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사모임, 22일 박형주 수리연 소장 초청 '특별강연' 개최
"기업 미래 경쟁력은 기술력보다 '문제해결 능력'"

만사모임은 지난 22일 박형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소장을 초청해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 정책 방향' 주제로 특별강연을 개최했다.<사진=박성민 기자>
만사모임은 지난 22일 박형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소장을 초청해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 정책 방향' 주제로 특별강연을 개최했다.<사진=박성민 기자>
"데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슈퍼컴퓨터로도 해결할 수 없죠. 데이터 정보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데이터 양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패턴인식을 통해 불필요한 데이터를 배제하고 소수의 데이터에 집중해야 합니다."

충청권 언론인으로 구성된 자발적 학습 커뮤니티 '만사모임'은 지난 22일 박형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소장을 초청해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 정책 방향' 주제로 특별강연을 마련하고 '5월 정기모임'을 개최했다.

박형주 소장은 인공지능 시대 핵심으로 '빅데이터의 스몰데이터화'를 꼽았다. 한 예로 1997년 IBM 슈퍼컴퓨터 '딥블루'와 2016년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 사례를 비교했다.

딥블루는 체스게임에서 모든 경우의 수를 조사하는 방법이다. 한 번의 수에 평균 2억번을 계산하는 '하드웨어의 승리'라는 분석이다. 반면 알파고는 하드웨어의 영역이 아닌 '수학적 알고리즘'의 승리라는 것이 박 소장의 설명이다.

알파고는 바둑 프로들의 수놓기 패턴을 학습한다. 우주 원자들의 수보다 많은 패턴 수다. 이후 알파고는 프로들이 두지 않는 수의 데이터를 획기적으로 축소하면서 소수의 데이터로 추려간다. 스몰데이터화 과정이다.

박 소장은 "알파고는 1000배 빠른 하드웨어를 사용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구글 딥마인드는 CPU 한대로 알파고를 가동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더이상 하드웨어 문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패턴인식을 통해 불필요한 데이터를 배제하고 소수의 데이터에 집중해야 한다"라며 "스몰데이터가 인공지능의 핵심 기술로 보장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박형주 소장이 빅데이터의 스몰데이터화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박형주 소장이 빅데이터의 스몰데이터화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또 박 소장은 FBI의 지문인식 기법을 설명하며 '스몰데이터화'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소장에 따르면 한 사람의 지문 데이터 용량은 10MB(메가바이트) 수준으로 5억명의 지문 데이터와 범인 데이터를 대조하려면 수십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FBI는 지문인식 난제 해결을 위해 '스몰데이터화'를 채택했다. 한사람 지문데이터에 지문 윤곽만 남기고 나머지 내부 지문 이미지 데이터 크기를 축소했다.

또다시 내부 지문 이미지에 지문 윤곽만 남기고 나머지 지문 이미지 데이터를 축소하는 방식이다. 1·2·3차 순서로 윤곽 데이터를 만든 셈.

범인의 지문을 대조할 때 윤곽만 맞춰보면 된다. 5억명의 지문 데이터 중 1차 윤곽이 같은 지문 데이터는 100만개 수준이다. 이후 2·3차 윤곽을 비교하며 최종적 원하는 데이터를 찾게 된다.

그는 "이처럼 스몰데이터화 활용으로 수십년이 걸리는 문제를 몇십분 만에 해결할 수 있다"라며 "방대한 데이터에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데이터를 축소하는 것은 혁명적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 소장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산업수학' 중요성도 언급했다. 수리연은 올해 초 판교에 산업수학혁신센터를 설립했다. 산업계 스타트업이 직면한 문제를 산업수학으로 해결하자는 취지다.

산업수학혁신센터는 ▲고리원자력발전소 핵연료 교체 ▲빅데이터 기반 인력매칭서비스 ▲기계학습을 이용한 공장기계 불량 탐지 ▲가스회사 순찰차량 최적 순찰 경로 파악 등의 사회적 문제를 산업수학으로 해결했다.

그는 "한 기관에서 수십년 동안 고민해오던 문제를 반나절 만에 산업수학을 접목해 풀어낸 사례도 있다"라며 "우리나라 공적 영역의 문제해결에 산업수학이 앞장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그는 "제4차 산업혁명은 새로운 기술의 개발보다는 이미 존재하는 기술을 연결하는 것"이라며 "수학적 알고리즘이 우버·에어비앤비·ZARA처럼 인류가 원하는 문제를 읽어내고 해결책을 찾아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강연에 참가한 만사모임 참가자들의 모습.<사진=대덕넷>
특별강연에 참가한 만사모임 참가자들의 모습.<사진=대덕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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