한다"면서 "우리나라 벤처 기업 중 70%가 제조업을 하고 있고 그중 80%는 대기업 밴드 기업"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구조는 결국 벤처 확장성의 한계를 가져왔고 성장 동력을 잃는 근원이 됐다.

조 연구위원이 제안한 3기 벤처 정책의 모델은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을 자극하고 선도하는 신생 혁신기업군 ▲글로벌 성향에 기반해 고성장을 추구하는 기업군 ▲발빠르게 신산업 신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업군 ▲창의적인 인재가 일하고 싶어하는 양질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군이다.

그는 "이들 모델 중 양질의 고용창출 기업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생태계 중심의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벤처의 지속 가능성 기반인 생태계 중심 정책을

"벤처 생태계 침체되면 개별 기업에 초점을 맞춰도 생명력과 지속성에 한계가 있다. 생태계 자체가 내생적 복원기능을 갖추지 못하고 외부 자극(정책)에만 의존하면 생태계는 단 한번의 충격으로도 붕괴하거나 소멸한다."

조 연구위원은 벤처 정책 자체의 혁신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정책도 벤처 생태계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

그가 강조하는 정책의 골자는 벤처 생태계의 내생적 복원과 자기 증식체계를 갖추도록 생태계 관점에 충실한 접근이다. 또 시장 기능을 중심에 놓지 않는 벤처 생태계는 지속가능하지 않으므로 정책 설계 단계부터 시장 기능을 구체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 투자 시장의 확충도 제안했다. 조 연구위원은 "초기 투자시장 확충을 위해 모태펀드의 정책성 기능을 강화하고 엔젤 투자를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민간 투자자들의 역할도 활성화 할 것"을 조언했다.

◆ 벤처기업확인제도 전면 개편 필요

"현재의 제도는 취지와 달리 정책금융기관 주도의 확인제도다. 벤처기업의 다양한 속성과 비즈니스 모델의 다양성이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신규성, 혁신성, 모델의 다양성 요소에 초점을 둬야 한다."

조 연구위원은 "현재 벤처확인제도에서는 기술평가 보증과 대출 기업 유형이 많다. 벤처캐피털 투자기업과 연구개발기업 비중은 미미하다"면서 "또 다양한 신업태 영위 기업을 위한 확인 기준이 필요하다. 기존 업력별 분포와 제조업 편중의 구조로는 벤처 속성을 반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벤처기업은 업력, 혁신성, 비즈니스 모델, 성장 확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시장 자원 배분 기준에서도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특성, 시장과 산업게 흐름에 부응하는지, 민간 주도성 원칙의 실질적 구현 가능 등을 반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연구위원이 제안하는 벤처 확인 유형은 ▲신기술신생기업 유형 신설  ▲벤처투자기업 유형 ▲연구개발기업 유형 ▲기술평가보증기업, 대출기업 단계적 폐지 등이다.

그는 "벤처기업의 진입조건은 강화하고 3년마다 충족 여부를 검점해 충족하지 못하면 수시 탈락시키고 유지조건을 충족하는 한 3기 벤처특별법이 연장되는 2027년까지 벤처기업으로 활동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규모만으로 벤처를 졸업시키는 제도는 폐지하고 벤처성을 보유하고 있다면 지속해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연구위원은 벤처기업의 글로벌화와 신집적화 정책 추진도 제안했다. 그는 "벤처기업의 글로벌화는 성장과 생존을 위해 선택이 아닌 당위적 명제다. 수출 중심, 시장 진입위주의 정책이 아니라 글로벌 밸류 체인에 적극 참여하는 형태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실리콘밸리가 벤처 집적지로 성공한 것은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국내에서는 판교와 대덕이 선순환 생태계 구조로 주목된다. 하지만 판교에는 혁신자원이 없고 대덕은 시장이 없다. 미스매칭을 잘 채우면 빠른 시간안에 성장 가능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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