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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높이는 삶의 높이", '탁월한 思惟'로 세상보기

백북스·화학연·대덕넷, 지난달 27일 디딤돌플라자서 최진석 교수 초청
최 교수, '탁월한 사유의 시선' 저서 강연···10대부터 60대까지 열기 '후끈' 
"개인이나 조직, 국가가 지닌 시선의 높이는 삶의 높이를 결정합니다. 시선의 높이는 다른 말로 생각의 높이입니다. 생각이 탁월한 수준에 이르기 위해서는 삶을 주체적으로 살기 위한 독립성을 확보할 때 가능해집니다."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교수가 지난 27일 과학동네를 찾아 그의 저서 '탁월한 사유의 시선'에 대해 강연했다. <사진=대덕넷>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교수가 지난 27일 과학동네를 찾아 그의 저서 '탁월한 사유의 시선'에 대해 강연했다. <사진=대덕넷>
동양철학 전문가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교수가 과학동네를 찾아 던진 메시지다. 

학습독서공동체 백북스는 한국화학연구원, 대덕넷과 공동 주관으로 지난달 27일 디딤돌플라자 4층 강당에서 시민, 연구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352회 백북스 정기모임을 가졌다. 

이날 초청 강사로 나선 최 교수는 그의 저서 '탁월한 사유의 시선'의 핵심 내용을 짚으며 주체적인 삶을 위한 방법을 제시했다. 

'시선의 높이가 왜 중요한가'로 포문을 연 그는 세계을 '자연'과 '문명'으로 나눌 수 있으며, 인간은 이 세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자연은 인간이 만들지 않은 세계고, 문명은 인간이 만든 세계라 말한다. 정치부터 시스템까지 문명 세계에서 인간의 생각이 반영되지 않은 것은 없다"며 "문명 세계를 채우는 것은 인간의 생각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기에 생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높은 문명과 낮은 문명 역시 생각의 높고 낮음을 말한다는 그는 "한 나라의 수준을 알려면 생각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보면 된다. 생각을 다루는 곳은 철학과로 국가를 대표하는 국립대 철학에서 생각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대 철학과의 박사학위 논문을 예로 들면 우리나라의 사고방식은 따라하기를 뜻하는 '훈고적'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철학자 미셸 푸코는 지구상에 존재해 본적이 없는 관점을 논해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것을 창조해 냈다. 창의적 논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논문을 받아 확대하거나 심화해서 논문을 써왔다. 이는 훈고적 논문"이라며 "우리의 생각이 훈고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훈고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은 이미 만들어진 선례를 열심히 수행한다. 남이 한 생각을 따라서 하는 것을 자기 삶의 양식으로 받아드린다"며 "다른 이의 생각을 대신하는 것은 종속적인 삶을 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선진국과 중진국의 차이도 '종속적 사고'로 구분된다는 최 교수는 "선진국은 (국가)의 운명을 펼치는 전략을 펼치지만 중진국은 선진국을 따라가기 위한 전술만 펼친다. 선례가 없으면 움직이지 못한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선 이를 뛰어 넘는 시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렇다면 시선의 전환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최 교수는 '창의', '용기', '도전' 등을 강조했다.

그는 "창의력은 발휘하는 게 아니라 발휘되는 거다. 튀어나오는 것이다. 창의력이 발휘되는 것은 그의 내면에 인격적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며 "따라만 하는 단계에서는 창의력이 튀어나오지 않는다. 없는 길을 열어야 창의력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서양의 승패는 용기의 차이다. 자기 자신으로 사는 사람은 탐험한다. 용기가 없으면 모험도 감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 박사는 마지막으로 "하늘의 별을 보며 감탄을 하지만 자기만의 별을 보려는 생각을 안 한다. 한 번은 별 처럼 살아봐야 하지 않겠나"며 "자신의 별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라"고 조언했다. 

한편 최 교수는 베이징대 대학원에서 도가 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88년 서강대 철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한국방송, 교육방송 등에서 강의를 진행했다. 저서는 '인간이 그리는 무늬',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 '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 등이 있다. 

◆ 질문자 줄이어···'가위 바위 보'로 순서 정하기도

 최 교수의 인기를 반영하듯 질의응답 시간에는 질의자가 많아 '가위 바위 보'로 질의자를 정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진=대덕넷> 최 교수의 인기를 반영하듯 질의응답 시간에는 질의자가 많아 '가위 바위 보'로 질의자를 정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진=대덕넷>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웠던 이날 행사는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참석했다. 특히 20대와 50대 참석자가 많아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여타의 강연과 달리 질문을 원하는 참석자가 많아 연령대별로 한사람씩을 선정했다. 그 과정에서 질문자를 정하기 위해 같은 연령대끼리 가위 바위 보를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가장 먼저 질문한 20대 참석자는 "'탁월한 사유의 시선' 책을 읽고 든 생각이 우리나라에서 선도 가능성이 큰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했다"며 최 교수에게 답변을 요청했다.

최 교수는 '과학분야'를 추천했다. 그는 "과학현장에 와서 하는 말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강점이 K-pop 등도 있지만 아직은 감각적 수준으로 과학적 높이로 가야한다"면서 "과학은 정치적 영향을 덜 받으면서 페어플레이가 가능한 곳으로 나라의 발전을 위해 삶의 높이와 시선을 과학의 높이로 가야하고 과학기술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학은 과학적 방법으로 세계와 나누는 이야기인데 이를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연구현장에서 그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동안 발생한 문화는 지방에서 시작돼 확산됐다. 이를 위해서는 그 지방 스스로 자부심, 자기만의 색을 가질 때 가능하다. 대덕이 그런 새 역사를 쓰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30대 질문자는 철학적 감동과 철학만의로의 창의적인 방법을 질문했다. 최 교수는 이에 대해 학문적 발전은 다른 분야와의 연결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혀 다른 분야가 섞여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이를 창조라 할 수 있다"면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를 은유하고 표현하는데 인간은 은유로서 분야를 확장해 나갈 수 있고 이런 인간이 가장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40대의 질문자는 5명이 나서며 즉석에서 가위바위보가 이뤄졌다. 최종 우승을 거둔 참석자는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직에 근무하고 있다며 다른 일정을 포기하고 왔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지도하는 학생 중 시선이 너무 달라 고민이 많았는데 오늘 강의를 통해 해답을 얻었다"면서 청중의 시선을 올리는 비결을 물었다.

최 교수는 높은 시선을 갖는 것은 기질의 문제로 꿈과 도전의 필요성을 들었다. 꿈이 없는 사람은 기능적으로 살게 되지만 꿈이 있는 사람은 가치적으로 살 수 있다는 것. 

그러면서 최 교수는 "우리는 자녀를 교육의 대상으로 보는데 자녀는 사랑의 대상"이라면서 "인생이 행복해야 힘이 되고 도전의 원천이 된다. 아인슈타인이 '세상의 바보는 다른 결과를 기대하면서 같은 방법을 쓰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교육의 개념이 가르치는 것에서 그 사람의 본질을 드러나게 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 우리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10대라고 소개한 참석자는 인간의 관계에 대해 궁금해 했다. 최 교수는 "10대에는 타인보다 스스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갈등, 불안 등 여러 요소를 경험하게 되는데 나중에 큰 재산이 될 수 있다. 이미 있는 것들, 불편한 것들을 넘어서야 자신만의 새로운 세계를 여는 시작이 된다"고 조언했다.

60대 질문자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며 품고 있던 의문의 해답을 얻는 시간이었다"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연구현장의 문제를 묻는 질문도 나왔다. 50대의 질문자는 "우리나라의 논문 중 상당수는 기존에 있던 것에서 나온 훈고적인 논문으로 깊이가 부족하다. 연구자 맞춤형으로 제도를 바꿔가고 있는데 현장에서는 인식이 더디다. 철학으로 바꿀 수 있는지"를 질문했다.

최 교수는 연구환경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실패를 들여다보지 않고 결과만 본다"면서 "실패를 나눌 수 있는 환경과 결과를 다그치지 않는 관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최 교수는 "연구자도 어떤 삶의 태도를 갖는가가 중요하다"면서 "연구자들도 톨스토이, 헤밍웨이의 책을 읽으며 마음에서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격동이 살아있어야 한다"면서 침대 곁에 자신만의 철학책을 두기를 추천했다.

이날 참석한 박문호 ETRI 박사는 "최진석 교수가 한 말 중 우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면서 "창의성으로 가기 전에 지식의 축적이 필요하다. 양질의 지식 축적을 통해 창의성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가 열린 디딤돌플라자는 화학연이 입주기업과 연구자, 예술인, 시민들이 언제든 함께하며 소통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하자는 차원에서 연구원 정문에 마련한 공간으로 누구든 방문과 활용이 가능하다.

3시간 가까이 진행된 강연 이후에는 저자 사인과 포토 타임이 이어졌다. <사진=대덕넷>3시간 가까이 진행된 강연 이후에는 저자 사인과 포토 타임이 이어졌다. <사진=대덕넷>

최 교수가 참석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대덕넷>최 교수가 참석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대덕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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