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현장 자성 목소리부터 대안 마련까지 의견 분분···자조 섞인 의견도 다수   

"맞는 말이기도 아픈 말이기도 하다. 벙어리 냉가슴 과학기술계다." <아이디 '과학자'>

"책임이 정부 측만 있지 않다. 출연연 직원들과 과학기술계 리더그룹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새 정부에서는 출연연이 바뀌어야 한다." <SNS 댓글>

인사혁신처 공무원의 발언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본보가 보도한 '공무원 막말 참다보면, 과학계 전체 피해''관료지배사회, 그대로 둘 것인가?' 등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연구환경 개선의 무관심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부터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과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아이디 '촛불 1'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한마디 한다"고 전제하며 "이 보다 더 심각한 공무원 갑질이 그대로 있다는 것은 출연연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하지만) 출연연이 뭔지도 모르는 학생들 앞에서 저런 얘기를 했다는 데 대해서는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디 'trt'는 "자괴감이 든다.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고 보편적인 이야기다. 공무원이 갑"이라며 자조 섞인 댓글을 남겼다.  

SNS에서 한 연구자는 "비열하고 한심한 연구자로서 부끄럽다. 연구자가 자초한 상황이고 스스로 자신을 혁신하는 방법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자성을 촉구하는 의견도 상당수다. 아이디 '내 주변에'는 "스스로 위치나 소속에 우쭐대며 타인을 얕잡아 보고 행동한 적은 없는지. 주변의 내 동료가 그런 모습을 보일 때 방관한 적은 없는지 스스로 반성하자"고 촉구했다. 

또 "공무원과 연구원 소속의 칸막이를 없애자. 출연연의 연구지원기능을 모두 미래부 공무원이 맡고 실적에 따라 진급하고, 연구원도 정책수립과 미래부 감사하는 자리에 수시로 이동해 소속에 따른 신분제를 없애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이디 '연구원'은 "약간 과장해 말하자면 '민중은 개돼지'에 버금가는 발언이다. 이미 이러한 분위기가 현실임을 모든 연구자가 알고 있다고 해도 당사자의 입으로부터 구체화 해 튀어나오면 그 파급력은 무섭다. 갑자기 '루저'가 된 느낌"이라며 허탈해 했다. 

아이디 '용기있는 기사'는 "갑질이 습관이 되니 그게 정상인 줄 알게 되나 보다. 젊은이들의 혼이 썩어 들어가는 꼴이다. 갑질로 명예를 삼는 이들에게 사명감이 자리할 공간이 있겠는가. 을질에 분노하는 이들의 가슴에 사명감은 다 타들어간다"며 "PBS 제도를 손질하고 R&D 정책의 깊이를 가져야 관료의 전횡에 끌려가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이디 '진따'도 "매번 얻어맞고도 할 말을 못하니까 '찐따'라 한다. 과학계 행정도 정치인도 과기인 출신으로 정해야 그동안의 관습을 고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구원' 아이디는 "과학기술계가 자초한 것이다. 일개 사무관이 전화로 아버지뻘인 과학자에게 자기가 작성해서 보고해야 할 내용을 부탁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부당함에 맞서는 기관장의 정책에는 해당 국장이 나서 일일이 방해하고 말잘 듣고 아부하는 폴리사이언티스트는 최근 탄핵정국을 틈타 기관장까지 됐다"며 "새정부가 들어서면 모든 정치성향의 기관장을 교체해 출연연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공무원의 징계를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아이디 '연구원2'는 "일벌백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기본이 덜 된 공무원을 엄중하게 징계하지 않으면 99% 선량한 공무원이 피해를 본다. 공무원이란 신분은 국민이 지켜주고 납세자가 월급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국민을 실망시키는 말 한마디로도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국격 훼손죄를 물어 징계를 내리고 그 사실을 공표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후속 조치에 신경쓰자는 의견도 이어졌다. 
아이디 '그럼 어떻게?'는 "비판 보다는 후속 대책이 무엇이 되어야 할지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좋겠다"며 "정부, 국과심, 출연연 등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자성하고 제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디 'yhwr'는 "출연연의 사업비에 대한 전권을 미래부와 기재부 공무원이 쥐고 있다. 밥 배급에 비유하면 저항할 경우 오늘은 배급이 줄지 않지만 내일은 배급이 준다. 모레는 특식이 나오는데 나만 빼고 다른 사람에게만 준다. 이런 체제는 배급 받는 노예들이 한 번에 일어나 체제를 전복해야 구조가 사라질 수 있다"며 "과학자 의식의 문제로 돌리기엔 구조적 문제가 너무 크다. 과학기술 예산 결정 구조를 고쳐나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SNS에서 한 연구자는 "스스로 주권을 쟁취하지 못하면 겪어야 하는 상황에 익숙함과 안주함을 인정한다"며 "하지만 구조적 약자는 법과 언론도 보호해줘야 한다. 징징대는 찌질이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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