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기의 사진공감]5월의 향기

글 사진: 박용기/한국표준과학연구원 초빙연구원
아까시꽃_아까시나무에 하얗게 꿈이 피어나는 오월이면 멀리서도 느낄 수 있는 달콤한 향기가 기분을 좋게 한다. 우리가 아카시아나무로 잘못 알고 있는 이 나무의 정확한 우리말 이름은 아까시나무. 아까시꽃의 달콤한 향기는 지난 세월의 봄날을 우리 가슴 속에 불러오는 마술을 연출한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60 s, ISO100아까시꽃_아까시나무에 하얗게 꿈이 피어나는 오월이면 멀리서도 느낄 수 있는 달콤한 향기가 기분을 좋게 한다. 우리가 아카시아나무로 잘못 알고 있는 이 나무의 정확한 우리말 이름은 아까시나무. 아까시꽃의 달콤한 향기는 지난 세월의 봄날을 우리 가슴 속에 불러오는 마술을 연출한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60 s, ISO100

연록의 새 잎과 함께 시작된 5월은 꽃 향기 속에서 봄의 끝자락을 향해 흘러간다. 아까시꽃, 등꽃, 찔레꽃 그리고 장미까지. 막 돋아난 연록의 이파리 사이로 때로는 수줍게 때로는 화려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5월의 꽃들은 저마다의 향기를 가지고 우리에게 특별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꽃들은 왜 이렇게 향기를 가지고 있을까? 물론 벌이나 나비 등 꽃가루를 옮겨 줄 곤충들을 유인하기 위해서다. 꽃들은 모양이나 색으로 꽃가루를 날라 줄 곤충이나 동물들을 유인하지만, 멀리 있는 곤충들에게는 향기가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찾아오도록 유도하는 네비게이터와 같은 역할을 한다.

등꽃_연보라빛 꽃타래가 꿈을 꾸듯 피어나는 등꽃 아래 서면, 오월은 꽃향기로 가득한 향기로운 세상으로 변한다. 꽃들은 왜 이렇게 향기를 가지고 있을까? 물론 벌이나 나비 등 꽃가루를 옮겨 줄 곤충들을 유인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꽃향기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느끼게 하기 위한 신의 한 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f/3.5, 1/400 s, ISO200등꽃_연보라빛 꽃타래가 꿈을 꾸듯 피어나는 등꽃 아래 서면, 오월은 꽃향기로 가득한 향기로운 세상으로 변한다. 꽃들은 왜 이렇게 향기를 가지고 있을까? 물론 벌이나 나비 등 꽃가루를 옮겨 줄 곤충들을 유인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꽃향기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느끼게 하기 위한 신의 한 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f/3.5, 1/400 s, ISO200

나방이나 박쥐 등 야행성 곤충이나 동물을 유인하는 꽃들에게 꽃향기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꽃향기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느끼게 하기 위한 신의 한 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찔레꽃_벌이나 나비에 의해 꽃가루받이가 이루어지는 꽃들은 대체로 달콤한 향기를 풍긴다. 찔레꽃 향기를 맡으면 어릴 때 친구들과 연한 순을 따서 먹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200 s, ISO100찔레꽃_벌이나 나비에 의해 꽃가루받이가 이루어지는 꽃들은 대체로 달콤한 향기를 풍긴다. 찔레꽃 향기를 맡으면 어릴 때 친구들과 연한 순을 따서 먹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200 s, ISO100

꽃향기란 꽃에서 만들어지는 화학물질들의 혼합체이다. 공기중으로 쉽게 휘발하여 퍼져 나가야 하기 때문에 향기 물질은 분자량이 작은 분자들로 이루어져있다. 꽃의 모양이나 색이 같아도 꽃향기는 동일하지 않을 정도로 복잡하고 다양하다고 한다.

작약꽃_모란꽃과 작약꽃은 아주 비슷하게 생겨 꽃만으로는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모란은 나무꽃이라 겨울을 나고 작약은 풀꽃이라 봄에 새싹이 땅에서 올라와 모란보다 조금 늦게 꽃을 피운다. 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f/3.5, 1/500 s, ISO100작약꽃_모란꽃과 작약꽃은 아주 비슷하게 생겨 꽃만으로는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모란은 나무꽃이라 겨울을 나고 작약은 풀꽃이라 봄에 새싹이 땅에서 올라와 모란보다 조금 늦게 꽃을 피운다. 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f/3.5, 1/500 s, ISO100

꽃에서 발산되는 향기는 꽃가루를 주로 옮겨주는 곤충에 맞도록 설계되어 있다. 벌이나 나비에 의해 꽃가루받이가 이루어지는 꽃들은 대체로 달콤한 향기를 풍기고, 딱정벌레 등과 같은 곤충에 의해 꽃가루받이가 주로 이루어지는 앉은부채와 같은 꽃은 퀴퀴하거나 썩은 냄새를 풍긴다.

하루 중 꽃들이 향기를 방출하는 시간도 꽃가루를 주로 옮겨주는 곤충의 활동 시간과 맞추어져 있다. 즉 나비나 벌에 의해 수정되는 꽃들은 낮 시간 동안에 꽃향기를 주로 방출하고 나방이에 의해 수정되는 꽃들은 밤 시간에 꽃향기를 주로 방출한다.

또한 수정의 준비가 덜 된 막 피어나는 꽃이나 이미 수정이 이루어져 더 이상 꽃가루받이가 필요 없는 꽃들은 아직 수정되지 않은 꽃들을 위해 향기 배출이 억제된다.

오래 전 배웠던 신라의 선덕여왕과 모란꽃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당태종이 모란꽃 그림과 꽃씨를 보내 왔다고 한다. 그런데 후일에 선덕여왕이 된 어린 덕만공주는 꽃 그림을 보고 "이 꽃에는 향기가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아버지인 진평왕이 "그것을 어찌 아느냐?"고 물으니 공주는 "그림에 나비가 없는 것으로 미루어 이 꽃은 향이 없을 것"이라고 대답했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선덕여왕의 총명성을 부각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용비어천가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실제로 모란꽃에는 향기가 있다.

얼마 전 동네를 산책하면서 영산홍이 아름답게 핀 화단을 본 적이 있는데, 이상하게도 벌이나 나비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마치 그림 속의 꽃들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적막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이 우리 동네만의 일은 아닌 것 같다.

미국 버지니아 대학의 연구팀에 의하면 대기 오염이 꽃향기가 퍼져나가는 것을 방해하고 이로 인해 벌과 나비가 먹이를 찾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게 되어 벌과 나비의 개체수가 급속히 줄어드는 한 원인이 된다고 한다.

연구팀에 의하면 1800년대와 같이 대기 오염이 없던 시절에는 꽃향기는 1 km 이상을 여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대의 많은 도시에서는 꽃향기가 멀어야 300 m 정도까지 밖에는 퍼지지 못한다고 한다. 이로 인해 벌이나 나비가 꽃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꽃들은 수정의 기회가 줄어들어 번식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다.

꽃향기는 휘발성이 강한 물질인데, 대기 오염 물질 속에 있는 오존이나 기타 반응성이 큰 화학물질과 빠르게 결합하여 향을 잃어버리거나 변질 되게 된다. 그러므로 바람을 타고 퍼져나가는 냄새는 원래의 꽃향기가 아닌 다른 냄새가 되어 벌과 나비들에게 꽃의 위치를 알려주는 네비게이터 역할을 할 수 없게 된다.

장미꽃_오월의 여왕, 꽃 중의 꽃 등 많은 수식어를 동반하는 장미꽃. 장미는 향기면에서도 단연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더 다양한 색과 모양을 위해 품종 개량을 하면서 달콤한 향기가 사라지기도 한다. 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f/3.5, 1/250 s, ISO100장미꽃_오월의 여왕, 꽃 중의 꽃 등 많은 수식어를 동반하는 장미꽃. 장미는 향기면에서도 단연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더 다양한 색과 모양을 위해 품종 개량을 하면서 달콤한 향기가 사라지기도 한다. Pentax K-3, smc PENTAX-D FA 100mm F2.8 MACRO, f/3.5, 1/250 s, ISO100

아내는 꽃을 참 좋아한다. 그래서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에는 늘 꽃 선물을 한다. 그런데 아내는 요즈음 꽃에서는 전에 비해 향기가 없다고 말하곤 한다. 실제로 장미와 같은 화훼용 꽃들은 더 다양한 색과 모양을 만들기 위해 향기를 희생당하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 연구팀의 연구에 의하면 장미의 달콤하고 기분 좋게 하는 향의 주 성분은 모노테르펜 게라니올(monoterpene geraniol)이라는 물질인데, RhNUDX1이라는 효소가 장미로 하여금 꽃술에서 이 물질을 만들도록 하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향기가 없거나 약한 장미에서는 이 효소가 없음을 발견하였다. 판매를 위해 장거리 여행을 해야하는 장미에게 필요한 것은 꽃향기보다는 강인함이기 때문에 새로운 품종의 개발 과정에서 향기 부분이 희생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 가장 향기가 좋은 꽃 10 가지를 뽑아 놓은 게 있어 옮겨 본다. 순위가 낮은 꽃부터 나열하면, 등꽃(10), 프랜지파니(9), 향기알리섬(8), 스위트피(7), 분꽃(6), 초콜릿코스모스(5), 치자꽃(4), 은방울꽃(3), 쟈스민(2), 그리고 가장 좋은 향기를 가진 꽃은 역시 장미였다.

사람들에게도 고유의 향기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 향기는 향수를 뿌려 만든 인위적인 향이 아니라 내면의 인품과 생각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은밀한 향기 같은 것을 말한다. 꽃과 마찬가지로 그 향은 벌이나 나비가 좋아하는 달콤하고 기분 좋은 향기일 수도 있고 딱정벌레가 좋아하는 그런 냄새일 수도 있다.

'그 사람을 알려면 그 친구를 보라'는 말이 있다. 내가 풍기는 내면의 향기에 따라 그 향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내 주변에 모여 친구가 되기 때문이리라. 달콤한 5월의 덩굴장미 향을 맡으며 나는 어떤 꽃의 향기를 닮은 사람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덩굴장미_사람들에게도 고유의 향기가 있다고 생각된다. 향수를 뿌려 만든 인위적인 향이 아니라 내면의 인품과 생각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은밀한 향기. 달콤한 5월의 덩굴장미 향을 맡으며 나는 어떤 꽃의 향기를 닮은 사람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f/5.6, 1/125 s, ISO100덩굴장미_사람들에게도 고유의 향기가 있다고 생각된다. 향수를 뿌려 만든 인위적인 향이 아니라 내면의 인품과 생각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은밀한 향기. 달콤한 5월의 덩굴장미 향을 맡으며 나는 어떤 꽃의 향기를 닮은 사람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f/5.6, 1/125 s, ISO100

내가 정말 장미를 사랑한다면/ 복효근

빨간 덩굴장미가 담을 타오르는
그 집에 사는 이는
참 아름다운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

낙엽이 지고 덩굴 속에 쇠창살이 드러나자
그가 사랑한 것은 꽃이 아니라 가시였구나
그 집 주인은
감추어야 할 것이 많은
두려운 것이 많은 사람이었구나 생각하려다가

지극히
인간적인 사람이구나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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