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츄는 과연 뚱뚱한가?"···물리학으로 본 세상

김범준 성균관대 교수 초청 '물리학으로 보는 인간' 대중강연
한국물리학회, 20일 DCC서 '학술대회·정기총회' 개최
한국물리학회가 개최한 '물리학회·정기총회'에서 특별 대중 강연 세션이 마련됐다. 김범준 성균관대 교수가 '물리학으로 보는 인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한국물리학회가 개최한 '물리학회·정기총회'에서 특별 대중 강연 세션이 마련됐다. 김범준 성균관대 교수가 '물리학으로 보는 인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피카츄는 뚱뚱합니다."
"키 큰 사람은 날씬합니다."
"걸리버 여행기 주인공은 체구가 왜곡됐습니다."


괴짜 물리학자 김범준 성균관대학교 교수가 물리학으로 세상을 바라본 결과다.

한국물리학회(회장 이재일)는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지난 19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21일까지 '2017년 봄 학술 논문 발표회와 제93회 정기총회'를 개최한 가운데 20일 발표회 특별 세션으로 'KIAS 대중 강연'을 열었다.

이날 대중 강연에서 김범준 성균관대 교수와 박권 고등과학원 교수를 특별 초청해 '물리학의 최전선' 주제로 진행됐다. 고등학생부터 원로 과학자·학자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참석해 복잡한 세상의 궁금증을 물리학으로 풀어보겠다는 뜨거운 열정을 보였다.

김범준 교수가 '물리학으로 보는 인간' 주제로 강단에 올랐다. 그는 첫 화면에 포켓몬스터 주인공인 피카츄 사진 한 장을 띄우고 "피카츄는 뚱뚱한가? 날씬한가?"라고 청중에게 묻자, 청중은 "뚱뚱하다"고 답을 내린다.

대부분 사람은 '사람의 기준'으로 피카츄를 뚱뚱하다고 결론을 내리지만, 실제로 뚱뚱한지 이조차 궁금함의 대상이라는 것이 김 교수의 연구 신념이다. 그는 "물리학자가 연구하는 이유는 단순히 연구 내용이 궁금하기 때문"이라며 "사회 궁금증을 물리학으로 풀어가 보자"며 강의의 포문을 열었다.

사람의 몸무게가 표준보다 더 나가는지 아닌지 판단할 때 보통 '체질량지수'(BMI)를 이용한다.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누면 나오는 값이 체질량지수다. 보통 체질량지수가 23~30이면 과체중이고 30 이상이면 비만으로 판단한다.

김 교수는 "사람의 체질량지수는 왜 하필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눌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사람 몸의 한 변 길이가 h인 정육면체로 가정했을 때 사람의 부피는 3h다. 모든 물체가 가로, 세로, 높이 등 3차원 공간을 갖는다.

그렇다면 체질량지수를 계산할 때 몸무게를 키의 제곱(2h)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세제곱(3h)으로 나눠야 하는 것이 아닌가. 김 교수는 "당연히 사람을 가로, 세로, 높이가 모두 h인 정육면체로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그는 "사람을 정육면체라고 가정했을 때 사람의 체질량지수를 이해할 수 없으니 사람을 사각기둥 모양이라고 가정해 보자"라며 "사람의 키를 h, 가로·세로 a인 사각기둥으로 생각하자"고 말했다.

그렇다면 사람의 몸무게는 부피인 ha2에 비례한다. 키의 제곱으로 몸무게를 나눠(ha2÷h2) 체질량지수를 구하면 값은 a2÷h에 비례한다. 여기서 "왜 키가 큰 사람은 날씬해 보일까"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사각기둥 모양 사람의 허리둘레는 a에 비례하니 허리둘레 제곱을 키로 나누면 사람 대부분에게는 a2÷h와 마찬가지로 키가 크든 작든 이 값이 비슷하게 나온다는 것.

김 교수는 걸리버 여행기 주인공인 '걸리버'를 예로 들었다. 그에 따르면 걸리버는 소인국에 사는 사람보다 키가 10배 크다. 허리둘레도 '길이'이므로 10배 크다. 단면적과 피부면적은 제곱(2h)인 100배가 된다. 3차원 공간인 부피와 몸무게는 세제곱(3h)인 1000배가 된다. 

걸리버는 소인에 비해 허리둘레는 키의 제곱에 비례하고 부피와 몸무게에 세제곱에 비례한다. 키가 10배 큰 걸리버의 허리둘레는 3배 정도에 불과하다. 걸리버의 체구는 왜곡됐고 사실보다 훨씬 날씬하다. 즉 키가 큰 사람은 날씬하다는 결론이다.

또 그는 물고기의 길이와 몸무게를 그려낸 2차원 그래프에서 점선의 기울기(p 값)를 구한 결과 p=3이었다. 물고기 체질량지수는 무게를 길이의 세제곱으로 나눠 구하면 된다는 풀이다.

사람의 체질량지수는 몸무게를 길이의 제곱(p=2)으로 나누기 때문에 사람과 물고기는 엄연히 다르다는 결론이다. 이뿐만 아니라 김 교수는 포유류와 물고기의 체질량지수 차이, 두 발로 걷는 포유류와 네발로 걷는 포유류의 차이 등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물리학자는 인류의 피터팬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피터팬은 어른이 되지 못한 채 자신의 호기심을 유지하는 사람"이라며 "일상생활에서 호기심이 생기는 주제를 물리학적 방법으로 탐구하는 것이 물리학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중 강연에서 박권 교수는 '물리, 위상수학을 만나다'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다.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 주제인 위상학적 상전이와 위상학적 물질 상태를 이론적으로 발견한 물리학자들에 대한 소개와 이론적 발견 과정을 설명했다.

대중 강연에는 고등학생부터 원로 과학자·학자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참석했다.<사진=박성민 기자>대중 강연에는 고등학생부터 원로 과학자·학자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참석했다.<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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