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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아홉 번 덖어 만든 쑥차의 깊은 향

글: 김국진 자연의힘 연구소장, 도움말: 이창희 튼튼마디한의원 노원점 원장
쑥과 쑥차.<사진=자연의힘 연구소 제공>쑥과 쑥차.<사진=자연의힘 연구소 제공>

"하늘에서 내려와 인간 세상을 다스리기 시작한 환웅(桓雄)은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하는 곰과 호랑이에게 100일간 쑥과 마늘만 먹으면서 동굴 속에서 참고 기다릴 것을 지시한다. 참을성 없는 호랑이는 이를 버티지 못하고 동굴에서 도망쳤고, 곰은 21일이 되던 때 인간으로 변해 단군왕검을 낳았다…"

우리 첫 국가인 고조선 건국신화에는 이처럼 쑥이 등장한다. 많고 많은 약풀 중에서 왜 하필이면 쑥이었을까? 그리스신화로 살짝 눈을 돌려보면 그 해답을 짐작할 수 있다.
  
올림포스 12신 중 한 명인 아르테미스는 여성의 출산을 돕고 어린아이를 돌보는 여신이다. 이 아르테미스의 이름에서 나온 '아르테미시아 속(屬)'이 바로 쑥의 학명이라는 사실은 이 풀이 여성의 건강과 출산에 얼마나 깊은 연관이 있는지를 잘 말해준다.
  
일본에서는 쑥을 '요모기(よもぎ)'라고 하는데 한자로는 사방팔방 잘 번식한다고 하여 '사방초(四方草)' 또는 싹이 잘 튼다고 하여 '선명초(善萌草)'라고 쓴다.
 
쑥의 생명력은 놀랍다. 아무리 밟아도 쑥쑥 올라오고, 볕만 좋으면 황무지에서도 번식한다.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터져 폐허가 된 다음 맨 먼저 고개를 내민 식물이 쑥이었다는 소리도 전해진다.
 
이창희 튼튼마디한의원 노원점 원장.이창희 튼튼마디한의원 노원점 원장.
며칠 전 친구들과 함께 해인사 인근 찻집 '고조선'을 찾아갔을 때 편안한 벗 여운당이 정성스레 내놓은 그날의 차는 쑥차였다.

한 모금 마셨더니 은근한 쑥 향이 금세 입안에서 온몸으로 퍼졌다. 그 옛날 사람이 되고자 했던 웅녀처럼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나도 사람(?) 좀 될런가?
 
고조선 건국신화도 있고 해서 그날 이후 내 맘속 '고조선' 찻집의 대표 차는 쑥차로 정했다. 여운당이 알려준 쑥차 만드는 법을 혼자 알긴 아까워 공개해본다.

삼월 초 어린 쑥을 채취해 깨끗하게 씻은 다음 물기를 뺀 후 센 불에 덖어 비벼 식힌다. 다시 두 번 더 덖은(때가 올라 몹시 찌들거나 때가 덕지덕지 묻다.) 후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체에 받쳐 하룻밤 건조한다.
 
다음날 중간 불에서 세 번을 더 덖고 난 후 다시 그늘에서 숙성시키고 다시 덖는다. 아홉 번째는 약한 불로 천천히 덖어 마무리한다. 그 과정에서 일곱 번째부터 참쑥 뒷면에 있는 솜털 분진이 날리기 시작하여 마지막 아홉 번째는 절정을 이룬다.

쑥은 그 약효를 한방에서도 아주 높게 평가한다. 이창희 튼튼마디한의원 노원점 원장은 쑥은 '허브의 여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효능이 좋아 한방에서는 '병을 다스린다는 의미'에서 '애엽(艾葉)'이라고 한다.

항암작용과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작용을 하며, 알레르기나 고혈압에도 유효하고 혈액을 맑게 해준다. 쑥을 볶아 차를 만드느라 솜털 분진을 뒤집어쓰고 눈사람처럼 변한 벗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면서 차 한 잔에 담긴 정성의 깊이를 마음으로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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