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산업측정표준본부, 4차 산업 대응 측정기술 인프라 구축 '시동'
이혁교 센터장 "측정역량 높여 국가 경쟁력 강화 목표" 

이 센터장이 4차 산업혁명에서 측정기술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사진=박은희 기자>
이 센터장이 4차 산업혁명에서 측정기술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사진=박은희 기자>
"4차 산업혁명에서 측정기술은 인프라 역할로 매우 중요하지만 간과되고 있습니다.  측정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4차 산업혁명은 근간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국가의 새로운 동력일까? 재앙일까? 이혁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산업측정표준본부 센터장은 4차 산업이 동력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측정기술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이 확산될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데이터양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측정기술이 확보되지 않으면 빅데이터를 신뢰할 수 없어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표준연 연구자들이 4차 산업혁명 대응 측정기술 인프라 구축을 위해 뭉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센터장은 "4차 산업혁명에 꽃에 해당하는 선도기술은 이미 기업에서 잘하고 있다. 정부도 기업도 꽃만 하려하면 중복투자가 될 수 있다"며 "화려해 보이지는 않지만 기업과 생태계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뿌리를 연구해야 한다. 이는 기업이 할 수 없는 일이니 국책 연구기관이 나서서 뿌리를 튼튼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측정기술, 4차 산업 규모 단 '1%'···"모든 산업 연결할 인프라"

이 센터장은 "4차 산업은 인공지능이 빅데이터를 취합 판단해 효율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만큼 측정 신뢰성이 보장되지 않아 빅데이터에 문제가 생기면 4차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박은희 기자>
이 센터장은 "4차 산업은 인공지능이 빅데이터를 취합 판단해 효율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만큼 측정 신뢰성이 보장되지 않아 빅데이터에 문제가 생기면 4차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박은희 기자>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자동차, 무인항공기등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산업의 규모는 당장 내년도에 200조원 정도 예상됩니다. 측정장비가 10% 정도 영향을 주니 20조원 정도가 될 것입니다. 측정기술은 장비의 10% 정도 영향을 미치니 2조원 정도가 될 것입니다."

4차 산업 전체 매출에서 측정기술이 차지하는 비율은 단 1% 정도. 그럼에도 측정기술을 연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 센터장은 "측정기술은 4차 산업혁명을 성공으로 이끄는 길목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측정기술이 1%로 적어 보이지만 측정오차가 발생 하면 빅데이터 자체를 쓸 수가 없다"며 "측정기술은 모든 산업을 잇는 인프라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연구팀은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4차 산업 생태계 적응지원 측정기술 ▲4차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미래핵심 측정기술 ▲4차 산업 기반 측정데이터·시스템 신뢰성 부여 등을 중심으로 연구해 나갈 계획이다. 

생태계 적응지원 측정기술을 위해서는 '스마트팩토리' 측정시스템을 내재화하고 ICT 산업용 신소재 물성측정 한계를 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측정시스템 내재화는 측정센서와 기술을 작게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 측정 장비를 소형화하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현재는 측정기를 제조공정에 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4차 산업 시대에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하려면 모든 측정기를 소형화하고 고속화해 제조공정에 넣어야 한다"며 "실제로 제조장비를 만드는 것은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이므로 이들의 애로기술을 출연연이 해결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미래핵심 측정기술과 관련해서는 자율운행 멀티 측정기술을 비롯해 증강·가상·혼합 현실 구현을 가속화할 수 있는 측정기술을 개발한다. 

자율운행 멀티 특정기술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파장대역에서 멀티영상을 동시측정 해 기존에 불가능했던 정보를 획득할 예정이다. 또한 자율주행에 필요한 초고속 삼차원 공간인지 측정기술 및 증강·가상·혼합 현실 구현을 위한 다양한 물리량 동시측정도 중요 연구주제 가운데 하나다. 

이 센터장은 "4차 산업은 빅데이터를 얻어 사람이 판단하지 않고 인공지능이 판단해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민간 기업은 수익만 창출하면 되지만 정부는 사회적 기회비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측정데이터 및 시스템 신뢰성 부여 관련해서는 복합물리량 동시측정, 데이터 적합성 확보, 표준화기술탑재 센서, 신물질 참조표준 라이브러리 등을 과제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통합센서에 대한 소급체계 구축, 복수 독립 노드 수집 정보에 대한 동시 활용 가능, 자가진단 및 보정 기술 등이 탑재된 개발용 오픈 플랫폼, 신소재에 대한 폭넓은 정보 공유 등을 목표로 한다. 

이 센터장은 "4차 산업에 활용한 측정기술을 만들고 측정장치를 소형화 하면 기존 공장들을 스마트 팩토리로 전환시킬 수 있다. 중소기업이 4차 산업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국가와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모아 개발할 계획"이라고 피력했다.  

◆ 4차 산업의 '길목' 역할···"효율성 극대화 통한 신 시장 창출"  

 이 센터장은 4차 산업 생태계 적응지원을 위한 측정기술과 측정데이터 및 시스템 신뢰성 부여, 미래핵심 측정기술을 중심으로 연구를 펼칠 계획이다. <사진=박은희 기자>
이 센터장은 4차 산업 생태계 적응지원을 위한 측정기술과 측정데이터 및 시스템 신뢰성 부여, 미래핵심 측정기술을 중심으로 연구를 펼칠 계획이다. <사진=박은희 기자>
"표준연은 그동안 온도, 압력 등 단일 물리량에 대한 측정기술 개발에 앞장서 왔습니다. 압력과 온도 등을 동시에 측정하는 복합 물리량 측정기술은 표준연이 아직 해보지 않은 부분이지만 그동안의 경험이 바탕이 된다면 가장 잘 할 수 있는 연구기관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연구는 자발적인 연구자들의 참여로 시작됐다. 강제성이 아닌 필요성을 동감한 연구자들의 의기투합이기에 거는 기대도 적지 않다. 5년 계획으로 2020년까지 1단계를, 2022년까지 2단계 연구를 통해 4차 산업이 본격적으로 열릴 시대를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센터장은 "4차 산업에 있어 측정기술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연구원들의 열의가 높다"며 "그동안 하지 않았던 연구들을 해야 하는 만큼 도전적인 연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업이 시작되면 첫 해에 2~3개 정도 기술에 대한 테스트 베드를 진행하고 요소기술을 추가적으로 개발해 가시화하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이 거는 기대효과는 다양하다. 과학기술을 비롯해 산업경제, 사회문화, 인프라 등 다방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학기술로는 4차 산업 대응 측정기술 개발로 국내 산업 및 과학기술 경쟁력에 혁신을, 산업경제로는 4차 산업 관련 분야에서 산업생태계 확보 및 신산업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또 사회문화적으로는 빅데이터 활용과 결합된 의료, 환경, 안전 분야로 확대를 통해 측정기술이 국민 의 건강과 안전에 직접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더욱이 측정기술은 활용성이 넓은 인프라기술인 만큼 모든 과학기술기반 산업 성장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 센터장은 "4차 산업 생태계에서의 측정은 단순한 물리량 측정의 의미를 뛰어넘어 무작위로 수집된 측정값 사이에서 유의미한 정보를 추출해 내야 한다"며 "융·복합 시너지를 내기 위해 산·학·연과의 연계한 연구를 진행해 기업과 생태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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