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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가치 회사 100개 만들기 도전"

[인터뷰]김판건 신임 미래과학기술지주 대표
"민간 투자회사와 협업, 주주들과 소통 주력"
"미래과학기술지주는 공공연구기관에서 민간기업으로 기술을 넘기는 역할을 합니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이죠. 앞으로 카이트 창업가재단,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덕벤처파트너스 등 민간투자회사와 클러스터링을 만들어 공동 투자를 이끌어낼 계획입니다."

김판건 신임 미래과학기술지주 대표는 투자자‧주주와의 소통, 벤처캐피털과의 공동 투자 유치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요즘 참신한 기술을 발굴하기 위해 투자회사와 대학을 바쁘게 오간다.

김 대표는 삼보컴퓨터 마케팅 직원으로 시작해 미국에서 PNTV를 창업하고, 국내에서 에이샵 대표,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 기술사업화단장 등을 역임한 기술사업화와 투자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KAIST 전산학과 석사 졸업 후 17년 만에 대덕에서의 삶을 살게 된 김 대표는 "지난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과학기술지주를 공공기술 투자의 출발지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민간 투자회사와는 협업을, 주주들과는 대화를 
 
김 대표는 "250조원 가치의 회사 한 개가 아니라 1조원 가치의 회사 100개를 만드는 것이 미래과학기술지주의 과제"라고 정의했다.

미래과학기술지주는 극초기 단계 기업 투자 건수를 늘릴 계획이다. 극초기 기업과 초기 기업의 투자 건수는 7:3으로 하되 투자 금액은 3:7으로 맞춘다. 극초기 기업 투자는 수익성보다 다양한 기업을 발굴하는데 중점을 둔다. 

극초기 기업이란 제품 형성 시작부터 소비자에게 판매될 수 있는 제품(minimal viable product)을 만들기까지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을 일컫는다. 제품이 어느 정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단계이면 초기 기업으로 분류한다.
   
투자 과정에서 김 대표가 주력하는 것은 협업이다. 계획한 투자 건수가 2-3배 늘어난 만큼, 김 대표는 교수들의 의견을 수립하며 투자 발굴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반은 대학의 추천을 받고 나머지는 미래과학기술지주가 직접 발굴한다. 김 대표는 "실패 확률이 높지만 크게 성공할 확률도 높은 기업을 키우는 것이 우리의 차별화 전략"이라고 말했다.

자칫 미래과학기술지주가 민간과 경쟁하는 것처럼 보이는 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카이트 창업가재단, 대덕벤처파트너스 등과 클러스터링을 만들어 공동 투자를 이끌어내려 노력하고 있다. 

김판건 대표는 "공공기관에서 민간기업으로 기술을 넘기는 미래과학기술지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한효정 기자>김판건 대표는 "공공기관에서 민간기업으로 기술을 넘기는 미래과학기술지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한효정 기자>
김 대표는 "과기특성화 대학 중심의 발굴은 우리가 할 테니 스타트업 초기 투자는 함께 하자고 이들에게 제안했다"며 "미래과학기술지주는 큰 수익을 내는 것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적절히 이익을 낸 후에는 민간기업이 수익을 내고 직접 관리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를 돌다리에 비유했다. 기업이 잘 되려면 여러 돌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그 중 첫 돌다리가 미래과학기술지주이며 그 뒤에 투자 기업, 소프트뱅크, 세마트랜스링크, 캡스톤 등 민간 VC들의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감할 수 있는 주주들의 신뢰 회복 문제 관련해서는, 얼마나 자주 찾아가 대화하느냐에 달렸다고 답했다. 그는 반복해서 소통해야 함을 강조했다. 실제 김 대표는 취임 전부터 주주들을 찾아가고 있다. 올 12월까지 매달 한 번씩 KAIST 창업원,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교수, 그 외 대학을 방문할 계획이다.

그는 "공통 의견을 모으고 때로는 설득하는 등 여러 차례 대화가 필요하다. 기술사업화는 혼자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최근 UNIST(울산과학기술원)에 1박 2일간 머물며 여러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최근 미래과학기술지주에서 매각할 기업 중에는 바이오기업이 다수다. 그 중 미래과학기술지주에서 심혈을 기울이는 곳은 미국 안구진단 광학 솔루션 기업 '인텔론 옵틱스'다. 투자가 성공되면 유명한 안과 장비 기업에 매각해 수익을 확보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인텔론 옵틱스를 해외 투자 사례로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관련 아이디어도 눈여겨보고 있다. 특히 금융과 보안 분야를 주시하며 서울 지능정보기술연구소(AIRI)와도 투자 기업 발굴에 대해 논의 중이다.

◆ 대표실 없애고 전용차 대신 대중교통 이용

김 대표는 내부에서도 소통을 중요시 한다. 그는 직원들과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대표실을 없애고 그의 자리를 사무실 한 귀퉁이로 옮겼다. 직원회의도 회의실이 아니라 휴게실이나 빈 공간에서 한다.
 
그는 대표이사 전용 차량은 없애고 회사 내 업무 차량도 한 대로 줄였다. 업무는 택시나 기차를 이용, 출퇴근은 자전거로 한다. 김 대표는 "아이디어는 주변을 보며 걷거나 자전거를 탈 때 나온다"고 덧붙였다.

또한 온라인 달력에 그의 모든 일정을 올려 직원들과 공유한다. 직원들이 달력을 보고 대표와의 미팅 일정을 직접 정한다. 대표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도 직원들이 볼 수 있다. 사용 내역에는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했는지 등을 자세히 적어야 한다. 그는 "권력은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오며 어떤 조직이든 투명할 때 멋진 경영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방법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수평적 소통과 투명한 정보 공유는, 민간성과 공공성이 섞인 미래과학기술지주가 반은 민간 벤처캐피털의 방식을 따라야 한다는 김 대표의 생각에서 시작됐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미래과학기술지주는 기술이 필요한 곳에 기술을 연결해주고 관련 R&D 펀드를 찾아주는 출발지로 마치 공공기술 투자의 대전역"이라 비유하며 "기술에 투자를 받아서 어느 정도 규모를 키운 후에 민간에 넘겨주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직원들과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대표실을 없애고 그의 자리를 사무실 한 귀퉁이로 옮겼다. 그는 주로 선 채로 일한다. <사진=한효정 기자>김 대표는 직원들과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대표실을 없애고 그의 자리를 사무실 한 귀퉁이로 옮겼다. 그는 주로 선 채로 일한다. <사진=한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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